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900개에서 6380개로 줄어, 언론인 반절 이상 실직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 기자 = 미국 신문사들이 일주일에 2개꼴로 폐간되는 등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신문사들이 계속 늘고 있다.

최근 노스웨스턴대학 메딜저널리즘스쿨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지역 신문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믿을 만한 지역 언론이 없는 지역은 더 가난하고 낙후됐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교육 수준이 낮은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 2005년에는 미국에 약 8900개의 신문사가 있었으나, 올해 5월 말까지 남아 있는 신문사의 수가 6380개에 못 미쳤다. 약 17년 만에 4분의 1이상이 사라진 것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남아있는 지역 언론사도 대부분 대규모 감원이나 발생 부수 축소를 통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신문사가 이렇게 문을 닫게 되는 이유를 팬데믹 탓으로 여기는 측도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페넬로피 뮤즈 애버내시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심각한 경제적 긴축에 따라 많은 신문사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지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팬데믹의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신문사 폐간이 지난 2005년 이후 같은 수준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 사태 직전인 2019년 말 이후 360개의 신문사가 사라졌고, 이 중 24개를 제외한 모든 신문사가 작은 지역사회에서 발행되던 주간지였다.

신문사가 폐간하면서 갈 곳을 잃은 직원들도 많다.지난 2006년까지만 해도 신문업계에서 일하는 언론인은 7만5천 명에 달했으나 지금은 3만1천 명에 그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같은 기간 신문사들의 연간 수익 역시 500억 달러에서 210억 달러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사들의 재정난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이전부터 있어왔다.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전통적인 종이 신문을 읽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판매 부수가 감소했다. 이에 따른 광고 수익 부진으로 2000년대 들어 신문사들의 파산, 폐간 소식이 줄을 이었다. 자선 사업가들과 정치인들이 여기에 더 관심을 기울였지만, 신문업계의 광고 모델 붕괴를 막지는 못했다는 평가이다. 애버내시 교수는 최근 몇 년간 디지털 뉴스 시장의 성장이 있었지만, 업계 전반적인 경향을 상쇄하는 데는 충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디지털 신문이 종이 신문의 대안으로 떠오르긴 했지만, 많은 디지털 신문이 한 가지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고, 기부금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 대도시에 집중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약 7천만 명의 미국인이 지역 신문이 아예 없거나 단 한 개밖에 없는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다. 애버내시 교수는 이로 인해 “사회적 결속력은 물론 우리의 민주주의가 큰 위험에 처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주 7일 종이에 인쇄돼 배포되는 일간지도 줄었다. 보고서는 미국 내 100개 유력 신문 가운데 40개 신문은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디지털판만 발행한다고 밝혔다. 이런 디지털화는 더 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인데, 연구에 참여한 팀 프랭클린 교수는 최근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디지털 전환을 더 재촉한다고 분석했다.

신문업계에서 확인된 또 다른 변화도 있다. 보고서는 수백 개의 중소 신문을 사들이는 새로운 지역 뉴스 체인을 비롯한 신문 체인의 성장이 업계의 요동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현지 주민이나 업체가 소유하는 신문은 미국의 150개 일간지 가운데 단 12개이고, 5140여 개 주간지 가운데 3분의 1 미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