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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코로나19 사태에서 이웃과 함께하는 교회
[그림으로 만나는 한국교회] 군산복음교회

(서울=뉴스앤조이) 이근복 목사(새민족교회) = 코로나19 사태로 3월부터 시작하는 지역별 목회자 기독교 고전 읽기 모임을 연기했고, 명성교회 불법 세습 대책 모임도 할 수 없습니다. 다소 울적하지만, 책을 읽고 사역을 돌아볼 기회가 생겼고, 예배와 모임, 만남과 출퇴근 등 당연히 여긴 것들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해인 수녀의 시 '또 다시 당신 앞에'를 읽으니 사순절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전략) 이 사십일 만이라도 / 거울 속의 나를 깊이 성찰하며 / 깨어 사는 수련생이 되게 하소서 / 이 사십일 만이라도 / 나의 뜻에 눈을 감고 / 당신 뜻에 눈을 뜨게 하소서 (하략)"

"사회 이성과 비판적 사고에 대한 공감이 약하고 모든 것을 신앙으로 환원하는 경향이 한국교회에 깊게 자리하고 있다. 이것이 더 확실한, 그러나 허황된 약속을 하는 사이비들이 들어오는 틈이다. 그런 점에서 정통 기독교와 사이비 종교는 경계가 생각보다 좁을 수 있다. 교회가 성경 공부를 안 했기 때문이기보다는 성경 공부에만 그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거기에 안주하고 신앙의 성찰에 관심 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앙은 비록 작은 믿음일지라도, 살아 내는 삶으로 드러나야 한다."

3월 4일 <뉴스앤조이>에 실린 최종원 교수(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의 글은 신앙을 성찰하게 하고, 삶의 실천을 추구하게 했습니다. 바로 전날 대구경북기독인연대의 성공회 박용성 부제가 김현호 신부에게 보낸 글이 용서와화해 기도 모임 카톡방에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전략) 이 시기 가장 힘든 이들이 복지 사각 지역입니다. (중략) 곳곳의 무료 급식 또한 전부 없어졌습니다. 방치되는 거죠. 저희가 현장에서 파악한 결과 노숙인, 쪽방 사람들, 독거노인, 장애인, 이주 노동자 등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힘들어질 거예요. 시민들 몇몇 분들이 나섰고, 이제 대구 기독교인들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또한 할 수 있는 게 크지 않지만 할 수 있는 만큼은 할 계획입니다. 생필품, 마스크, 세정제, 방진복, 도시락, 반찬, 라면, 컵밥 등 긴급하게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월, 수, 금은 목사님들도 쪽방 방진을 합니다. 나머지 시간은 다른 곳과 협력해서 지원을 확대하려고요. 현재 저는 3분의 목사님들과 움직입니다. 저희는 주로 실무 일을 추진하고, 50여 분의 목사님들 대부분은 카톡과 전화로 협력합니다. 긴급 상황실 숙소는 교회 보호 차원에서 의료진들과 함께 대구 시내의 공감게스트하우스로 결정했습니다. 이곳에서 한 달 동안 먹고 자고 일합니다. (하략)"

'우리민족용서와화해연구소' 자체 기금과 카톡 글에 공감한 용서와 화해 기도 모임 회원의 후원금을 합쳐서 3월 6일 220만 원을 대구로 보냈습니다.

이번에 군산복음교회 김상길 목사님이 보낸 사진을 보며 마음이 통했다는 생각이 든 것은, 코로나19로 힘든 이들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걸린 교회 전경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속히 이 땅을 고쳐 주소서." 예레미야 29장 11절이 적힌 큰 현수막은 이웃 사랑의 의지입니다. 이는 "군산복음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하나님나라의 선포라는 선교적 사명에 충실하며 이웃과의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는 건강한 교회입니다"라는 교회 안내문을 실천한 것이고, 지난해 9월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가 채택한 '생활 실천 수칙'과도 잇닿아 있습니다.

