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통령 취임 앞서 사면 이어질 듯... 민주당 "대통령 사면권 없애야"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자신의 측근을 포함하여 26명에 대한 사면과 3명에 대한 감형을 단행했다. 전날 20명을 사면ㆍ감형한 데 이은 조치다. 주요 매체들은 차기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다음 달 20일에 앞서 추가 사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이번에 사면을 받은 측근들을 보면, 지난 2016년 대선을 도왔던 폴 매너포트, 로저 스톤, 그리고 대통령 사돈인 찰스 쿠슈너 등이다. 매너포트와 스톤은 '러시아 추문'의 핵심 인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사면받은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조지 파파도풀러스에 이어 추문의 주요 관련자들이 잇따라 처벌에서 벗어났다.

상당 기간 동안 워싱턴 정국을 달군 러시아 추문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고, 트럼프 당시 후보 진영이 유착해 당선에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대선 당시 공화당 선거대책위원장이던 매너포트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에 의해 기소되어 금융 사기와 탈세 등 죄목으로 7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정치전략가이자 작가인 로저 스톤은 워싱턴 정치권 주변에서 이익단체나 기업들의 활동을 돕는 로비스트로 오랫동안 일해왔다. 트럼프와 30년 지기인 그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활약했다. 러시아 추문 관련 허위 진술과 매수 등 혐의로 기소되어 3년 4개월 형을 받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감형을 단행해 수감을 면한데 이어 이번에 사면까지 받은 것이다.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의 아버지로, 탈세와 증인 협박, 불법 정치자금 공여 등으로 지난 2004년 징역 2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일부 언론과 민주당은 이번 사면 조치에 대해 사면권 남용이라고 비판한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고유 권한으로 측근들에게 혜택을 주고 관련 수사 결과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사면권을 아예 없애자는 요구를 하고 나섰다. 민주당 중진 크리스토파 상원의원은 트위터에서 "이번 조치는 특정 정파(공화당)가 사면권을 범죄 집단의 도구로 허용한 것이다"라고 지적하면서 "사법적 수단으로서의 사면권의 효용보다 민주주의에 대한 위험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대통령의) 사면권 조항을 헌법에서 없애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소속 정당인 공화당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이 나왔다. 벤 새스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속속들이 썩었다"고 주장하고 "매너포트와 스톤 같은 중범자들은 극악하고 반복적으로 법을 어겨 미국인들에게 해를 끼친 인물"이기 때문에 사면 받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