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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에세이] 기고
 
대법원 판사 임항준과 김윤행의 소수의견
대법원 판사 임항준의 소수의견
[김재규 평전: 제34회] "본 원심의 조치는 폭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서울=오마이뉴스) 김삼웅 기자


▲ 최후진술하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 자료사진

대법원 판사 임항준의 의견이다.

형법 제87조에는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한 자는……이라고 규정하고 폭동을 그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는 바, 여기에 폭동이란 다수인이 결합하여 폭행이나 협박으로 한 지방의 평온을 해치는 정도가 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어서 내란죄가 성립되려면 반드시 다수인의 결합을 필요로 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내란죄는 소요죄와 더불어 군집범죄 또는 다중범죄 내지 집단범죄라고 칭하여지고 있다.

그러면 내란죄나 소요죄에 있어서 범죄의 주체가 반드시 다수인의 결합임을 요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다수인이 집합하게 되면 그 다수인이 군집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소위 군집의식, 군집심리가 발생되어 그 집단을 구성하고 있는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이성적인 사고작용은 후퇴 내지 저하되고 그 군집된 다중은 오직 암시, 모방, 감정이입 등으로 인하여 그들 각자가 단독으로 있을 경우와는 전연 다르고 평상시에는 예기할 수 없는 비합리적인 감정이 폭발되거나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을 경계하여 집단범, 군집범의 처벌규정을 따로 규정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우선 내란죄가 성립되려면 반드시 다수인의 결합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다수인이란 위와같이 군집의식 군집심리가 형성되어 그 구성원 개개인의 사고와 행위의 단순한 산수적 집계가 아닌, 전연 별다른 맹목적인 감정이나 비합리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이 촉발되어 한 지방의 평온을 해치기에 충분하고 폭행 협박을 하기에 족한 다수인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10명 내외의 사람의 집합만으로는 위와 같은 군집의식이나 군집심리가 발생될 수 있는 다수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인바, 이 사건에 있어서는 김재규, 박홍주, 박선호 3인만이 대통령을 위시한 몇 사람을 저격한다는 것을 모의하였다는 것이고 구체적으로 누가 누구를 무슨 이유로 살해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고 범행한 자를 전부 다 합치더라도 6, 7명에 불과하니 동 인원으로는 형법 제87조 소정의 폭동을 할 만한 다수인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 등의 행위가 형법 제76조에 해당할 수 없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조치는 폭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또 가령 다수 의견대로 피고인 등의 행위가 형법 제87조 소정의 폭동을 하기에 족한 다수인이라고 가정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살인을 한 이상 형법 제88조의 내란목적살인의 1죄만 구성될 뿐 제87조의 내란미수죄에는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것인데 원심은 그 외에 제87조의 내란미수죄에도 해당한다 하여 그 양죄간에 상상적 경합관계가 있다고 판단한 조처는 위법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원심의 이론대로라면 상해치사한 자에게도 상해죄와 상해치사죄의 상상적 경합관계가 있어야 할 것이고, 강도살인한 자도 강도죄와 강도살인죄의 상상적 경합범으로 처벌하여야 한다는 이론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 있어서의 정치의 기본질서인 인간존엄을 중심가치로 하는 민주주의 질서에 대하여 중대한 침해가 국가기관에 의하여 행하여져서 민주적 헌법의 존재 자체가 객관적으로 보아 부정되어 가고 있다고 국민 대다수에 의하여 판단되는 경우에 그 당시의 실정법상의 수단으로는 이를 광정(匡正)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경우에는 국민으로서는 이를 수수방관하거나 이를 조장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인권과 민주적 헌법의 기본질서의 옹호를 위하여 최후의 수단으로서 형식적으로 보면 합법적으로 성립된 실정법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국민의 인권을 유린하고 민주적 기본질서를 문란케 하는 내용의 실정법상의 의무이행이나 이에 대한 복종을 거부하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저항권은 헌법에 명문화되어 있지 않았더라도 일종의 자연법상의 권리로서 이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고 이러한 저항권이 인정된다면 재판규범으로서의 기능을 배제할 근거가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판자 김윤행의 소수의견
[김재규 평전: 제35회] 대법원 판사 김윤행의 의견 "내란목적살인죄에도 해당한다는 상상적 경합관계를 인정하였음에 관하여 그 법률적용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대법원 판사 김윤행의 소수 의견이다.

