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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The mega church pastor Jun backed him up, so he lost his judgment"
배덕만 교수 "전광훈, 대형 교회 목사들이 지지해 주니 판단력 잃어…막말 후폭풍 거셀 것"
[인터뷰] 빈도·농도 강화된 보수 개신교 정치 참여 "기득권 지키기 위한 저항, 빠르게 몰락할 것"



▲ 보수 개신교가 주도하는 '문재인 퇴진 집회'는 친미주의, 반공주의, 근본주의와 맞닿아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서울=뉴스앤조이) 이용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집회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이끄는 집회는 지금까지 9차례나 열렸다. 전 목사는 날씨가 추워 계속 집회를 할 수 없다면서 12월 21일로 집회를 일단락할 예정이다. 그는 보수·우파 21일 집회 총동원령을 내렸다.

문재인 퇴진 집회는 전광훈 목사와 보수 개신교가 주축을 이루는데, 여기에 태극기 부대가 합세했다. 매회 수만 명이 광화문광장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든다. 공포와 광기의 중간 지점에 있는 이들은 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 '빨갱이'로 규정한다. 주사파 정부가 나라를 통째로 북한에 갖다 바치려 한다며 이를 막아야 한다고 외친다. 철 지난 레드 콤플렉스가 2019년 말 보수 개신교를 중심으로 부활한 셈이다.

기독연구원느헤미야 배덕만 교수(교회사)는 11월 30일 서울대에서 열린 '2019 한국언론정보학회 정기 학술 대회'에서 "최근 한국 사회에서 전광훈, 한기총, 반동성애 운동, 태극기 부대로 상징되는 극우적 개신교 진영은, 한국 현대사의 질곡 속에서 근본주의·친미주의·반공주의의 화학작용으로 탄생한 독특한 기독교 현상이다"고 분석했다.

배덕만 교수는 한국교회가 미국 교회 도움으로 탄생했고, 미국과 운명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냉전 체제를 거치며 반공주의를 수용했고, 특히 스탈린을 적그리스도로 규정한 미국 반공 근본주의자들 영향이 한국교회에 그대로 이식됐다. 근본주의 신학을 지향하면서, 문자적 해석을 고수하고 사회적으로 배타적인 태도를 견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 교수는 "냉전이 종식된 지 오래고, 종북 몰이나 색깔 논쟁 자체가 식상하고 전근대적 전략으로 무시되는 시대가 왔다. 다원화와 세계화 속에서 근본주의는 유용한 신학적 대안으로 작동할 수 없다. 근본주의 망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앤조이>는 이번 광화문 집회에 대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듣기 위해, 12월 5일 서울 신촌 기독연구원느헤미야 사무실에서 배덕만 교수를 만났다. 2시간 정도 인터뷰했고, 광화문 집회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이번 집회가 앞으로 개신교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들을 수 있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기득권 위협하자
보수 개신교 정치 전면에 나서"



▲ 배덕만 교수는 이념에 사로잡힌 보수 개신교 때문에 한국교회가 몰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매주 토요일 반정부 집회를 열고 있다. 주중에는 청와대 앞에 농성장을 꾸리고 '광야 교회'라 칭하면서 매일 세 차례 예배한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나.

한국 사회는 광화문 대 여의도 혹은 서초동으로 나뉘어 있다. 옛날 전쟁터의 한 장면처럼, 진을 치고 마주하고 있다가 치고 박고 싸우기 전 모습을 보는 듯하다. 말 그대로 전운이 감돌고 있는데, 그 한 축을 보수 개신교가 맡고 있는 게 안타깝다. 부패한 사회나 왜곡된 정치·문화·역사를 바로잡겠다는 취지라면 이해하겠는데, 그와 관련 없는 일을 하고 있다.

이번 정부는 민중이 세운 정권이다. 민중이 박근혜 정부를 끌어내리고 (문재인 정부에게) 권력을 줬는데, 보수 개신교가 이를 허물려 하고 있다. 다시 말해 '반동 세력'이 되려는 것이다. 무지막지한 분노와 광기, 폭력으로 정권을 뒤엎으려는 모습을 보자니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하다.

- 지난 학술 대회에서 "보수 개신교인의 정치 참여가 과거에 비해 규모와 빈도, 농도 면에서 어느 때보다 강화됐다"고 평가했는데.

