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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본의 실종
[호산나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사도행전을 보면 그리스도인들을 성도라고 기록한다. NIV 영어성경을 보면 성도를 '세인트(Saint)'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의 영역본이라고 할 수 있는 CEV를 보면 ‘팔로어 오브 더 로드(Follower of the Lord)'라고 하고 있다.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 나는 이것이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의 인식의 변화 내지는 실상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한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을 세인트라고 부르는 것이 더 이상 가당치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세인트라면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의 모습과는 다른 어떤 영적인 거장들을 묘사할 때에만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초기교회에서는 그리스도인들을 성도라고 부르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다.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가톨릭에서는 아예 시성식이라는 제도가 존재한다. 매우 특별한 그리스도인들을 성인으로 추대하고 그것을 인정하는 제도이다. 그러니까 그리스도인과 성인 사이의 괴리가 일어났고 모두가 그것을 인정하는 그리스도교가 된 것이다.

그러면 초기교회에서는 그리스도인들을 무분별하게 성도(Saint)라고 불렀던 것인가. 아니면 초기교회 그리스도인들은 모두가 성도(Saint)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달랐던 것인가.

잘 생각해보시기를 바란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성도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도 그것이 성인(Saint)과 같은 것이라는 말을 하면 자신은 성인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친다.

당신은 성인이십니까.

이 대답에 그렇다고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시성식은 죽은 후에 이루어지고, 성인으로 시성된 사람들에게도 이 질문을 하면 절대로 아니라고 대답하는 사람들만이 성인으로 추대될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과 달리 자신들이 성도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부끄러움이나 찔림이 정말 없었던 것일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를 바울의 말에서 발견할 수 있다.

“형제자매 여러분, 다 함께 나를 본받으십시오. 여러분이 우리를 본보기로 삼은 것과 같이, 우리를 본받아서 사는 사람들을 눈여겨보십시오.”

바울은 모두에게 자신을 본받으라고 말한다. 더구나 본받아서 사는 사람들까지 보라고 한다. 사실 나는 바울의 이 말을 오래도록 이해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정말 본이 되는 사람이더라도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너무 교만한 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 이유는 오늘날의 그리스도교와 바울 당시의 그리스도교가 달랐기 때문이다. 바울 당시는 물론 신앙의 자유(콘스탄티누스) 이전까지는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엄격한 장인과 도제식 교육과 훈련을 받아야 했다. 장인과 도제식 방식이 의미하는 것이 바로 본이다. 도제는 장인이 하는 것을 보고 그것을 그대로 따라해야 했다. 장인은 도제의 본이었다. 그러므로 바울이 형제자매가 된 그리스도인들에게 자신을 본받으라고 말하는 것은 교만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었다.

바울이 자신을 본받으라는 이유를 이렇게 분명하게 밝힌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사람인 것과 같이, 여러분은 나를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렇다. 바울은 그리스도를 본받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을 본받으라고 했다. 그러니까 바울을 본받는다는 것은 곧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이었다. 그리스도인이란 그렇게 그리스도를 본받는 사람들이었다. 그렇다면 세인트와 팔로어 오브 더 로드는 서로 다른 의미가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팔로어 오브 로드라는 말은 용납할 수 있지만 세인트라는 말은 용납하지 못하는 그리스도인이 된 것이다.

무엇이 이 차이를 만들어냈는가. 본의 실종이다.

그리스도교는 더 이상 본이 되는 방식으로 그리스도인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그리스도교는 교리와 신학을 신봉하되 말씀을 삶으로 번역해야 가능한 본의 역할을 포기했다. 오늘날 그리스도교는 그래서 그리스도를 전심으로 따르는 사람을 따로 성인으로 추앙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리스도교를 이렇게 만든 원흉이 바로 콘스탄티누스 황제이다.

“콘스탄티누스는 사람을 보내 자기가 본 환상과 하나님에 관해 물었다. 콘스탄티누스는 이 모든 문제에 대해 ‘가르침을 받았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그는 자기가 전쟁터에서 받은 하늘의 환상을 신학자들이 자기에게 말해 준 것과 비교하고 ‘거룩하게 영감을 받은 저작들을 직접 연구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그 자신의 교리 교육에 대해 직접 책임을 지기로 함으로써 교회의 전통과 결별하고 있었다.”(p.412-413)

그는 황제의 특권으로 그리스도인 지도자들을 불러 그들에게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그가 배운 것은 신학이었을 뿐이다. 그는 초기교회의 장인과 도제식 교육방식을 따르지 않음으로써 본이 없는 교육을 받았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문제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그리스도교를 완전히 다른 그리스도교로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본이 사라짐으로써 그리스도인들은 더 이상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리스도에 대해 배우고 자신이 배운 것을 믿는 사람들이 되었다. 더 이상 초기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그토록 중요하게 여겼던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아비투스’가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않게 되었다. 그리스도를 따르지 않고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는 대로가 콘스탄티누스로 인해 열린 것이다.

더구나 콘스탄티누스는 귀족 가문에서 성장하면서 ‘위엄’(dignitas)이라는 가치를 자신의 가장 특징적인 아비투스로 가지게 되었다. 위엄은 우월함을 표현하는 행동들을 동반했다. “부의 과시, 길에서 먼저 가면서 소리를 지르는 전령, 과시적인 옷과 큰 무리의 수행원, 따로 서는 것, 친숙한 연설을 제한하는 것”(p.417) 등이 그것들이다. 이러한 행동들은 근본적으로 초기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아비투스와 정반대의 것이었다. 초기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그토록 애써 형성했던 ‘로마 제국의 비그리스도인 거주자들의 그것에 맞서는 일종의 반문화적인 아비투스’가 콘스탄티누스로 인해 물거품이 되었던 것이다.

결국 복음도 하나님 나라도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이라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도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은 본이 실종됨으로써 연쇄적으로 일어난 변화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리스도교의 변질이 아니라 그리스도교 자체의 실종이다. 더 이상 대안사회로써의 그리스도교가 아닌 세상의 하부구조로 회귀한 것이다.

신앙의 자유의 대가는 그리스도교의 일부가 아니라 그리스도교 자체였다.

그렇다. 본의 실종은 그리스도교를 피안의 세계로 밀어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더 이상 산상수훈 앞에서 고민하지 않는다. 그것은 죽은 후에 변화된 몸을 입은 후에 저절로 살게 될 삶의 방식이다. 행위는 구원을 위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 그냥 믿는다는 고백이면 충분하다. 내 삶의 주님이 그리스도시라는 사실도 고민할 필요가 없다. 영접하겠느냐는 질문에 '예'라고 대답하기만 하면 된다. 이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는 우회로인가.

이제 우리가 다시 바울처럼 말할 때이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사람인 것과 같이, 여러분은 나를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몸소 하나님 나라'셨던 그리스도를 따라 우리도 하나님 나라가 되자!
 
 

올려짐: 2022년 3월 28일, 월 4:0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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