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Weekly of Florida   로그인  등록하기

 현재시간: (EST) 2023년 2월 09일, 목 5:42 am
[칼럼/기고/에세이] 기고
 
7명의 사선 변호인단 항소심 준비
[김재규 평전 29회] 자신의 거사가 민주회복에 있었음을 알리고자 했다

(서울=오마이뉴스) 김삼웅 기자 = 변호인단은 항소를 서둘렀다.

1심 때까지 국선변호인이었던 안동일 변호사는 12월 29일 육군교도소로 가서 김재규를 접견할 때, 이제부터는 사선변호인이 되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국선변호인으로서 사심없이 변론하는 그의 모습에 감동했던 터이다.

안 변호사가 10ㆍ26 이후 충격으로 쓰러져 입원 중이던 부인 김영희 씨의 건강이 많이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자 "제일보고 싶다. 건강에 주의해 달라. 어머니를 잘 돌봐주세요. 동요하지 말고, 의연한 자세로 혁명가 집안답게 살아가세요. 궁색하거나 목숨 구걸하는 추한 꼴을 보이지 말길 바랍니다. 앞으로 더욱더 절약해서 살아 주시오." (주석 3) 라고 부인에게 전해주길 당부하였다.

이 자리에서 김재규는 또 서빙고분실에서 고문을 받고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작성했던 재산 포기서에 포함되었던 딸의 피아노를 제외시켜 줄 것을 부탁했다. 이 피아노는 오래 전 외동딸의 생일선물로 사 준것이었다는 것이다.

불교 신자인 김재규는 옥중에서 산복숭아씨로 만든 단주를 만지며 묵상으로 심신을 달래었다. 그리고 접견 온 강신옥 변호사에게 "이 재판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 말고 제 뜻을 이해하고 순수한 동기를 가진 사람들로 변호인을 선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안동일 변호사에게도 했던 말이었다. 이렇게 하여 김제형ㆍ이돈명ㆍ강신옥ㆍ조준희ㆍ홍성우ㆍ황인철ㆍ안동일 등 7명이 항소심 사설변호인단으로 구성되었다.

변호인단은 마감일에 맞춰 항소이유서를 준비하였다. 검찰측이 초고속으로 밀어붙이는 재판 일정을 다소라도 늦추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항소이유서가 법원에 제출되기도 전에 공판기일통지서가 송달되었다. 관례는커녕 일반 상식에도 맞지 않는 억지였다. 변호인단은 밤을 세워 122쪽에 달하는 「항소이유서」를 작성했다. 다음은 그 한 대목이다.

평소 피고인의 성격은 무관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문관적인 면이 있습니다. 그가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았으나, 아호로 지어놓은 것이 '수리(水理)'였던 것처럼, 그는 물 흐르는 이치와 같이 순리적으로 모든 일을 생각하기를 좋아하였고, 심지어 군인이면서도 살생을 금기로 삼아왔을 정도였습니다. 부하에게 지시할 때도 무리하거나 강경한 자세보다는 설득과 이해의 방법을 택해왔습니다.

독실한 불교신자로서 한 때는 교편을 잡았고, 시와 서예를 좋아하여 천품은 문관적인 성격이면서도 마음 속에 타고 있는 불덩이 하나 '정의감' 만은 누구보다도 강렬하였습니다.


▲ 1979년 12월 20일 고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 제10회 선고 공판에서 김재규 피고인이 법정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그리하여 어느 누구도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10ㆍ26 민주회복 국민혁명을 그만이 결행할 수 있었다고 자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이 나라를 구하는 길에 10ㆍ26 혁명 이외의 다른 어떤 방법이 있다면 제시해보라, 만약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면 나는 입을 다물고 죽겠다고 절규하고 있습니다.

지금 그는 조용히 산복숭아씨로 만든 단주를 왼손에 쥐고 관세음보살을 음미하면서 성불(成佛)의 경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오직 이 나라 이 민족의 먼 장래를 가늠하면서 자유민주주의의 꽃이 피고 열매 맺기를 기원하는 단 하나의 소망을 안은 채 그 자신 희생되어도 영생할 수 있음을 그는 알고 있습니다. (주석 4)

김재규는 자신의 거사가 권력욕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민주회복에 있었음을 알리고자 했다. 1979년 11월 30일 변호인 접견 때 "10ㆍ26 민주회복 국민혁명지도자 김재규"의 이름으로 「나와 자유」란 시를 지어 어머니에게 전해 달라고 한 데서도 '민주회복'의 의도가 담겼다.

나와 자유

나를 만일 신이라고 부를 때는
자유의 수호신이라고 부르겠지
나를 만일 사람이라고 부를 때는
자유대한의 국부라고 부르겠지
나 내 목숨 하나 바쳐
독재의 아성 무너뜨렸네
나 내 목숨 하나 바쳐
자유민주주의 회복하였네
나 사랑하는 3,700만 국민에게 자유를 찾아 되돌려 주었네 만세만세 만만세
10ㆍ26 민주회복 국민혁명 만만세
10ㆍ26 민주회복 국민혁명 만만세.

10ㆍ26 민주회복 국민혁명 지도자 김재규
. (주석 5)

변호인 신문, "혁명이란 어떤 뜻?"

항소심 공판이 1월 22일 김계원ㆍ김태원에 대한 사실 심리로 시작되었다. 1심 때와 같은 법정이고 재판부는 바뀌었다. 육군본부 계엄고등군법회의 재판부는 육군중장 윤흥정, 심판관 육군소장 소준열, 법무사 육군중령 김진홍, 법무사 육군중령 양신기, 간여 검찰관은 육군 중령 김익하, 육군소령 이병옥이었다.