보수 개신교인의 집단행동은 김대중 정권에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오늘날 한국 개신교는 북한의 개신교가 월남하면서 재구성됐다. 개신교는 공산주의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이 있다. 남한 사회는 미국과 운명적 관계를 맺어 왔고, 개신교도 당연히 미국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었다. 반공과 친미를 지향하는 보수 개신교는 자연스럽게 보수 정권과 유착하게 됐다.

그런데 김대중 정권 들어서 햇볕 정책을 펴는 등 북한과 사이가 좋아지면서 보수 개신교는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진보 진영이 주한 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요구하자, 보수 진영 안에 공포감이 형성됐다. 공산주의가 확대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긴 것이다.

여기에 노무현 정권이 사학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진보 정부에 대한 반감은 극대화했다. 한국은 개신교 사학이 전체 중 80%다. 그동안 호황을 누려 왔는데, 노무현 정권이 법을 바꾸려 하니 반발한 것이다. 이후 뉴라이트 단체가 나타났고, 보수 개신교 목사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정교분리'를 앞세워 진보 성향 목사들의 정치 행위를 비판해 오던 보수 개신교계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정치 전면에 나선 것이다.

보수 개신교는 '잃어버린 10년'을 회복하기 위해 장로 대통령 만들기에 올인했다. 결국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세웠고, 진보 정권을 블로킹하는 데 성공했다. 그 영향이 박근혜 정부로까지 이어졌다. 보수 개신교계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관계는 좋았고, 크게 부딪칠 일도 없었다. 그런데 두 정권의 부정부패가 속속 드러나고 무너지면서 보수 개신교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 현재 전광훈 목사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깊은 교감을 맺고 있다.

보수 정당과 개신교의 파트너십은 이전부터 있어 왔다. 박정희·전두환·이명박·박근혜 때도 그랬다. 보수 정권은 반공 세력인 기독교와 유착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 지금의 파트너십은 최악이다. 자유한국당에 인물이 없는 것처럼 한국 보수 개신교에도 인물이 없다. 이미 교계에서 대표성을 상실한 한기총과 몰락한 정권의 핵심자가 이끄는 야당이 합세한 꼴이니, 이게 과연 될까 싶다.

그런 점에서 나름 긍정적 측면도 있다. 지금 광화문에서 떠드는 이들의 소리가 커 보이지만, 실제 수는 많지 않을 거다. 다음 총선에서 위기의식을 느낀 시민이 저들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광란을 부리면 부릴수록 부동표가 (자유한국당) 반대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 전광훈 목사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정교분리'를 앞세워 정치 집회를 해 오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내적모순 빠진 한국교회, 국면 전환하려 동성애·차별금지법 이용

- 한국교회가 교회 세습 등 당장 해결해야 할 내부 문제보다 외부 이슈에 더 결속력을 나타내는 까닭은 무엇일까.

보수 개신교는 끊임없이 내적모순에 시달렸다. 대형 교회 목회자들은 세습하고, 교회 안티 세력이 출현하고, 신천지와 같은 이단이 등장했다. 가나안 신자가 증가하면서 개신교는 빠른 속도로 위축됐다. 대표성을 띠어 온 명성교회와 사랑의교회 문제가 잇달아 터지면서 개신교계는 사회적으로도 입지가 흔들렸다.

국면 전환을 위해 건수를 찾았는데, 그게 바로 '차별금지법'이다. 그동안 전혀 언급하지 않다가 몇 년 전부터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에 들어갔다. 유권자를 동원해 국회에 압력을 넣고 스스로 법안을 철회하게 만들었다.

문재인을 끌어내리기 위해 끊임없이 '악마화'한다. 복잡한 한국 사회의 문제를 '문재인 하야'로 가져가는 것이다. 그래서 '종북이다', '주사파다', '동성애법을 허용하려고 한다', '한미 동맹을 깨뜨리려 한다'고 몰아가고 있다. 모든 것 뒤에는 북한이 있고, 빨갱이 대통령이 들어서서 한국교회를 말아먹으려고 하니,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 문재인 퇴진 집회 특징 중 하나는 연령대다. 주로 50대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

반공주의 정책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세대이기 때문이다. 비판적 판단이 부족하고, 가짜 뉴스를 비교 분석하기도 어렵다 보니 선동에 영향을 받기가 쉽다. 실제 내 주위에도 전광훈에게 동조하는 사람이 있다. 원래는 정치와 무관한 분이었는데, 가짜 뉴스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동됐더라.

