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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족/통일
 
North Korean busband in favor of his wife' reinstatement 041019
아내 복직 찬성하는 북한 남편... 그 이유가 신기하다
[신은미의 북한 이야기 - 신의주에서 평양까지 ⑤] 사고방식의 중심엔 '조국'이 있더라



▲ 수기치료를 받은 뒤 평양친선병원 마당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 신은미

(로스앤젤레스=오마이뉴스) 신은미 기자

'짝퉁' 옥류관 냉면을 맛보다

2017년 5월 19일, 오늘은 둘째딸 설향이네 집에 가는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평양친선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다. 지압인 수기치료를 받고 나면 몸이 나른해져 바로 움직이기가 불편하다. 떠나기 전 병원 앞마당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경미가 설향이에게 오후 3시쯤 가겠다고 전화를 건다. 그러더니 전화기를 두 대씩이나 들고 어디론가 문자를 보낸다. 경미에게 농담삼아 묻는다.

"무슨 보고를 그렇게 열심히 해?"
"하하, 세대주(남편)한테 보고합니다. 전할 말이 있는데 지금 근무 중일테니 문자 보내는 거야요."

일하는 중에도 틈틈히 부부가 대화를 한다.


▲ "짝퉁 옥류관" 쟁반국수. 맛은 좋았다. ⓒ 신은미

점심을 먹으러 옥류관에 갔다. 그런데 옥류관이 쉬는 날이란다. 마침 옥류관 바로 맞은편에 냉면 전문 외화식당이 있다. 이곳은 다른 외화식당과는 달리 손님들로 꽉 차 있다. 옥류관이 문을 닫는 날 평양에서 제일 바쁜 식당이란다. 이 식당에서 훈련받은 직원들이 옥류관으로 가기도 한단다. 말하자면 '짝퉁 옥류관'인 게다.

쟁반국수를 주문했다. 괜히 색깔부터 옥류관하고 다른 느낌이다. 그러나 맛의 차이는 못 느끼겠다. '짝퉁'도 이 정도면 아무 문제 없겠다. 사실 북한에서 먹는 냉면은 어디서 먹든 맛에 있어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늘 내 입에는 한결같이 맛있다. 한그릇을 국물까지 깨끗이 비우고 설향이네 집으로 향한다.

설향이를 찾아서


▲ 설향이네 가는 길. 평양의 도심 모습. ⓒ 신은미

2015년 10월, 설향이를 마지막으로 봤을 때, 설향이 배가 잔뜩 불러 있었다. 그후 출산한 뒤 아기 이름을 '찬영'이라 지었다면서 사진과 함께 연락을 해왔었다. 이제는 찬영이가 제법 컸을 테니 누구를 닮았는지 분별할 수 있겠지 싶다. 무척 궁금하다.

오늘은 설향이네서 회덮밥을 만들어 먹을 예정이다. 왜냐하면 북한의 식당 메뉴에서 회덮밥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수퍼마켓으로 갔다. 생선부에 와 보니 대부분 냉동 생선이다. 수족관에 '용정어'라는 활어가 있는데 아무리 봐도 민물생선 같다. 낚시꾼인 남편이 보더니 '향어' 또는 '이스라엘 잉어'라고 불리는 민물고기란다. 경미에게 물었다.

"경미야, 저 용정어를 회로도 먹을 수 있니?"
"물론입니다. 용정어는 송어, 잉어, 철갑상어와 함께 우리 인민들이 아주 좋아하는 회입니다. 용정어회는 살아 있는 것을 먹어야 합니다."

내가 걱정하는 건 기생충이다. 특히 민물고기회는 디스토마라는 치명적인 기생충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걸 예전 학교에서 배운 적이 있다. 어차피 북한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구충제를 먹으니 큰 걱정은 없다. 북녘 동포들이 즐기는 생선이라니까 망설임 없이 살아 있는 용정어를 사서 설향이네 집으로 간다.


▲ 수양손자 찬영이, 그리고 설향이, 설향이 남편과 함께. ⓒ 신은미


▲ 수양손자 찬영이의 성장앨범을 보면서. 아래 사진은 찬영이의 돌사진. 우리네 돌사진과 꼭 같다. ⓒ 신은미

아기를 안고 기다리고 있던 설향이. 나를 보자마자 인사와 함께 찬영이를 내게 안겨 준다. 내가 낮설어 엄마 가슴으로 파고 든다. 엄마를 많이 닮았다. 커가면서 아빠의 굵직굵직한 윤곽을 더하면 미남이 될 게 분명하다.

