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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문화
 
사랑한다면서 망치는 사람, 나였습니다
[서평] 앤절린 밀러 지음, <나는 내가 좋은 엄마인 줄 알았습니다>

(서울=오마이뉴스) 송주연 기자 =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의 일이었다. 서울에서 내가 원했던 주제로 진행되는 집단상담이 열렸다.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 이틀 동안 하루 8시간씩 진행되는 집단상담이었다.

무척 참석하고 싶었다. 상담자로서 경력에도 도움이 되고, 나를 돌아보는 귀중한 시간이 될 터였다. 하지만, 대구에 사는 엄마이자 아내인 내가 주말 이틀을 서울에서 보낸다는 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틀 연속 왕복하는 것은 무척이나 피곤할 일이었고, 1박 2일을 하자니 가족들이 걱정됐다.




그런데 내가 서울에 올라간다는 소식을 들은 절친한 친구가 제안을 해왔다.

"서울 온 김에 얼굴 좀 보자. 토요일에 밤 9시 반에 끝난다며, 그때 대구 갔다 일요일에 다시 오려면 엄청 피곤할 거고. KTX왕복 비용이면 숙소가 더 쌀지도 몰라. 숙소 잡고 자라. 내가 숙소로 놀러 갈게. 회포 좀 풀자."

솔깃했다. 하지만 내 마음에선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남편과 아이가 1박2일을 나 없이 지낼 수 있을까?'
'강아지 밥도 잘 못 챙겨주던데 그건 또 어쩌고?'
'아이가 나 없으면 잘 때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나는 지레 걱정을 하며 남편과 아이에게 물었다. "나 이번에 서울 가서 1박 하고 친구도 만나고 오면 어떨까?" 남편과 아이는 "우린 상관없어! 잘 지낼 수 있으니까 다녀와" 남편과 아이는 너무나 흔쾌히 대답했다.

나는 왠지 모르게 서운한 느낌이 들었다. 그때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서점서 신간 알림이 왔다. <나는 내가 좋은 엄마인 줄 알았습니다>(앤절린 밀러 지음, 이미애 옮김, 윌북, 2020). '인에이블러'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책 소개가 한 눈에 들어왔다. 곧바로 주문해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며 난 용기를 냈다. 주말 동안 남편과 아이를 떠나 서울에서 홀로 1박을 하기로 말이다.

인에이블러(enabler)란?

'사랑한다면서 망치는 사람'

초등학교 교사이자 가족관계학과 상담심리학을 전공한 저자 앤절린 밀러는 '인에이블러'를 이렇게 정의한다. 인에이블러를 한 단어로 번역한다면 '조력자' 정도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이 조력자는 단순히 돕는 사람이 아니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이유로 한 사람의 독립된 삶을 방해하는 사람. 이게 바로 '인에이블러'다.

저자는 아내와 엄마로서 자신이 인에이블러로 살아온 과정을 담담한 어투로 전한다. 알코올 의존증이 있는 아버지에게서 성장한 저자는 알코올을 전혀 하지 않지만, 자신과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스탠과 결혼을 한다. 하지만 스탠은 어린 시절의 상처 때문에 주기적으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저자는 이런 남편을 돕기 위해 늘 그의 기분을 살피고 맞춰준다. 그리고 자신의 이런 노력들이 '남편의 성취를 통해 보상받으리라'(36쪽)고 믿으며 참고 또 참아낸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남편의 우울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이런 가운데 저자는 네 아이의 엄마가 된다. 그 중 아들 존이 스무살이 될 무렵, 정신적으로 혼란증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존은 극도로 흥분하거나 피해망상적인 행동을 보이며 불안해했고, 결국 분열정동장애(기분장애와 조현병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병) 진단을 받는다. 이제 그녀는 남편 스탠이 아닌 아들 존에게 몰두한다.

그러자 변화가 생긴다. 존에게 신경쓰느라 스탠을 내버려두자 거짓말처럼 스탠의 우울증이 낫기 시작한 것이다. 스탠은 저자가 대신해왔던 것들을 스스로 하면서 독립적인 한 사람이 되어간다. 저자는 비로소 알아챈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위한다면, 그 스스로 자신 몫의 행복을 책임질 수 있도록 내버려 두어야 함을 말이다. 그녀는 자신이 '인에이블러'였음을 깨달은 후 아들 존과의 관계에서도 변화를 시도한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0년 3월 06일, 금 6:0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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