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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스페셜리포트
 
우린 왜 오보를 쓰게 됐나, 기자 22명의 고백
[정연주의 한국언론 묵시록 ⑪] 언론이 불량품인 이유, 기자들은 알고 있다


▲ 한국의 언론 신뢰도:진단과 처방 ⓒ 한국언론진흥재단

(서울=오마이뉴스) 정연주 기자(전 KBS 사장) = 한국 언론의 신뢰도가 매우 낮다는 사실은 나라 안팎의 자료에 의해 두루 확인되고 있다(지난 글 '기자들이 스스로 고백한 한국 언론의 불량 품질' 참조). 그렇다면 한국 기자들은 자신이 공급하는 뉴스 상품의 품질이 이처럼 불량하게 된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고 있을까.

이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자료가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18년 11월에 발간한 '한국의 언론신뢰도 : 진단과 처방'이라는 연구서인데, 현직 기자들을 상대로 심층 인터뷰를 통해 한국 언론의 낮은 신뢰도 원인을 찾아보았다. 22개 언론사별로 1명씩 모두 22명의 현직 기자들을 상대로 2018년 9월 16일부터 10월 15일까지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매체 선별은 신문, 방송, 인터넷, 뉴미디어를 대상으로 매체의 성향, 연차별, 성별 등을 안배했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그 결과 선정된 심층 인터뷰 대상 언론매체(한글 가나다순, 영문 ABC 순서)는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이상 '신문'), 강원 MBC, 채널A, JTBC, KBS, MBC, OBS, SBS(이상 '방송'), 머니투데이, 오마이뉴스, 연합인포맥스, 프레시안(이상 '인터넷'), 뉴스타파, 닷페이스, 메디아티, 포브스, SBS비디오머그(이상 '뉴미디어') 이다.

이들 기자 22명에게 한국언론의 낮은 신뢰도의 원인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복수 응답 허용). '(낮은 신뢰도에 대한) 언론의 내적 요인 가운데 결정적인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오보, 왜곡보도, 선정보도 등 낮은 수준의 기사'가 원인이라는 응답이 81.8%(18명)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이 '정치적·이념적 입장에 기초한 정파적 보도'라는 응답으로 40.9%(9명), '기자의 전문성 취약'이라는 응답이 36.4%(8명) 순으로 나왔다.

이 결과는 지극히 상식적인 추론을 확인해주고 있다. 한국언론의 낮은 신뢰도는 저널리즘의 기본인 확인된 사실, 진실, 정확, 공정 등을 지키지 못해서 온다. 그 기본을 지키지 못하는 보도가 다름 아닌 '오보, 왜곡보도, 선정보도 등 낮은 수준의 기사'이고, '정치적 이념적 입장에 기초한 정파적 보도'인 것이다.

오보의 발생 원인


▲ '한국의 언론신뢰도:진단과 처방'에 삽입된 국가별 뉴스 신뢰도 그래프에는 한국이 최하위다. 2018년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자료를 인용한 것으로 ‘대부분의 뉴스를 거의 항상 신뢰한다’는 진술문에 대한 5점 척도 중 ‘적극 동의한다’ 또는 ‘동의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이다. ⓒ 한국언론진흥재단

그렇다면 낮은 신뢰도의 외적 요인은 무엇일까. 위의 심층 인터뷰에서 '한국 언론에 대한 낮은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 요인 가운데 결정적인 것은 무엇인가?'(복수 응답)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은 '포털 등 디지털 환경의 급변에 따르는 언론시장의 왜곡'으로 72.7%(16명)였다. 그 다음이 '기업 등 광고주의 개입/압력에 의한 언론 독립성 침해' 50.0%(11명), '정권의 정치적 개입 또는 압력에 의한 언론 독립성 침해' 27.3%(6명) 순이었다.

기자 22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이 조사는 샘플 숫자의 제한에도 불구하고 기자들 스스로 어떤 진단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의미 있는 연구라 할 수 있다. 한국언론 신뢰도 하락의 내적 요인은 '낮은 수준의 기사'와 '정파적 보도'이며, 외적 요인은 '디지털 환경으로 인한 언론시장의 왜곡'과 '광고주 개입/압력'이라는 지적은 앞으로 한국언론이 어떤 방식과 방향으로 개혁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보여준다.

