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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문화
 
나는 이 한 편의 작품을 쓰고자 76년을 살아왔다
[책이 나왔습니다] 마흔네 번째 작품집 '전쟁과 사랑'을 펴내면서


▲ <전쟁과 사랑> 표지 ⓒ 눈빛출판사

(서울=오마이뉴스) 박도 기자 = 나는 바보다

나의 마흔네 번째 작품집 <전쟁과 사랑>이 지난 주초에 발간됐다. 이 소식을 들은 한 후배의 문자였다.

"형, 또 나왔어?"

한 출판인의 말이다. 그는 내 신간을 문공부에 납본을 하러가자 담당자의 말이라면서 전했다.

"박도씨 또 출판했어요?"

이름도 별난 사람 탓인지, 다산(多産)이라는 탓인지, 유독 내 이름을 기억하면서 뱉은 말이라고 했다. 아무튼 이 축복받지 못한, 인문이 고사해 가는 세상에 나는 용감하게 또 같은 제재의 책을 또다시 출판했다.

어느 작품인들 쉬이 출판했으련만 이번엔 매우 힘들었다. 그 까닭은 기존에 이미 출판한 <약속>의 개정판인 데다가 최근 출판계의 불황 여파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 "헌 집 고쳐 짓기가 새집 짓기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말처럼, 이번 출판은 여러 가지로 참 힘들었다.

지난해 봄 <약속>을 펴 내준 눈빛출판사로 재고를 문의하자 6년이 지났는데도 초판 가운데 아직도 100여 부가 남았단다. 그 말에 순간 내가 70 평생을 헛되게 살았다는 느낌이 엄습했다.

"그래도 선생님 작품은 양호한 편이에요."

출판사 직원은 위로 말을 건넸다. 하지만 평생 글쟁이로 살기로 작정한, 내 어린 시절의 꿈이 그 순간 잿빛으로 사라졌다. 나는 전화를 끊고 혼자 분노하면서 주룩주룩 눈물을 흘렸다.

'나는 바보다.'

이 생면부지의 강원 산골에서 이 무슨 바보짓인가. 가만히 서울에 그대로 눌러 있어도 수억대의 재산을 굴리는 졸부일 텐데, 그 비싼 여비를 들여가며 말도 통하지 않는 미국이네, 중국이네, 러시아네 세계 곳곳을 수차례나 다니면서 자료를 수집하고 전쟁사 공부에 골몰한 뒤 끝이 이럴 수야...

이대로 절필 하느냐로 고심하다가 '그래, 다시 도전해 보는 거야' 하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면서 혀를 깨물고 컴퓨터 자판 앞에 앉았다. 그로부터 이태만에 <전쟁과 사랑>이 탄생했다.


▲ 이 작품 집필 계기가된 한 장의 사진 ; 미8군 하사관이 가장 나이 어린 중학생 정도의 인민군 소년병 포로를 심문하고 있다(인민군 포로의 이름은 김해심, 가운데 통역비서의 이름은 이수경으로 기록돼 있었다. 1950. 8. 18.). ⓒ NARA / 박도

포화 속에서 그려진 한 편의 순애보 <전쟁과 사랑>

이 작품을 다시 쓰기로 마음을 먹은 뒤, 그래도 끝까지 좌절치 않고 탈고할 수 있었던 그 원동력은 미국의 행동주의 작가 헤밍웨이 때문이었다. 그는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노인과 바다>를 무려 200여 번이나 읽으면서 가다듬었다는 얘기였다.

또 이탈리아 문호 단테는 <신곡>을 평생 동안 쓰고 난 뒤 그해에 숨을 거뒀다는, 대학시절 세계문학사 시간에 들은 노희엽 교수의 말씀이 늘 뇌리에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헤밍웨이처럼 200번은 읽지 못했지만, 스무 번 이상은 읽으면서 문장을 가다듬었다. 이 작품 <전쟁과 사랑> 본문 첫 문장이다.

