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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미주 한인교회들, 코로나 사태 맞아 '혼란’ 넘어 차분한 대처
속속 온라인 예배로 전환… “공동체의 소중함 깨닫는 기회”


▲ 코로나로 인해 미주한인교회들도 영상예배 등 대비책을 마련하고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한청지기교회)

(뉴욕=뉴스M) 마이클 오 기자]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의 영향권 아래 들어온 미국 사회가 연일 고조되는 위기와 급변하는 상황에 몸살을 앓고 있다. 미주 한인 사회와 교회도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주시하며 긴장 가운데 한 주를 보냈다. 자칫 불확실성과 불안감에 함몰되어 혼란에 빠질 수 있는 상황 가운데, 미주 한인 교회와 목회자는 어떤 반응과 대처를 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먼저 어수선한 분위기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점차 적응해 가는 분위기다. 빠른 속도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에 따라 급변하는 상황에 놓인 한인 교회들은 다소 긴장한 가운데 다양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분위기다. 엘에이 한인타운에서 노년층이 주를 이루는 호산나 장로교회 강승철 목사는 주일 예배가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바이러스로 인한 위기감과 예배의 변화가 주된 원인이라고 한다.

강 목사는 “3월 31일까지 모이지 말아 달라는 주지사 호소를 교우들에게 알리니까 두 가지 반응이 나옵디다." 며 "1세대어르신들은 '언제 죽어도 죽겠지만 이왕이면 편안하게 죽고 싶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졸지에 죽고 싶지 않고, 멋있게 죽어야지 병실에서 격리돼서 죽고 싶지 않다’, ’조만간에 죽을 낀데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매한가지, 예배당에서 예배드리다가 죽겠다’는 등의 반응이었습니다.”

웨스트 코비나 선한청지기교회 송병주 목사는 교인들이 의연히 대처해 주고 있다며 감사한 마음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아무래도 교인들이 한국과 이탈리아 상황을 지켜보면서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와 대처를 한 덕분에 모두 침착하고 의연히 대처해 주고 계십니다. 이와 더불어 교회에서도 4단계에 걸친 대응책을 미리 강구하고 교인들과 소통한 덕분에 별 혼란 없이 계획대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에서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은 남는 것 같습니다. 지난주 처음으로 온라인 가정 예배를 드리면서 많은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눈물을 흘리신 분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예배를 드리면서 공동체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기도 하고 당연한 듯 받아들였던 교회 예배에 대한 새로운 생각들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대체로 새로운 상황과 환경에 의연히 대처하고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온라인 가정 예배라는 새로운 예배 형식에 대한 기대와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다들 어떻게 예배를 드렸는지 서로 예배 사진을 공유하자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새로운 변화에 모두 힘들지만, 꿋꿋이 헤쳐나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교회 대처, 온라인 예배 전환과 공동체 및 주변 이웃에 대한 관심과 도움 방안 마련
워싱턴 사귐의 교회 김영봉 목사는 심각해지는 상황에 따라 영상 예배를 실행하고 공동체와 주변 이웃을 돌보는 일에 대한 준비를 이야기했다.

“저희 교회는 연회의 방침에 따라 지난주부터 예배를 영상으로 대치하고 있습니다. 함께 모이지 못하는 기간 동안 교인들에게 서로 전화로, 이메일로, 카톡으로 소통하도록 부탁해 놓았습니다. 저도 한 주에 한 번 모든 교인에게 개인적인 연락을 하기로 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로서리 쇼핑이나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지 소식을 달라고 부탁했는데, 몇몇 교인들이 연락하셔서 도울 게 있으면 자신이 도울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어려운 가정을 위해 재정적으로 도울 테니 필요하면 말해 달라는 교인들도 있었고요.

우리 교회가 지역에 있는 두 초등학교의 결식아동 150여 명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들을 위해 무엇인가 더 할 일이 없는가 학교와 연락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학교에서 무료 급식을 하고 있어서 지금까지 하던 대로 주말 음식 패키지만 전달해 주면 된다고 하더군요. 이 사태가 지속하면 무엇을 어떻게 더해야 할지 알게 되겠지요. 지금으로서는 자신의 안전 도모와 이웃을 돌아보는 일을 겸하도록 꾸준히 일깨우고 있습니다.”

선한청지기교회는 사태의 심각성을 미리 인지하고 사전에 철저한 준비와 실행으로 혼란을 줄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3주 전부터 미리 만들어진 4단계 대응 방침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교회 부서 중에 재난 대비부를 설치하여 CPR 교육과 지진 대피 훈련 등을 2년째 실시하고 있었고, 이런 상황이 올 때 프로토콜을 만들어 준비하고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훈련과 인식이 확대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제 상황에서도 성도들이 신뢰하고 잘 따라와 주었고 당회도 의사 결정하기가 쉬웠습니다.”

송병주 목사는 실제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국가재난 선포가 있기 전부터 급변하는 상황에 발맞추어 차례로 단계별 프로토콜을 발표하고 교인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해왔다. 이로 인해 갑자기 결정된 온라인 예배 전환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교인이 착오 없이 가정 예배를 드렸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해 재정 긴축이 예상되기도 하지만, 효율적인 재정 운영과 사역 전환 등을 통하여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단순한 긴축 재정 차원보다는 위기상황을 오히려 교회가 올바르고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지혜를 구하고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선한청지기교회 코로나 대응책 (사진 선한청지기교회)

설교, 상황과 변화에 대한 실질적인 인식과 적응에 주안점

호산나 장로교회 강승철 목사는 코로나 사태를 맞이하는 신앙인의 자세에 관해 이야기했다.