- 전광훈 목사는 이분법을 자주 구사한다. '복음주의냐, 공산주의냐'는 식이다. 복음주의는 공산주의와 함께 갈 수 없고,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한다고 말한다.

무지의 극치다. 복음주의와 공산주의가 무슨 관계가 있나. 비교 설정 자체부터가 잘못됐다. 박정희 시절에는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를 비교했는데, 이 역시 잘못됐다. 민주주의는 독재와 비교해야 한다. '복음주의냐, 공산주의냐'는 질문은 악의적이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한국 사회는 경제적으로 자본주의, 정치적으로 자유민주주의 축으로 흘러왔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국가 주도 성장' 정책으로 보수 진영의 비난을 사고 있다. 쉽게 말해 사회주의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국가 주도 경제개발을 펼친 박정희는 뭔가. (문재인 정부보다) 더하면 더했다.

사회는 포스트모던 진입, 교회는 전근대 머물러
"문재인 퇴진 집회로 한국교회 하체 드러나"


배 교수는 보수 개신교의 광화문 집회로 개신교 전체가 이상한 집단으로 비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 전광훈 목사의 발언은 가면 갈수록 수위가 높아진다. 10월 22일 예배 도중 "하나님, 까불지 마"라고 말한 게 뒤늦게 알려졌다.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전광훈 목사의 막말은 천박하기 그지없다. 전국 대형 교회 목사들이 자기를 지지하고 환호하니까 판단력을 잃어버린 것 같다. 현장에서 사람들을 선동하는 자리에 있다 보니까 도를 넘는다. 문제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스스로 절제가 잘 안 되기에 앞으로 이보다 더 심한 말을 할 가능성도 있다. 처음에는 막말로 이득을 봤을지 몰라도 뒤에는 큰 후폭풍을 맞을 것이다.

- 상황이 이런데도 교계 원로들은 전광훈 목사를 지지하고 있다. 뉴라이트 운동에 가담했던 김진홍 목사는 물론, 교계에서 존경받았던 정성진·정주채·정필도·최홍준 목사 등도 전광훈 목사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과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를 중심으로 진보 진영의 영향력이 커지고 이들이 북한에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자, 교계 원로들은 한기총을 만들었다. 보수·진보 할 것 없이 한기총을 만드는 데 가담했다. 그만큼 남북문제는 그 어떤 문제보다 중요했다.

이번 형국도 비슷하지 않나 싶다. 문재인 정부는 좌파 정부이고, 청와대가 주사파로 뒤섞여 있다는 주장에 설득되면서, 원로들이 지지 내지 동조하는 것 같다.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헤쳐 모이는 형세인데, 뒤에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그룹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너무 극우적 사람만 모이면 설득력이 떨어지니까 중도인 정주채 목사 같은 분도 끌어들이는 게 아닐까 싶다. 세와 지평을 넓힐 수 있으니까.

- 문재인 퇴진 집회로 보수 개신교계의 민낯이 드러나는 측면도 있다. 앞으로 한국교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나.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이나 김삼환·오정현·전병욱을 통해 한국교회 민낯이 드러났다면,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 퇴진 집회를 통해 한국교회의 '하체'가 드러난 셈이다. 사회는 갈수록 다원화하고, 억눌린 사회적 약자가 존중받는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 사회는 포스트모던으로 진입했는데, 한국 개신교는 전근대 시대에 머물러 있다. 의식, 행동양식, 도덕 수준에 큰 괴리가 있다.

시대적 대세는 막을 수 없다고 본다. 한국 사회는 봉건사회로 돌아갈 수 없다. 비민주주의 사회로 갈 수도 없다. 해방 이후 정부와 밀월 관계를 맺어 온 보수 기독교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고 있지만, 빠르게 몰락할 것이다.


▲ 전광훈 목사는 12월 21일 문재인 퇴진 집회에 총동원령을 내렸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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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짐: 2019년 12월 14일, 토 10:2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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