"나는 미국에 머무는 열하루 동안 6·25전쟁 포화 속에서 그려진 한 편의 순애보를 읽었다. 또한, 분단의 컴컴한 긴 터널 속에서 통일에 이르는 한 줄기 빛도 볼 수 있었다. 이제 그 숭고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이 작품 본문 마지막 문장이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 꿈에도 소원은 통일 / 이 정성 다해서 통일 / 통일을 이루자."

다음은 이 작품 작가 후기 '평생 쓰고 싶었던 작품' 첫 문장이다.

"나는 이 한 편의 작품을 쓰고자 76년을 살아왔다."

다음은 작가 후기 마지막 문장이다.

"이 작품 <전쟁과 사랑>은 두고두고 동족상잔의 6·25전쟁을 객관적으로 바르게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의 갈증을 풀어줄 것이다. 또한 삶과 죽음이 교차되는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끝내 약속을 지킨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는 오래도록 독자의 사랑을 받으리라 믿으면서 마침내 긴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는다."


▲ 이 작품 배경지인 낙동강 유역 다부동전적지 조지훈의 "다부원에서" 시비 옆에서 답사 중인 필자. ⓒ 박도

통일 제단에 이 작품을 바친다

이 작품 표지 3쪽(뒤 표지 안쪽)에 실린 추천의 말이다.

이 작품의 훌륭한 점은 이념적 편향에 사로잡히지 않는 공정한 시선을 통해 전쟁의 실상에 더 가까이 접근하고자 시도한 것, 그럼으로써 남북 정치체제의 모순을 더 신랄하게 비판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이를 통해 체제의 논리를 넘어선 민족통일의 가능성을 암시하고 인간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증언한 것이야말로 이 작품의 진정한 미덕이다. - 염무웅 (문학평론가)

우리 근현대사 자료 발굴에 발로 뛰며 헌신해 온 박도 선생이 6·25전쟁사에 가장 치열했던 다부동전투를 바탕으로 <전쟁과 사랑>이라는 장편소설로 완성했다. 박도 선생은 6·25전쟁을 체험한 마지막 세대이기에 이 작품은 그 시절을 증언하는 생생한 자료로도 매우 소중하다. - 김원일 (소설가)

박도의 <전쟁과 사랑>은 한국전쟁의 구체성을 한국전쟁의 구체적 흐름 속에서 살피되, 한국전쟁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 성찰을 바탕으로, 작중 주인공들의 사랑의 정동이 감동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차원 높은' 전쟁소설로서 손색이 없다. 뿐만 아니라 한국전쟁의 유산인 분단의 현실을 창조적으로 넘어 민족의 평화적 일상을 향한 통일 미래에 대한 소설적 실천을 보인다. - 고명철(문학평론가)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에서 70여 년 전에 시작된 6·25전쟁….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는, 그 지긋지긋한 전쟁상태를, 이제는 끝장내야 하는 이유가 이 작품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 진천규(통일TV대표)

마침내 탈고한 본문의 글자 수를 보니 30만여 자다. 내가 이 작품을 쓰고자 자판에 두드린 글자는 아마도 그보다 열 배는 훨씬 넘었을 것이다. 이 작품을 출판사에 넘긴 뒤 너덧 차례 교정을 보면서 그때마다 저절로 눈물이 쏟아졌다. 작가가 눈물을 쏟지 않고서 어찌 독자의 가슴을 여미게 하겠는가.

이 작품이 조국통일에 물꼬를 트는 데 조금이라도 이바지했으면 좋겠다. 나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전쟁과 사랑>이라는 카펫을 한 올 한 올 짰다. 삼가 통일 제단에 이 작품을 바친다.

정치적인 통일 선언 이전에 남과 북 백성들이 문화적, 곧 정서적 통일이 앞서야 진정한 통일을 이룰 수 있다. 그게 나의 지론이다. 문화가 바탕이 되지 않는 경제대국은 모래성이다. 하루아침에 허물어지는 게 경제다.

나의 <전쟁과 사랑> 작품이 남북한 겨레에게 통일의 희망을 주고, 동질성을 회복케 하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침내 책이 출판된 지금, '실을 다 뽑은 누에'처럼 고치 속에서 긴, 영원히 깨어나지 않는 잠을 자고 싶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1년 10월 18일, 월 3:5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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