1월 23일의 2차 공판에 이어 24일 제3차 공판에서 김재규에 대한 항소심 심리와 변론, 최후 진술이 진행되었다. 함께 기소된 다른 피의자들의 공판에 김재규도 출정하여 신문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이날 변호인단을 대표하여 강신옥 변호사가 대표로 나서 진행된, 김재규에 대한 신문 내용 중 몇 대목이다.

"1심에서 긴급조치 해제를 건의했다고 했는데 몇 번이나 건의했나요?"
"1978년도에 세 번 건의했으며, 10ㆍ26 전까지 외국에서 보도된 우리나라 체제에 관한 비판은 일일이 보고하고 해제건의를 했습니다."

"외국 보도를 어떤 방법으로 건의했나요?"
"중앙정보부 안에 국제문제연구소가 있습니다. 세계 주요 신문, 잡지를 포함한 정기 간행물이 전부 입수되는데, 전문가들이 보고 유신 체제에 대한 비판이 실리면 발췌 번역하여 참고하시라고 계속 보고했습니다. 무슨 방법으로든지 해결해보려고 1년 전에 대통령 선거를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하지 말고 직선해도 충분히 당선된다고 했으나 손톱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긴급조치 해제와 유신 체제를 고쳐보기 위해 무한히 노력했습니다. 저는 순리대로 일하기를 원합니다. 군에 있을 때도 그랬지만 무리한 일이나 횡포를 싫어합니다. 결국 무슨 방법으로든지 고쳐보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 하지 못했습니다."

"피고인의 생각으로는 혁명이란 어떤 뜻인가요?"
"금번 10ㆍ26 민주회복 혁명은 이름 그대로 비민주주의적인 유신 체제를 철폐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환원하는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는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이며 국시인데, 5ㆍ16 후에 자유민주주의가 무너졌고, 10월 유신으로 자유민주주의가 끝장났기 때문에 10ㆍ26은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하는 혁명입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내란목적살인죄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건국이념과 국시에 맞을 뿐, 제가 공산주의를 하자고 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대통령으로부터 긴급조치를 해제해야 되겠다는 말이 있었나요?"
"아는 바 없고, 그런 일도 없었습니다."

그가 건의했으나 유신 체제를 바꿀 수 없었고, 긴급조치가 유신 체제의 방어수단이었으므로 대통령은 전혀 해제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다. 김재규가 한마디 덧붙였다.

"여기 있는 사람들도 자유민주주의를 희망하지 않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고 봅니다."

자유민주주의를 희망하지 않는 사람은 박정희 대통령 한 사람뿐이라는 말이었다.

"피고인은 중앙정보부장으로 근무 중 긴급조치 사범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충이 있었다는데 사실인가요?"
"이율배반이었습니다. 한쪽으로는 시행 안 할 수 없었고, 시행하자니 정당한 일을 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900여 명의 학생들이 긴급조치 위반으로 제적되었고, 날이 갈수록 그 수는 늘어났으며, 이런 모순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결국은 중앙정보부장이란 중책을 가진 사람이 이런 혁명을 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제 심정을 정당히 평가해주십시오."

"지금 심정은 어떠한가요?"
"지금 영어(囹圄)의 치욕보다 빨리 죽었으면 합니다. 그러나 명색이 중앙정보부장으로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한 혁명을 했는데, 죽는다면 앞으로 계엄이 해제될 때 틀림없이 데모가 일어나고, 제 죽음이 그 데모의 이슈가 되어 사회가 혼란해지고, 그러면 북괴는 위장평화 공세로 나올 것입니다. 미국도 대통령 선거 전에 정책 발표가 있을 것인데, 한시적으로는 우리나라를 멀리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대처할지 걱정스럽습니다.

지금 저는 재판을 받고 있으나 재판받을 수 있는 대상이 되지 않으며 심판을 받는다면 국민의 심판 대상일 뿐입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저의 재판은 정치적인 면이 큽니다. 내가 죽고 나라가 잘된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앞으로 나라가 잘되어야만 10ㆍ26 혁명이 민주주의 역사에 남을 것인데, 그렇게 되지 않고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해놓고도 제가 나라를 망하게 만들어놓았다고 한다면 땅속에서도 눈을 감을 수 없겠습니다." (주석 6)

주석
3> 안동일, 앞의 책, 318쪽.
4> 문영심, 『바람없는 천지에 꽃이 피겠나』, 266~267쪽, 재인용, 시사인북, 2013.
5> 10ㆍ26 재평가와 김재규장군 명예획복 추진위원회,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를 만끽하십시오』, 2001.
6> 안동일, 앞의 책, 350~353쪽.(발췌)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2년 2월 14일, 월 6:35 pm
평가: 0.00/5.00 [0]

답글이 없습니다.

   

   
   
https://www.geumsan.go.kr/kr/
https://crosscountrymortgage.com/joseph-kim/
www.smiledentalfl.com
www.koreahouseorlando.com
https://nykoreanbbqchicken.com/
https://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4924</a
https://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5798</a
www.acuhealu.com
https://www.lotteplaza.com/
https://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5766
www.minsolaw.com
www.GoldenHourAcu.com/
www.easybeautysalon.com/
https://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4925
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4448
https://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6003</a
www.RegalRealtyOrlando.com
https://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4926</a
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5073
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5070
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5071
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5296
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5295
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5297
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aid=25072
www.sharingkorea.net
www.ksm.or.kr
www.ohmynews.com
www.newsm.com
www.newsnjoy.or.kr
www.protest2002.org
www.biblekorea.org
www.saegilchurch.net
get FireFox
https://kornorms.korean.go.kr/m/m_exampleList.do
http://loanword.cs.pusa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