설향이는 내게 찬영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의 모습을 담은 앨범을 보여준다. 친정 부모, 시부모, 친척, 친구들, 동네사람들 모두 새 생명의 탄생과 성장을 축복하며 함께 기뻐하는 사진들. 설향이의 생생한 사진 설명에 나 역시 그 시간 속 한 부분을 파고 들어가 미소를 짓게 된다. 앨범 속의 사진 한 장에 유난히 내 눈길이 머문다. 찬영이의 돌 잔치상이다. 아기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만물이 상 위에 올려져 있다. 바로 우리네 돌사진이다.

"생기는 대로 애를 낳겠다"고?

남편이 생선을 다듬고, 나는 회덮밥에 들어갈 야채를 준비한다. 설향이가 옆에서 수첩과 펜을 들고 뚫어지게 관찰한다.

"설향아, 적을 것도 없어. 세상에 이처럼 간단한 음식도 없어."
"기렇네요. 재료와 양념만이라도 적어 놓겠습니다. 남조선 동포들은 회를 이런 식으로도 요리하네요."
"여기서 식당에 갈 때마다 회덮밥을 찾았는데 이제까지 보지 못했어. 그래서 오늘 회덮밥을 준비했어. 회덮밥은 바다생선으로 만드는데 민물생선으로는 나도 처음 만들어봐. 오늘 찬영이 아버지가 회덮밥을 먹어보고 좋아하면 다음에 만들어주렴."


▲ 난생처음 민물고기회로 회덮밥을 만들고 있다. 우리가 사용한 용정어는 북녘 동포들이 좋아하는 민물고기라고 한다. ⓒ 신은미


▲ 민물고기회로 만든 회덮밥 시식을 앞두고. ⓒ 신은미

모두들 용정어 회덮밥을 좋아한다. 설향이도, 경미도 꼭 만들어 보겠단다. 다행이다. 설향이에게 물었다.

"아기는 앞으로 몇이나 더 갖고 싶어?"
"생기는 대로 낳갔습니다."
"다음엔 딸을 꼭 낳아. 내가 여기에 손자들만 있고 손녀가 없잖아."
"하하, 기러지 않아도 다들 다음엔 딸을 낳으라고들 하십니다."

"이제 '조선국제려행사'는 완전히 그만둔 거니?"
"아닙니다. 언제든지 원하면 복귀할 수 있습니다. 찬영이가 어느 정도 자라서 지금 생각 중에 있습니다."

"아니, 생기는 대로 낳겠다면서 애들은 어떻게 하구?"
"탁아소에 맡기면 됩니다. 다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엄마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중요한데, 기게 좀 마음에 걸립니다. 기래서 애들이 많아지면 집을 자주 비우는 안내원은 힘들갔고..."

얘기를 듣고 있던 설향이 남편도 설향이의 복직을 찬성한다. 영어 전공인 설향이의 어학능력을 걱정한다고.

"외국어는 계속 사용하지 않으면 잊어버린단 말입니다. 지금 나라에선 대대적인 외국 관광객 유치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자(이제) 외국 관광객들이 더 늘어날 테니 이들을 안내하는 통역 일꾼들이 더 필요합니다.

지금 원산같은 데선 갈마반도 명사십리에 호텔, 식당을 비롯한 건물 백몇십 채가 일떠서고(세워지고) 있습니다. 외국어 통역 일꾼들이란 단시간 내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서... 설향이도 이를 잘 리해(이해)하고 있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확실히 생각하는 게 우리와는 다르다. 이들에겐 '국가의 정책'도 가정사를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 어제 만난 '미래과학자거리'의 공과대학 연구사도 "조국과 민족을 위해 공부한다"라더니...

개인주의 사회에서 살아온 나로서는 이해가 쉽지 않다. 내가 '공부를 왜 하는가' '애를 더 낳을 것인가 말 것인가'는 국가와 전혀 관계가 없고 이는 전적으로 내 자신의 개인적 사정이나 이해관계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생기는 대로 애를 낳겠다"는, 북녘의 사랑하는 나의 둘째 수양딸 설향이. 주렁주렁 아이를 낳고서 어떻게 직장생활을 할는지 걱정이다. 한숨을 내쉬며 설향이의 아파트를 나선다. 올해 안에 꼭 또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호텔로 향한다(이 약속은 미 국무부의 '미국시민(민간인) 북한여행 금지 조치'로 인해 이 글을 쓰고 있는 2019년 1월 현재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 설향이네 집을 떠나면서. 뒤로 설향이네 아파트 단지 놀이터가 보인다. ⓒ 신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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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짐: 2019년 4월 12일, 금 10:3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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