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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경제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정권'... 남은 1748일 걱정된다
[하성태의 인사이드아웃] 취임 80일 넘긴 윤 대통령, 오늘도 갱신 중인 '최초'들

사회


▲ 문재인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 남소연

(서울=오마이뉴스) 하성태 기자 = "지금 제 가슴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다는 열정으로 뜨겁습니다."

19대 대통령 취임식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사 속 발언은 5년이 지난 지금 소위 '밈'으로 남게 됐다. 70~80%대 폭발적인 지지율을 기록했던 임기 초반, 취임사 속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라는 이 문장을 지지자들도, 언론도 촛불을 등에 업고 출발한 문재인 정권의 슬로건과도 같이 취급했다.

집권 2년 차부터 사정이 바뀌었다. 2018년 정부·여당 비판을 위해 보수야당 논평에 간간이 등장하던 이 슬로건은 2019년 검찰의 조국 일가족 강제수사부터 성격을 완전히 달리해 정부 실정을 비판하는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됐다. 노무현 정부 당시 인터넷에서 유행했던 '이게 다 노무현 탓'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2020년 8월 이른바 '조국 흑서' 저자들도 정권을 비판하는 책을 내면서 이름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라고 지었다. 집권 말인 지난해 극우 유튜버들은 동명의 동영상을 유포했다.

48.56% 득표율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취임 80일을 넘겼다. 통상 '허니문'이라 일컬어지는 취임 100일 기간 중인데도 지지율이 30%대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취임 50일 만에 긍정과 부정이 역전된 '데드 크로스'를 기록한 첫 번째 대통령이 됐다(관련기사: "윤석열보다 노태우 데드크로스 더 빨라" 보도는 '대체로 거짓' http://omn.kr/1zp12). 7월 5주 기준으로 임기 5%를 채운 윤 대통령. 국민들은 연속해서 '첫 경험'을 체험 중이다.

연일 새로운 기록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은 당선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2.3.10 ⓒ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35.3% 대 이재명 50.3%.'

'20대 대통령 선거 당일로 돌아간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여론조사 결과다(지난 15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 앞선 12~13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두 후보 간 격차는 0.73%p로 역대 최소였다.

수치 자체만 봐도 임기 두 달여 만에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의 득표율(48.56%)보다 떨어진다. 윤 대통령 최대 지지층이던 20대 남성 지지율도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 20%대까지 하락했다. 사실 이런 여론조사 자체가 생소하다. 여론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뉴스토마토>가 정기조사에 이런 유형의 문항을 넣었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30% 초반에 안착(?)한 대통령 지지율 급락에 기댄 이색적인 시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허니문 기간 '탄핵'이 거론되는 대통령도 처음이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 대통령의) 권력 사유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박근혜 탄핵'을 언급했다. 여권의 반발은 당연지사였지만 윤 대통령은 "야당 정치인 발언을 언급할 필요가 있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그러나 일반 국민의 뇌리엔 탄핵이란 두 글자가 아로새겨졌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탄핵에 대한 언급이 야권에서만 나온 것도 아니다. 지난 17일 TV조선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가 되면 야당이 말을 안 듣기 시작하고 20%대가 되면 관료가 말을 안 듣고 10%대가 되면 측근들이 떨어져 나간다. 한 자릿수까지 되면 그땐 탄핵 얘기가 나올 것"이란 여권 관계자 발언을 보도해 이목을 끌었다. 이 같은 여권발 발언 역시 처음이다.

최초는 또 있다. 윤석열식 '검찰공화국' 말이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하 전·현직 검사 출신 측근들을 검찰은 물론 장·차관급 인사와 대통령실 요직에 고루 포진시켰다. 분야는 전방위였고, 속도는 전광석화였다. "좋아 빠르게 가!"라던 대선 캠페인 당시 일성 그대로였다.


▲ 윤석열 대통령은 전·현직 검사 출신 측근들을 검찰은 물론 장·차관급 인사와 대통령실 요직에 고루 포진시켰다. 분야는 전방위였고, 속도는 전광석화였다. "좋아 빠르게 가!"라던 대선 캠페인 당시 일성 그대로였다. ⓒ 국민의힘

평생 과거 범죄와 싸우던 '칼잡이'들이 국정 현안을 챙기고 국가 미래를 설계하는 일에 적합한지 의문이 제기된 지 오래다. 검찰에게 윤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격상시켜 준 '살권수'(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기대하는 일도 어불성설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지지율이 오르지 않을 경우 윤석열 정권이 검찰 권력 및 정부 요직을 차지한 검찰 출신 인사들을 앞세워 국정 운영의 난맥을 공안 정국, 사정 정국으로 타개하려 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건희 여사 논란도 점입가경이다. 배우자가 부재했던 박근혜 정부를 제외하고, 취임 두 달여 만에 영부인이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선 경우는 전무하다. 사적 채용 등 인사 논란에도 어김없이 김건희 여사 이름이 거론된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청와대 미술 공간 활용' 계획마저 과거 코바나컨텐츠를 통해 미술품 전시를 기획했던 김건희 여사를 배려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반면 2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한동훈 장관은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수사에 대한 여당 의원의 질문에 "수사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물론 중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영부인도 김건희 여사가 최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불통과 오만 그리고 무능

지지자들로부터 "신선하다"는 평을 얻은 출근길 문답도 최초이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느냐"는 소위 '전 정권 탓' 발언 등으로 일관하자 그 신선한 시도가 도리어 '불통'과 '오만'이란 이미지를 강화시키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26일 안철수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K-방역'을 다시 한번 '정치 방역'으로 규정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시절 안 의원이 천명했던 '과학 방역' 역시 현 정부가 새롭게 주창한 수사였다. 최근 급격해진 코로나 재확산 시계와 달리 속수무책인 정부 대응으로 인해 "물가 대책 없다"던 발언과 더불어 이 과학 방역조차 윤 대통령의 '무능' 이미지를 강화하는데 한몫했다.

반대로 기시감이 느껴진다는 여론도 팽배하다. 현 정권의 검찰공화국 추진 및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은 전두환의 군사독재를, 부자 감세를 포함한 경제 정책 방향과 측근 챙기기 및 인사 논란, 한일 외교 시계 되돌리기와 권력 사유화는 이명박의 기득권 챙기기 및 사익 추구와 박근혜 권력 사유화 및 역사적 퇴행을 합쳐 놓은 것 같다는 인상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불통과 오만 그리고 무능의 다른 이름인 리더십 부재는 보수·진보 가릴 것 없이 주류 언론이 꼽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 폭락 요인이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경찰국 신설을 밀어붙이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북풍'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금리 인상, 물가 급상승으로 서민들은 민생고에 허덕이는 와중인데도 대통령 입에선 그 어떤 유감 표명도 나온 적이 없다. 대통령이 요지부동이니 특단의 조치가 나올 리도 요원해 보인다.

지지율 0%, 1%가 나와도 국민만 보고 가겠다던 윤석열 대통령. 취임 80여 일 만에 국민들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경험을 갱신해 나가는 윤석열 정권의 임기는 오늘(27일) 기준 1748일 남았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2년 7월 26일, 화 5:4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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