“요한복음 4:5-41은 수가성 우물가의 여인이 예수를 만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사마리아 여인이 받았을 사회적 차별하고 혐오는 실질적인 지식이나 경험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인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는 귀족 니고데모 대하듯이 이 여인을 대했습니다.

우리 상황도 이와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COVID-19 확진자 나오지도 않았는데 가짜뉴스 마구 퍼뜨려 식당 문 닫게 하지 않았습니까? 대한항공 승무원에 관한 카톡이 가짜뉴스라고 전달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오히려 이런 소식은 더욱 빨리 퍼졌습니다. 위기 상황 가운데 사회적 편견과 혐오는 더욱 힘을 발휘합니다.

사재기 현상도 위기 상황 가운데 신앙의 무기력함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예수 믿는다는 거, 이웃 사랑으로 번지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사재기는 이웃을 원수로 만드는 겁니다. 사재기하다가 상품 하나에 두 사람 손이 올라가면 서로 죽이겠다고 번지면 그게 무슨 이웃 사랑이겠습니까? 위기 상황일수록 더욱더 깊은 신앙으로 대처해야겠습니다.”
워싱턴 사귐의교회 김영봉 목사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온라인 예배에 관해 이야기 했다.

“요즈음 코로나 19사태로 인해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입니다.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도록 사람들을 만날 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라는 뜻입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2m 정도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비상 상황에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국 우한에서는 장기적인 자가 격리 후에 이혼 소송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부부가 좁은 공간에서 오래도록 함께 지내다 보니 갈등이 심해진 것입니다. 홀로 사는 분들은 집안에 격리되어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우울감이 깊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더욱 서로를 살피며 돌보는 일에 힘써야 하겠습니다. 전화로, 카톡으로 혹은 이메일로 서로 안부를 묻고 서로의 마음을 전함으로 ‘사회적으로’ 만든 거리를 ‘심리적으로’ 메워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곳이 교회입니다. 이 기간에 전보다 더욱 자주 서로 연락하고 안부를 주고받도록 합시다.
아울러, 예배에 나오지 않는 것은 예배를 중단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우리는 ‘몸으로 모이는 예배’는 드리지 않지만 ‘영으로’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영상으로 예배드리는 기간이 얼마나 지속할지 모릅니다만, 이것이 가정 예배의 기쁨을 맛보는 특별한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 이렇게 흩어져 예배드리면서 우리는 함께 모여 예배하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이며 소중한 일인지를 새삼 깨닫습니다. 그 옛날 바빌론으로 포로 되어 갔던 유대인들은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우리가 바빌론의 강변 곳곳에 앉아서, 시온을 생각하며 울었다.' (시 137:1)

‘시온을 생각했다’는 말은 ‘성전을 생각했다'는 말이고 ‘예배를 생각했다’는 말입니다. 더 예배드릴 수 없는 형편에서 그들은 성전에서 함께 예배드리던 때를 생각하며 울었다는 뜻입니다. 또한 이렇게 노래하기도 했습니다. ‘만군의 주님, 주님이 계신 곳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요. 내 영혼이 주님의 궁전 뜰을 그리워하고 사모합니다.’ (시 84:1) 흩어져 예배하는 동안 몸으로 함께 드리는 예배와 교우들을 향한 마음이 뜨거워지기를 기도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이 모든 상황이 안정되어 다시 만날 때 감격과 은혜 가운데 예배드리게 될 것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어떻게 볼 것인가?

선한청지기교회 송병주 목사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바이러스 걸린 사람 중에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1~2% 정도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소 과장해서 말하자면 우리 스스로가 그 나머지를 죽일 수도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하는 일보다 바이러스가 하지 않은, 우리가 만들어 내는 악한 일이 더욱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위기상황일수록 서로 이기적으로 변하기 쉽고, 그 순간이 바로 재앙이 되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신앙적인 관점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바라볼 수 있는 지점 중에 하나는 바이러스 자체보다 우리 스스로가 무슨 일을 하는지를 주시하는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재앙과 심판의 논리로 접근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한 독거노인, 싱글 맘, 치매 부모와 어린아이를 부양해야 하는 이웃의 고통 이야기는 관심 없이 주일 성수 여부, 온라인 예배의 적합성만 따지는 방법론 논쟁에 몰두하기도 합니다. 바이러스와 싸우지 않고 공동체가 나뉘어서 싸웁니다. 사람을 돌아봐야 하는 시간에 그 돌봄을 상실해 버립니다.

하나님이 이 와중에 참된 예배자를 찾으시지, 방법과 장소를 따지지 않을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서로 협력해서 일을 풀어갈지 고민해야 합니다. 정작 힘들어하는 분들은 기댈 곳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힘든 성도들에게 더 다가가고 답하기 보다 들어주고 함께함을 위한 애씀이 필요합니다. 소모적인 논쟁 대신 생산적인 고민을 할 때입니다.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싶어도 방법도 모르고 여건도 안 돼서 어쩔 줄 모르는 미자립 교회도 있고, 장애인 가정 등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는 분들과 실질적인 재정 위기에 힘들어하는 이웃들도 많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더욱 사랑하고 환대하며 서로 배려하는 자세로 이 시간을 보내야겠습니다.” (본보 제휴 <뉴스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0년 3월 28일, 토 6:4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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