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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주요 장로교단 총회, 한국기독교장로회를 주목하라
첫 여성 총회장·성범죄 권징조례 강화 등 전향적 결정 잇달아


이번 106회기 총회에 관한 한, 기장 교단이 꽤 의미 있는 의사결정을 내렸다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기장 총회는 첫 여성 총회장으로 김은경 목사를 선출했다. 교단 106회 총회 사상 처음이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서울=뉴스M) 지유석 기자 = 매년 9월은 한국 교회 개신교 각 교단 총회가 열린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사태로 각 교단은 비대면으로 총회를 진행했다.

올해라고 사정이 나은 건 아니었으나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합동), 한국기독교장로회 등 주요 장로교단은 대면과 비대면을 적절히 혼합해 총회를 열었다.

하지만 대면·비대면 등 총회진행 방식은 부차적인 문제다. 그보다 각 교단이 올해 얼마만큼 교회와 세상이 주목할 만한 의사결정을 내렸는가가 핵심일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국내 최대 보수 교단인 예장합동과 통합은 낙제점이라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이번 106회기 총회에 관한 한, 기장 교단이 꽤 의미 있는 의사결정을 내렸다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기장 총회는 첫 여성 총회장으로 김은경 목사를 선출했다. 교단 106회 총회 사상 처음이다. 원래 한 줄기였던 예장통합 합동 교단 역사에 비추어도 사상 처음이다. 지난해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교단이 첫 여성 총회장을 선출한 사례가 존재한다. 그러나 주류 장로교단에서 여성 총회장을 맞은 건 기장 교단이 최초라 하겠다.

이 지점에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통합·합동 교단은 보수를 대표하는 반면, 기장 교단은 진보 성향이 강하다. 그러나 여성을 복종하는 존재로 여기는 가부장적 시각은 진영을 초월해 한국 교회에 팽배하다. 예장 합동 교단의 경우 이번 총회에서 여성 목회자 안수는 물론 강도권 역시 불허했다.

이런 분위기다 보니 첫 여성 총회장이 나왔다고 해서 이 같은 가부장적 문화가 획기적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사상 첫 여성 총회장이란 무게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기장 교단 전반이 첫 여성 총회장을 반기고 있어 한편으론 다행이다. 강연홍 목사 부총회장도 “총회장을 잘 보필하겠다”고 약속했다. 첫 여성 총회장이란 상징적 의미가 퇴색하지 않도록 부디 그 약속 잘 지켰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또 기장 총회는 한신대 신학부 전·현직 교수의 성폭력 사건과 관련, 사과 입장을 표시하는 한편 “다시는 이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총회 적으로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신대 박상규 이사장도 가해교수에 대해 징계 방침을 밝혔다.

이 같은 약속은 성범죄 관련 권징제도 개선안에 잘 반영돼 있다. 개선안은 먼저 성범죄와 관련된 경우에는 피해자의 신 상정보에 대하여 비공개로 하기로 했고, 성범죄 소송에서는 화해권고를 하지 않도록 규정했다. 또 성범죄 사건에 한해 하급 치리회를 거치지 않고 상회에 직접 고소·고발이 가능하며 성범죄 소송에 대한 재판비용 또는 공탁금은 면제하도록 했다.

교회 ‘공간적 제약’ 없애다


사진2: 이번 106회기 총회에 관한 한, 기장 교단이 꽤 의미 있는 의사결정을 내렸다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기장 총회는 첫 여성 총회장으로 김은경 목사를 선출했다. 교단 106회 총회 사상 처음이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주목할 만한 헌의안 두 가지를 더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로 교회와사회위원회가 헌의한 ‘중증장애인 목사후보생 및 목회자에 대한 제도적 보완 연구’ 헌의안이다.

이와 관련 한신대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장애인 신학생 유진우 씨가 목회실습을 위한 사역지를 구하지 못해 자퇴를 결심한 일이 있었다.

교사위는 유 씨의 사례를 들어 “기장 교회와 신학교 내에서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이는 복음의 빛을 따라 소수자의 권리를 포함한 보편적 인권의 보장을 위해 헌신해온 교단의 정신에 부합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학 교육과정에서 중증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과 장애인식 교육, 목사수련생과정에서의 적절한 평가기준과 절차, 목회현장에서의 인식개선과 시설편의 등을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의 헌의를 냈고, 총회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교사위, 고시위원회, 신학대학원운영위원회 등은 중증 장애인 목사후보생과 목회자에 대한 제도적 방안을 1년간 연구할 방침이다.

두번째 지교회 설립 요건을 규정한 헌법 11조 3항 “공동으로 모이는 전용 예배처와 세례교인(입교인) 10명 이상과 전담 교역자”란 조항에서 ‘전용 예배처’를 삭제하고 “공동으로 모이는 세례교인(입교인) 10명 이상과 전담 교역자와 예배처”로 개정하자고 한 서울노회 헌의안이 받아들여졌다는 점이다.

서울노회는 △ 부동산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전용 예배처라는 규정을 완화할 필요가 있고 △ 상황과 문화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예배 공동체가 만들어질 수 있게 됐다며 헌법에서도 다양한 예배 공동체들이 나올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을 맞아 비대면 예배가 폭넓게 자리 잡은 상황임을 감안해 볼 때 시대 변화를 반영한 헌의라 할 만 하다.

최근 2~3년 사이 보수 장로교단 총회에선 사뭇 시대에 역행하는 의사결정이 잇달아 나왔다. 올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앞서 적었듯 예장합동 교단은 여성 목회자 안수를 불허했다.

예장통합 교단의 경우 장신대 김운용 총장서리가 총장 인준을 받는 자리에서 “장신대는 성경적 가치와 교단 기준을 따라 동성애는 죄라고 확실하게 믿고 있다. 우리 교수들이나 직원·학생들도 동성애는 죄라고 믿고 있다”고 말해 성소수자 혐오 발언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통합·합동 교단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기장 교단이 전향적 의사결정을 내린 건 분명하다. 이 점은 칭찬해주고 싶다.

그러나 좀 박하게 말하면 타 보수 교단 보다 낫다고 자부할 수 있으나 세상의 상식에 겨우 맞춘 수준일 뿐이다. 그리고 아무리 훌륭한 의사결정이라도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헛것에 그친다. 이 점 기장 교단이 명심해 주기 바란다. (본보 제휴 <뉴스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1년 10월 04일, 월 2:4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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