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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문화
 
The generational cycles of poverty is the inequality created by the system 101619
가난의 대물림은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불평등
장 지글러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를 읽고


(서울=오마이뉴스) 김신태 기자 = 자본주의란 무엇일까?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지만 자본주의가 정확히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다. 자본주의는 인류 역사에 유일하게 승리한 가장 최적의 시스템이란 인식이 일반적이다. 우리는 자본주의야말로 가장 완벽하다고 인식하기 쉽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정확히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책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에서 장 지글러는 자본주의를 정면 겨냥하며 자본주의가 야기하는 각종 불평등과 금융자본이 지닌 힘을 폭로한다.

장 지글러는 자본주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자본이란 노동에 의해 생산되고 다시금 투자되어 또다시 수입을 창출하는 돈의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며, 자본주의자란 그 돈의 임자로, 노동을 해서 그 돈을 만들어낸 이들에게 수입을 돌려주지 않고 자기 혼자 독점하는 사람이다'라고. 그 이유는 마르크스가 말한 '잉여 가치' 때문이다.


▲ 책 겉표지.

자본, 기계, 공장부지, 원자재 등의 생산 수단을 소유한 자본가는 노동자들에게 최대한 낮은 임금을 주려고 한단다. 그들의 노동력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급여(먹고, 잠자고, 눈비를 피해 생활할 공간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돈) 말이지. 자본가는 이들이 노동을 해서 생산해낸 것을 '상품'이란 형태로 시장에서 판매해. 즉 한쪽에 노동자에게 주는 급여(거기에 생산 수단과 관련된 다른 비용이 더해져야겠지만 말이다), 다른 한쪽에 생산 판매로 얻은 수익이 있을 때 이 둘 사이의 차이가 자본가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게 돼.

바로 이 차액을 우리가 '잉여 가치'라고 부르는 거란다. 자본가는 이 잉여 가치를 다시 생산 과정에 투자하고, 앞에 말한 과정이 계속 반복되지. 이 과정에서 자본가의 자본은 계속 증가하게 되어 있어. 말하자면 의심할 여지없이 자본이 축적된다는 거야.(...) 이들은 경제, 금융, 정치 이데올로기(사상에 대한 영향력) 등 모든 면에서 거의 무제한이라고 할 만큼 굉장히 큰 권력을 쥐고 있지. 이런 자들을 가리켜서 '소수의 지배자', 다른 말로 '과두정치가'라고 부른단다.


자본은 노동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급여는 고정적이기 때문에 자본의 차익은 언제나 자본가에게만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 둘 사이의 관계는 언제나 불평등을 만들어낸다. 거대 기업들은 막대한 부를 쌓고도 그 부를 노동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사내 유보금으로 쌓아두거나 사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노동자는 결코 자본가만큼의 부를 얻을 수 없다.

잉여 가치는 상품 판매의 차익 외에 노동의 차익에서도 발생한다. 예를 들어 노동자의 하루 임금이 6천 원이고 한 시간에 천 원의 노동가치를 만들어낸다고 했을 때, 자본가가 노동자에게 6시간 이상 일을 시킨다면 그 차익은 모두 자본가에게 돌아간다. 이것이 자본이 지닌 기본적인 속성이다.

'장 자크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사유재산의 인정이 불평등의 원인이 되었다고 말했다. 장 지글러 역시 사유재산의 인정이 결국 오늘날까지도 재앙이 되었다고 말한다. 지구의 광활한 토지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자연적인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토지는 사유재산으로 인정받게 되었을까?

루소가 말한 것처럼 제일 먼저 한 조각 땅뙈기에 울타리를 치고 "이건 내 거"라고 말한다고 해서 그걸 그대로 믿을 정도로 소박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다고 해서 내 땅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고 토지가 사유재산임이 인정되는 순간, 인류의 불평등 역사도 시작되었다.

현대에는 누구도 토지가 공동 소유물이라 주장하지 않는다. 만일 그랬다가는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루소의 말처럼 토지가 사유재산으로 인정되던 최초의 시간으로 돌아간다면 이것은 정말로 멍청한 일이다.

