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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경제
 
Sohn Suk-hee's silence and Kim Eo-jun's anger 041019
"동갑내기 노회찬을..." 시청자 울린 '눈물 참는' 손석희
[주장] 오세훈 죽이고, 노회찬 살린, 손석희의 침묵과 김어준의 분노


(서울=오마이뉴스) 이희동 기자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떠올린 건 4일 JTBC<뉴스룸> 손석희의 '앵커 브리핑'을 보고 나서였다.

손석희의 작별 인사


▲ <앵커브리핑>의 손석희 ⓒ JTBC
손석희 앵커는 "고 노회찬 의원 한 사람에 대해 사후 세 번이나 앵커 브리핑을 할 줄은 몰랐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최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관련 발언이 문제가 되었을 때 해야 했지만 앵커 브리핑이 선거전에 연루되는 것을 피해야 했으므로 선거가 끝난 지금에야 하게 되었다"는 손 앵커. 그가 얼마나 노회찬 의원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노 의원과 자신이 맺었던 소소한 일화들을 열거하며 자신이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노 의원을 소개할 때 했던 말들을 들려주었다. '앞과 뒤가 같은 사람' '처음과 끝이 같은 사람' 손 앵커는 "정치인 노회찬은 노동운동가 노회찬과 같은 사람이었고, 또한 정치인 노회찬은 휴머니스트로서, 자연인 노회찬과도 같은 사람이었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논란이 되었던 오세훈 전 시장의 발언을 정조준했다. 아무리 4·3 보궐선거 유세 중이었다고 하지만, 노회찬 전 의원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아픈 상처를 주었던 바로 그 말.

"돈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의 정신을 이어받아서야..."

손 앵커는 그 말을 듣고서야 한동안 잊고 지냈던 고 노회찬 의원에 대한 규정, 혹은 재인식을 생각해냈다며 일갈했다. 노회찬을 규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아니라 '돈 받은 사실이 끝내 부끄러워 목숨마저 버린 것'이라고. 노 전 의원과 비교할 수 없이 더 큰 비리를 저지른 이들이 여전히 떵떵거리며 부귀영화를 누리는 이 사회에서 그의 부끄러움은 우리가 존중해야 할 미덕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마지막 손 앵커는 화면에 활짝 웃는 노회찬 전 의원의 사진을 띄운 뒤, 그에게 작별을 고하고자 했다.

"그렇게 해서 저의 동갑내기 노회찬에게..."

그러나 그는 차마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약 25초간 애꿎은 볼펜을 만지작거리고 입을 몇 번이나 떼었다 닫았다 하며 눈시울이 붉어진 채 쏟아지는 눈물을 참았다. 오래된 눈물이었고, 노회찬을 기리는 백 마디보다 더 함축적인 손석희다운 침묵이었다.

"이제야 비로소 작별을 고하려 합니다. 오늘의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겨우 입을 뗀 손석희 앵커. 앵커 브리핑을 보던 나는 어느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노 전 의원이 돌아가셨을 때 빈소를 찾지 못했던 자신을 자책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는 그와 같은 비극을 만들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다. 우리는 너무 좋은 사람들을 너무 쉽게 빼앗기고 있지 않은가.

노회찬을 떠올리는 사람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 입구에서 같은 당 4·3 보궐선거 창원성산 강기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앵커 브리핑이 나가자마자 사회관계망서비스인 SNS는 난리가 났다.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로 손석희가 1위를 차지했으며 사람들은 너도나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며 고백하기 바빴다.

"부모님과 얘기하면서 보다가 갑자기 TV가 조용해지기에 방송사고 인가 했더니 손석희 앵커가 울음 때문에 말을 못 잇는 거였어." - @eun_****

"오늘 노회찬 의원을 추모하는 앵커 브리핑을 들으면서 가슴이 먹먹하다. 손석희 앵커가 동갑내기 친구로서 사람 노회찬을 떠올리는데 마을 한참 못 있다고 작별을 고했다. 오랫동안 애도하면서 보내기 어려웠고 그리워했구나. 정말 그립다." - @prettynyi**

"노회찬을 떠올리며, 그와의 작별을 고하는 앵커 브리핑을 하며 먹먹하여 말을 잇지 못하는 손석희. 이 가슴 저리는 광경을 바라보는 내 애간장도 아리고 아리는데 그를 몹쓸 사람으로 깎아내리지 못해 발광하는 자들의 가슴엔 무엇으로 차 있을까?" - @jslee****

모두가 같은 생각이었다. 노 전 의원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리며 그의 죽음을 악랄하게 선거에 이용했던 자유한국당의 예의 없음을 비판했다. 아무리 승리가 모든 것인 선거판이라고 하지만 꼭 그래야만 했는지, 누구보다 깨끗하고 청렴했던 노 전 의원에게 부끄럽지 않은지 분노하고, 또 분노했다

김어준이 말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


▲ <김어준의 뉴스공장> 중 오프닝 멘트 ⓒ tbs

이런 많은 시민의 분노를 보고 있자니 같은 날 아침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어준 총수가 고 노회찬 전 의원을 떠올리며 했던 오프닝 멘트가 떠올랐다. 김 총수의 발언은 조용하고 차분하게, 끝까지 예의를 다해 작별을 고했던 손석희 앵커와는 반대의 방식이었다. 그는 분노했고 또한 뜨거웠다.

김 총수는 선거가 끝났으니 노회찬 전 의원 생전에 지인 한 사람의 자격으로 한마디를 하겠다고 시작했다. "아무리 선거가 정치인들에게 사활적 행사라고 하지만 자신을 변호할 수 없는 망자에게 그렇게 함부로 행패 부리는 것이 사람으로서 함부로 할 짓"이냐고 물었다.

그는 오세훈 전 시장의 노 의원 관련 발언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항변하는 자유한국당을 가리키며, '때와 장소의 사회적 맥락 속에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지켰는지'를 비판했다. '그 선을 넘는 순간, 사실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예의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오세훈 전 시장이 고 노회찬 의원에 대해 '돈 받고 목숨 끊은 사람'이라고 발언한 것도 선거판에서나 가능한 언사죠. 그리고 그 발언을 문제 삼는 이들에게 사실과 부합하는 거라고 항변을 합니다.
...
'박정희 대통령이 밀실에서 젊은 여성들에게 접대받다 총맞아 죽었다'고 박 전 대통령 연고지에 가서 소리 지르면 사실 관계는 딱히 틀린 것이 아니라며 고개를 끄덕끄덕 하고 말 것인가."

김어준 총수다운 일갈이었다. 상대방의 저열한 정치적 공세에 맞서 속 시원하게 할 말을 다 하고야 마는 그의 발언. 점잖고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엘리트적 강박관념을 벗어던진 날 것의 언어로서, 손석희 앵커와 또 다른 카타르시스를 주었다.

누가 무슨 자격으로 고 노회찬 의원을 욕할 수 있단 말인가. 그는 누구보다 인간적이었고 따뜻했으며, 누구보다 정의롭고 청렴했다. 권력을 쥐면 범죄도 유희가 되는 작금의 시대에서 누가 그를 언급하며 염치를 논할 수 있는가.

손석희의 '앵커 브리핑'과 김어준의 '김어준 생각'은 노회찬을 기리는 우리 모두의 한마음이다. 비록 누군가가 폄훼할지라도 그는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남아 시대의 등불이 되어 줄 것이다.

문득 궁금해진다. 노회찬 의원이 살아있었다면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해 침묵과 분노 외 어떤 유머와 재치로 대응했을까? 그가 그리운 4월이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19년 4월 13일, 토 10:4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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