한국언론의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원흉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 '오보'는 왜 발생할까. 기자들은 무슨 연유에서 오보를 하게 되는 걸까. 지난번 글에서 인용한 '언론인 의식조사 2017'에 그 답의 일단이 있다. 2017년 8월 21일부터 10월 20일까지, 전국 256개 언론사 소속 기자 1677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기자들은 오보의 발생 원인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복수 응답).

기자의 사실 미확인 또는 불충분한 취재 91.5%
정보원 측의 부정확한 정보 제공 57.4%
기자의 단순 실수 39.4%
마감시간에 따른 압박감 32.7%
특종에 대한 욕심 30.5%
정보원 측의 의도적인 잘못된 정보제공 23.0%
오보에 대한 처벌/제재 미비 11.2%
낙종에 대한 우려 7.8%
기자의 의도적 조작 6.7%


'사실 미확인 또는 불충분한 취재'가 오보의 원인이라는 응답이 무려 91.5%에 이른다. 취재의 기본인 사실 확인, 충분한 취재를 하지 못해 오보가 발생했다는 응답이 압도적 다수를 이루는 한국의 언론 현실은 충격적이다. 취재의 기본을 하지 못해 오보가 발생하고, 그 오보를 비롯한 '질 낮은 기사'가 낮은 언론 신뢰도의 주된 요인이라는 이 단순한 사실은 한국 저널리즘의 생생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두 번째 많은 57.4%가 오보의 요인이라고 지적한 응답은 '정보원 측의 부정확한 정보 제공'이다. 이 역시 취재의 기본이 뒤따르지 않은 결과다. 정보원, 취재원이 잘못 알거나 어떤 의도를 가지고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해도, 이를 제대로 취재하고 확인하는 것이 기자가 본래 해야 할 기본이기 때문이다.

법조 관련 기사의 주된 취재원인 검찰 역시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에 따르면'으로 시작하여 '알려졌다', '전해졌다'로 끝난 수많은 기사 가운데 검찰이라는 취재원이 의도를 가지고 흘린 검찰의 일방적 주장, 프레임 등 '부정확한 정보 제공'에 따른 오보가 '속보'와 '단독'의 이름 아래 얼마나 양산되어 왔는지는 그동안의 대형 정치 수사 사건에서 보아온 일이다.

기이한 언론 세상


▲ '한국의 언론인 2017'에 삽입된 '오보의 발생 원인' 그래프. ‘기자의 사실 미확인 또는 불충분한 취재’라고 응답한 기자가 91.5%로 가장 많았고 오보에 대해 '처벌/제재 미비'라는 응답도 11.2%에 이르렀다. ⓒ 한국언론진흥재단

이밖에 오보 발생의 요인으로 지적된 '단순 실수', '특종 욕심', '낙종에 대한 우려', '기자의 의도적 조작'도 모두 기자들 스스로의 잘못으로 빚어진 것이니, 오보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가는 자명하다.

이렇게 발생한 오보에 대해 '처벌/제재가 미비'한 것도 오보의 한 요인이라는 응답이 11.2%에 이른 것은 오보를 내도 그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한국의 언론 풍토를 잘 보여준다. 오보를 내고도 '고침' 기사가 거의 없거나, 있다고 해도 시간이 많이 지나 잊힌 시점에, 보이지도 않는 구석에 밀어 넣는 한국 언론의 무책임과 불성실함을 잘 드러내 보여준다.

이런 풍토에서는 오보를 내건 말건, '속보' '단독'만 많이 하면 유능한 기자가 되는 기이한 언론 세상이 되어버린다.

기자들은 알고 있다. 한국 언론의 신뢰도가 이렇게 바닥에 이른 원인이 무엇인지, 그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인 오보의 발생 요인은 또 무엇인지, 모두 알고 있다. 다만 그걸 고치지도 못하고 있고, 고치려 하지도 않을 뿐이다.

취재의 기본을 방기한 것은 물론이려니와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선배들에게 잘못 배워온 '도제 학습'의 결과로, '속보', '단독', '클릭수' 등의 노예가 된 편집국 보도국 전체의 조직 문화의 압박 아래서, 디지털 환경에 더욱 쫓기는 무한 경쟁의 엄혹한 외부 환경 요인이 더하여, 한국 언론은 이처럼 폐허가 된 것이다.(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미치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0년 4월 03일, 금 10:1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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