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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경제
 
Destroying all four rivers, they became professors and building owners 060519
4대강 다 망가뜨리고는... 교수·건물주 돼 떵떵거리다니
[리뷰]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전모 파헤친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


(서울=오마이뉴스) 권오윤 기자 =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은 사회적 공공재인 국가 권력과 예산을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도구로 삼으면서 나라 곳곳을 골병들게 만든 시대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은 국가의 미래 자원인 자연환경까지 유린했다는 점에서 최악이라고 할 수 있죠. 법과 규정을 밥 먹듯 무시하고 일사천리로 진행된 사업 과정도 그렇지만, 사업 완공 이후 망가진 하천 생태계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참담함을 안겼습니다.

서울환경영화제에서 만난 <삽질>은 지난 수년간 <오마이뉴스>가 이어온 4대강 탐사 보도를 바탕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입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당시 주류 언론들은 군사 작전처럼 속도전을 벌인 4대강 사업과 그로 인해 망가진 강의 실상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보도를 하더라도 정부의 축소 발표를 그대로 옮기는 수준이었죠.

이런 '침묵의 카르텔'을 깬 것은 <오마이뉴스>와 시민기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자기 고장의 죽어가는 강을 보며 절절한 마음으로 써내려간 기사는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녹차 음료수처럼 변한 강물을 지칭하는 '녹조라떼'라는 말부터, 더러운 물에서만 나타나는 깔따구의 급증, 끔찍한 큰빗이끼벌레의 출현까지 그들이 포착한 생생한 현장은 4대강 사업에 대한 대중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무리한 강행과 속도전,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 영화 <삽질>의 한 장면. ⓒ (주)엣나인필름

4대강 사업이 이명박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의 전 단계로 추진되었다는 사실은 익히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운하를 만드는 것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이 상당했으나, 이것을 강을 살린다는 식으로 이름만 바꿔 거부감을 줄인 후 추진한 것이죠. 건설 과정에서도 배가 다닐 수 있는 6미터 깊이로 준설하고 대형 댐 크기의 '보'를 설치하는 등 여차하면 대운하로 바꿀 수 있도록 말입니다.

공사를 시작하고 나서는 이명박의 임기 내에 사업을 마치기 위해 마치 군사 작전 하듯 속도를 올렸습니다. 사전 담합을 통해 나눠먹기식으로 참여한 건설사들은 정권 핵심부와의 교감 속에 배를 불렸죠. 결국 4대강 사업은 22조 규모의 국가 예산 낭비와 치유하기 어려운 환경 파괴라는 심각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삽질>은 이런 4대강 사업의 추진 과정과 결과를 일목요연하고 논리적으로 정리해 나갑니다. 당시의 기사나 자료 화면, 익명의 제보자들이 한 증언 등이 주된 재료가 되죠. 또한 이명박 정권하에서 이 사업을 거짓으로 홍보하고 경제성을 무리하게 부풀렸으며, 시행 과정의 위법을 덮는 데 앞장섰던 이들의 면면을 잊지 않고 기록합니다.

특히 공분을 일으키는 부분은 당시 정부 요직에 있으면서 당당하게 거짓말과 궤변을 일삼았던 사람들의 행태입니다. 이들 중에 현재 합당한 벌을 받았거나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른 혐의로 구속되었다 보석으로 풀려난 이명박 외에는요. 다들 여전히 건물주거나 회사 사장, 대학교수, 혹은 정치인으로서 잘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관되게 취재진을 신경질적으로 무시하고 대답을 회피합니다.

이들의 뻔뻔한 태도는 우리나라에서 자신이 사회 지도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와 사회로부터 자신이 받은 혜택은 생각하지 못하고, 다 자기가 잘나서 지금의 자리에 오른 것이라고 착각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 자기의 영달만 생각하지 국가와 사회에 대한 책임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공익을 지키지 못한 국가가 부른 참사


▲ 영화 <삽질>의 한 장면.ⓒ (주)엣나인필름

인간이라는 종은 사회적 동물로서 공동체를 통해 존속해 왔습니다. 개별적으로 보면 힘도 약하고 별다른 무기가 없는 인간이 험난한 자연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공동체를 이루며 살았기 때문입니다. 공동체를 이루면서 산다는 것은 언제나 구성원 사이의 양보와 희생을 전제로 합니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해서는 같이 살 수가 없죠.

이렇게 본다면 국가 공동체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국가 권력의 가장 큰 목표 역시 공익의 추구여야 합니다. 구성원들 사이의 이해가 엇갈릴 때 공익이라는 가치를 내세워 양보와 희생을 이끌어내어 국가 공동체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국가가 할 일입니다.

흔히 '작은 정부론'을 내세워 규제 혁신을 통한 경제 발전을 이야기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그것은 본질적으로 틀린 이야기입니다. 그건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아니니까요. 그런 사람들의 주장은 자신과 자신들이 속한 집단이 더 쉽게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일방적인 요구에 불과합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탄생한 이유도 이렇게 정부의 역할을 오해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박정희식 개발 독재에 대한 잘못된 신화와 막연한 향수는 이들을 당선시킨 1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우리를 잘살게 해주겠지 하고 아무 근거 없이 믿었던 거죠. 그러나, 이들 두 정권 모두 공익에 대한 개념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모두 자신이 속한 정파나 측근들의 이익을 앞세웠지 나라 전체의 이익은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다큐 <삽질>은 국가 공동체의 이익이 사익의 추구로 인해 어떻게 유린당하고 말았나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4대강 사업을 짚어냈다고 생각합니다. 공익에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 정권을 맡겼을 때, 국민이 어떤 비극을 겪게 되는지를 제대로 잘 보여준 것이죠. 두 번 다시 이런 자들에게 권력이 넘어가지 않도록 경계하고 또 노력해야 합니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19년 6월 08일, 토 3:3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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