토지는 아무런 수익 활동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소득이 얻어진다. 땅값은 언제나 오르기 마련이고, 불로소득은 아무런 경제활동을 하지 않아도 단지 땅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얻어진다. 또 잉여 가치에 의해 자본가는 언제나 부를 쌓지만, 노동자는 결코 부를 쌓을 수 없다.

결국, 가난의 대물림은 노력의 부족이 아니라 시스템이 만들어 내는 불평등이다. 부를 가진 계층은 이미 출발선에서부터 앞서 나가므로 고등 교육을 받고, 사회 각계각층에 진출할 기회가 손쉽게 다가오지만, 그렇지 않은 계층은 이미 출발선보다 한참 뒤처져 있으므로 가난을 대물림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근원적 구조가 자본주의 시스템이 지닌 한계다.

그렇다면 한 나라에서의 불평등이 아닌 세계의 불평등,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사이의 불평등의 격차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이유는 무엇일까? 장 지글러는 이 또한 자본주의의 속성 때문이라 이야기한다. 바로 세계화와 금융자본의 힘이다. 세계화는 다국적 기업의 힘이 국가를 초월할 만큼의 지위를 확보하게 만들었고 금융자본이 모든 것의 우위에 서서 소수의 인물들이 전 세계를 장악할 만큼 막대한 권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과테말라는 면적이 10만 제곱킬로미터에 이르며 국토는 울창한 밀림과 해안 지역의 비옥한 농토, 화산으로 이루어진 산맥들과 암석으로 형성된 고원지대로 이루어져 있는 나라이다. 그러나 과테말라의 비옥한 농장들은 전부 유나이티드 프루트, 델몬트 푸드, 유니레버 제너럴 푸드 등의 거대 다국적 기업의 소유라고 한다.

반면, 주민들은 하루하루 쥐꼬리만큼도 안 되는 임금을 받으며 거대 농장에 자리를 빼앗겨 바위투성이 고원지대로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다고 한다. 다국적 기업은 이들 주민들의 노동력으로 막대한 부를 쌓지만, 주민들의 삶은 비참하고 다국적 기업의 이윤만 커진다. 이 모든 것은 오늘날 세계화라는 이름 속에서 흔히 이루어지고 있는 일이다.

세계화란 이름 아래, 우리는 산 것을 버리고 또 사고 필요하지 않아도 계속 새로운 상품을 사도록 부추김을 받는다. 이 상품들은 애초부터 짧은 기간 동안만 사용하도록 기획되어있으므로 끝없이 소비를 강요받는다.

그러나 버려진 물건들은 쓰레기가 되고 역설적으로 상품이 늘어나는 만큼 쓰레기가 넘쳐난다. 그렇지만 이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은 국가의 몫이지 다국적 기업의 몫이 아니다. 제 아무리 환경 파괴와 쓰레기를 소화하는데 드는 비용이 늘더라도 말이다. 때문에 다국적 기업의 힘은 그 누구도 견제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장 지글러가 말하는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소비를 강요하면서 풍요의 이면속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불평등이 가득한 모순적인 모습이다. 지구에 사는 주민 4분의 3은 우리가 누리는 물질적 풍요를 전혀 누리지 못 하고 았는데, 그 이유는 단지 운이 좋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이 아닌 나라에 살고 있는 이유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자본주의를 극복할 만한 방법이나 대안이 있을까? 애석하지만, 반자본주의적 성향을 쏟아내는 장 지글러도 명확한 해답은 제시하지 못한다.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이 유행을 타고 정보의 수평적 전개가 가능해지며 자본주의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리란 기대와 예측이 많았지만, 금융자본이 지닌 어마어마한 힘을 보면 이 또한 시기상조 아닐까 싶다.

장 지글러는 금융자본을 독점한 소수가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힘은 국가를 초월할 정도다. 이 세상 모든 것은 금융자본에 의해 돌아가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다면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보다 명확히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고 나면 왜 세계의 석학들이 끊임없이 자본주의의 대안에 대해 이야기하는지, 불평등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논하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는 자본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시대, 그런 사회 속에 살고 있다. 시대와 사회를 이해하는 것은 나의 위치를 확인하는 첫걸음이다. 우리는 이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그밖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정말, 이 세계는 금융자본이 지배하는 매트릭스 같은 세상일까?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19년 10월 20일, 일 11:4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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