"8. 우리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라는 말씀대로 이 땅에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처럼 소외된 사람들을 돕고 나누며 해방의 삶을 산다."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을 지내신 전병호 목사님에게서 받은 자료를 보니, 1935년 최태용 목사님이 총독부에 제출한 복음교회 설립 청원서 '설립 취지문' 2번에 이 믿음 실천의 그루터기가 있었습니다. 당시 기독교가 진리에서 벗어난 불건전한 종교가 되어 가고 있었고, 사람들이 겪는 갖가지 고통에 교계가 아무 대책도 내놓지 못함을 직시하여 새로운 교회를 추진한다고 했습니다. 민중의 고통을 향한 공감과 연대는 복음교회 창립 때부터 지녔던 입장이었습니다.


▲ 군산복음교회 예배당. 이근복 그림

군산복음교회는 1936년 12월 6일, 가난한 동네에서 창립되었습니다. 백남용 목사가 시무할 무렵에는 성령 운동을 펼치던 교회였는데, 조용술 목사님이 새 길을 열었습니다. 몇 번 뵌 적이 있었지만, <열린 문으로 들어가다>(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목사님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1920년에 태어나, 어려운 시기에 꿋꿋하게 삶과 신앙을 지켰고, 군부독재 시절에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외유내강형으로 에큐메니컬 운동과 민주화, 통일 운동에 매진했습니다.

1952년부터 이리복음교회에서 목회하다가 1965년 뒤늦게 목사 안수를 받았고, 군산복음교회에서 사역할 때(1972~1990), 성령 운동의 영향이 큰 교회에서 축복 대신 십자가를 강조하면서도 고달픈 삶을 사는 이들을 위로했습니다. 인문학적 주제로 설교하면서 시국에 대한 내용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외부 활동이 많았지만, 새벽 기도회와 심방, 학생회 설교까지 잘 감당하여 학생이 많았으며, 보수 목회자들에게서도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교회는 튼실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복음교회 총회 총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과 인권위원장, 복음교회 총회장 등을 지냈고, 전국연합 상임고문,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상임고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고문 등을 감당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1977년 설교로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되기도 했고, 1990년부터 1991년까지 독일 베를린범민족연합남북회의 실무 회담 남측 대표를 맡아 활동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집행유예 2년을 받았습니다. 2004년 11월, 85세로 별세하셨는데 최태용 목사, 백남용 목사, 지동식 목사에

이어 복음교회를 대표하는 목회자로 인정받았습니다. 조 목사님 뒤에 시무하신(1991~2000) 오충일 목사님도 교회 연합 운동과 민주화 운동에서 크게 활약하셨습니다. 현 김상길 목사님은 2012년 부임하여, 교회를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2019년 2월 18~19일, 저는 군산복음교회에서 '목회 아카데미'를 진행했습니다. '변화하는 세계, 교회의 본질적 응답'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는데, 전북 복음교회 목회자와 장로 등 45여 명이 진지하게 참여했습니다. 정성껏 식사를 준비한 교회와 김상길 목사님 덕분에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선교적 마을 교회 추구라는 목회 아카데미 핵심 내용을 실천이나 하듯, 군산복음교회는 지난해 복음관을 건축하고, 도서관, 어르신들을 위한 쉼터와 카페 등으로 지역사회를 본격적으로 섬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전략) 주님, 모이는 교회를 막으시는 것은 그동안 한국교회가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전혀 감당하지 못한 채 자기들끼리 모이는 일에만 힘쓴 것에 대한 벌처럼 느껴집니다. 우리의 믿음의 현장이 교회가 아닌 세상임을 알려 주시는 주님의 교훈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교회보다 교회 밖에서 더 빛나는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우리가 모두 다시 노력하게 하여 주십시오. (중략)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와 같이 거룩한 공교회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이렇게 텅 빈 예배당에서 하나님께 예배하며 그동안의 나의 잘못을 참회합니다. (하략)"

어느 목회자의 이 간절한 기도와 "이 사순절 기간에 우리를 돌이켜 보는 시간이 있기를 소망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 김상길 목사의 3월 8일 주일예배 설교를 진지하게 듣고, 한국교회가 코로나19 재난에서 교회 본질을 성찰하고 실천에 집중한다면 새로운 길을 열리지 않을까요?

*이근복 / 한국기독교목회지원네트워크 원장, 전 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성균관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 새민족교회 담임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육훈련원장을 거쳤다. (본보 제휴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0년 3월 28일, 토 6:5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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