설사 위 피고인들에게 원심이 인정한 내란(미수) 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 김계원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에게 대하여 이들의 소위가 동시에 제88조의 내란목적살인죄에도 해당한다는 상상적 경합관계를 인정하였음에 관하여는 아래와 같은 견해에서 그 법률적용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 이유로서 내란죄에 있어서는 내란목적으로 폭동을 하는 것을 구성요건으로 삼고 있고, 여기에서 폭동이라고 하는 것은 내란죄에 관한 형법 제87조 제2호에서 "살상의 행위를 실행한 자"도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기타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자와 똑같이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살상' 행위까지를 당연히 예상하고 있음에 비추어, 단순한 폭행, 협박에서부터 살인, 상해, 방화 등의 행위까지도 넓게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할 것이다.

내란목적으로 폭동을 함에 있어서 그 폭동과정에서 사람이 살해되었다고 해도 이는 내란죄의 단순일죄로서 그 집합체를 구성한 지위와 역할에 따라서 수괴, 모의 참여자, 지휘자, 기타 중요임무종사자, 또는 부화수행자, 단순 관여자 등으로 구별되어 제87조 제1호 내지 제3호에 의하여 처벌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반면 내란목적살인죄를 규정한 형법 제88조에는 내란목적으로 사람을 살해한 자라고만 규정하고 있어 이는 폭동에 의하지 않고 사람을 살해한 경우를 의미하는 것임이 분명하므로, 같은 내란목적에서 사람을 살해한 경우라 하더라도 이것이 폭동과정에서 이루어졌다면 내란죄에 흡수되어 형법 제87조의 내란죄만이 되는 것이고, 폭동에 의하지 않고 사람을 살해한 경우라면 내란목적살인죄의 단순일죄로서 제88조만이 적용되는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만일 원심의 견해대로 이와 같은 경우 항상 상상적 경합관계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내란죄의 수괴에 있어서는 그 형이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이고, 내란목적살인죄도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이고, 내란목적살인죄도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로 되어 있어 그 법정형이 같기 때문에 혹은 수괴의 경우에는 사실상 크게 영향이 없다고 하는 견해가 나올 수도 있다고 하겠지만,

내란죄의 폭동과정에서 "살상의 행위를 실행한 자"의 경우를 놓고 보면, 그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수괴의 다음 차원에서 모의참여자, 지휘자나 기타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자들과 같은 형으로써 처벌받게 되고, 그 형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로 되어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금고로써 처벌받을 수도 있게 된다.

반하여, 상상적 경합범에 있어서는 형법 제40조에 의하여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되어 있는 관계로, 언제나 내란목적살인죄에서 정하고 있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나 무기금고의 형으로 처벌받게 되어,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금고형을 규정한 형법 제87조 제2호와 균형이 맞지 않는 결과가 되고 만다.

형법 제88조의 내란목적살인죄의 형이 내란죄에 있어서 폭동과정에서 '살상의 행위를 실행한 자'에 대한 제87조 제2호의 형보다 위와 같이 무겁게 규정하고 있는 것은 상호간에 균형이 맞지 않아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없지 않으나, 내란죄에 있어서는 군집범으로서의 폭동이라는 군중심리가 작용되어 깊이 사료함이 없이 경솔하게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그 기대가능성이 적다고 보아, 그렇지 아니한 내란목적살인죄와의 사이에 이러한 법정형상의 차이를 둔 것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주석 1)

주석
1> 이상 소수의견 자료,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를 만끽하십시오』에서 인용.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2년 4월 19일, 화 9:1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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