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임기 끝나기 전에 은퇴" 언급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 기자 = 미국 최고 보건 당국자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은퇴 계획을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18일 CNN 방송에 출연해 오는 2025년 바이든 대통령의 첫 임기가 끝나기 전에 자신도 은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수석 의료보좌관이기도 한 파우치 소장은 백악관 코로나 대응팀의 일원으로 미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이끌어온 인물로 미국인들이 거의 매일 접했던 이름이다.

파우치 소장은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코비드가 사라지면 떠나라고 하는데, 그러면 자신은 100살이 넘을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정부에 남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몇 년간은 사람들이 코비드와 함께 살아가게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재 81세인 파우치 소장은 지난 1984년 미 국립보건원(NIH)의 핵심 기구 가운데 하나인 국립 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에 취임한 이후 40년 가까이 재임했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으로부터 총 7명의 대통령을 보좌하며 미국의 감염병 연구와 방역 대책을 책임져 왔다.

파우치는 권위 있는 면역학자로 1980년대 미국 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일으키는 HIV 문제가 크게 대두됐을 때, 연구와 대책에 큰 성과를 남겼다. 소장으로 취임했을 당시 당시 정부가 에이즈 치료를 등한시한다는 사회 운동가들의 비판을 수용해 결국 에이즈 확산 차단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여러 감염병이 미국에 나타났을 때에도 시의적절한 대응으로 일관했다. 2000년대 이후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사스(SARS), 메르스(MERS), 에볼라(Ebola) 등 각종 바이러스의 방역 대책을 주도해왔다.

파우치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민간인 최고 상훈인 ‘대통령 자유메달’을 비롯해, 공직과 의료 분야에서 다양한 상을 받았다. 특히 지난 2020년 초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파우치 박사의 역할은 더 큰 주목받았다.

하지만 행로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전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시한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이나 대통령의 방역 완화 조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마찰을 빚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강하게 비난을 받았고 살해위협까지 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