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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시간: (EST) 2019년 4월 25일, 목 12:29 am
[한국] 민족/통일
 
Interview with former Unification Minister Chung Se-hyun 021319
"이념 갈등으로 기득권 누린 자들, 한반도 평화 체제로 재편되면 설 자리 없을 것"
[인터뷰]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서울=뉴스앤조이) 박요셉 기자 =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2월 27일 베트남에서 만난다. 지난해 6월 12일 1차에 이어 8개월 만에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이다. 미국과 북한은 6·12 공동성명에서 △북미 간 새로운 관계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등을 합의했다. 두 정상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에 따른 구체적인 실무 조치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 주요 의제는 비핵화 조치다. 북한이 핵 리스트 신고, 영변 핵시설 폐기와 사찰단 수용,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폐기 및 검증 등을 제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미국이 비핵화 조치를 이끌기 위해 연락 사무소 개설, 대북 지원 재개, 종전 선언 등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6·12 공동 합의문을 어떻게 이행할지 구체적인 조치가 논의될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 조치뿐 아니라, 연락 사무소 개설과 종전 선언 등을 함께 거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반도가 비로소 전쟁 위협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동북아시아에 오랫동안 구축된 냉전 질서가 비로소 깨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정세현 전 장관은 2002~2004년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걸쳐 연이어 통일부장관을 지냈다. 남북 관계 개선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을 가동하는 데 핵심 역할을 맡았다. 그가 장관으로 재임한 기간은 남북 접촉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로 평가받는다. 남북대화만 95차례 이뤄졌고, 남북 간 합의가 73개 체결됐다.

그는 현재 한반도평화포럼·한겨레통일문화재단·평화협력원에서 이사장을 맡고 있다. 대북 전문가로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해법을 세상에 내놓고 있다. 지난해만 <정세현 정청래 함께 평양 갑시다>(공저, 푸른숲), <담대한 여정>(공저, 메디치미디어), <한반도 특강>(공저, 창비) 등을 출간했다.

정세현 전 장관을 2월 7일 서울시 서초구 평화협력원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한반도를 둘러싼 판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변화하기 시작한 시기를 지난해 평창 올림픽에 두지 않았다. 1988년 7·7 선언, 1991년 남북 기본 합의서 이후 남북이 서로 체제를 인정하고 상호 협력하는 관계를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 개신교, 특히 보수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북한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현 정부를 좌파 정부라고 비방하며 북한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북한의 변화는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속임수이며, 북한은 적화통일이라는 야욕을 숨긴 채 지금도 미국과 전 세계를 기만하고 있다고 말한다.

정 전 장관은 이들이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한 채 옛 시각에만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했다.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면, 20세기 초 신문명·신질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국제 질서 재편을 읽지 못해 서구 열강에 끌려다닌 전철을 다시 밟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과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북미 정상회담 주요 과제
종전 선언, 북미 연락소 설치, 핵 신고
1980년대 유럽 냉전 구조 해체 이후
북한도 남북 관계 입장 변화


- 2차 북미 정상회담이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어떤 의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하는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미국은 세 가지 과제를 떠안았다. 북한과 미국의 새로운 관계,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다. 1차 정상회담에서는 무엇을 할 것인지를 놓고 합의했다면, 이번 2차 회담에서는 이를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1차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미국 관료들은 8개월 동안 합의 사항을 어떻게 이행할지 논의해 왔다. 그런데 이들이 상대에게만 선先행동을 요구하다 보니 원활한 협상이 이뤄지지 못했다. 보다 못한 트럼프 대통령이 관료들에게만 일을 맡겨서는 안 되겠다며 직접 다시 나선 것이다.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 친서가 오간 것도 이런 배경이 있다.

미국은 지금까지 비핵화 조치만 언급해 왔다. 그런데 최근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로소 연락 사무소 설치와 종전 선언 등을 거론했다. 긍정적인 신호다. 연락 사무소는 북미 관계 개선의 입구이고, 종전 선언은 평화협정의 출발이다. 북한의 핵 신고는 한반도 비핵화의 시작이다. 영변 핵시설 등을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그것은 미국이 어떤 안을 내놓느냐에 달린 문제다.

세 안건이 모두 중대한 사안이고, 동시에 진행하기도 어렵다. 결국에는 무엇을 선행하고 무엇을 후행할지, 어떤 단계를 거치며 합의를 이행할지 논의가 필요하다. 트럼프는 역대 미국 전임 대통령과 달리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풀려고 한다. 우리에게는 좋은 기회다.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면 한반도가 비로소 전쟁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 지난해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달라지고 있다. 연이어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치뤘다. 이런 흐름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미시적으로는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이어서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된 것처럼 보인다. 이후 7~8개월간 남북 관계나 북미 협상이 정체됐다가 올해 들어 새로운 움직임이 시작됐다.

그런데 다른 관점에서 보면, 2차 세계대전 이후 동북아시아에 구축됐던 냉전적 국제 질서가 이제 끝날 때가 됐기 때문에 트럼프나 김정은 같은 사람이 나타났다고 말할 수 있다.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고, 말기에는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징후가 보이는 법이다. 국제 질서도 영구불변하지 않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냉전 질서는 45년 만에 깨졌다. 1989년 12월 열린 미소 정상회담, 이른바 '몰타 회담'에서 미국 아버지 부시와 소련 고르바초프가 만나 유럽 냉전 구조를 해체했다.

한반도는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 기회가 있었다. 노태우 정부가 1988년 7·7 선언을 했을 때다. 노태우 대통령은 남한이 소련·중국과 수교할 테니 미국과 일본은 북한과 수교해, '투 코리아(두 개의 한국)'로 가자고 제안했다. 우리는 성공했지만 미국은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동북아 냉전 구조가 절반만 깨진 것이다. 이후 약 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남은 절반의 냉전 구조가 이제 붕괴될 수밖에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 북한과 미국의 내부 요인도 있을 것 같다.

고르바초프가 1989년 아버지 부시를 만나 더 이상 미소 경쟁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소련이 미국과의 경쟁을 의식한 나머지, 우주 개발, 군사경제에만 전념하고 인민경제는 주저앉게 만들었다고 반성했다. 이를 그대로 뒀다가는 러시아도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냉전 구조 해체라는 큰 결단을 내린 것이다.

비슷한 상황이 반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북한도 남한과 체제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무지하게 노력했다. 과도한 군비 투자를 감행했다. 인구 2500만에 병력을 115~120만 명까지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지구상에 어디 있나. 17~27세의 젊은 남성은 최고 양질의 노동력을 갖고 있는데, 이들을 엉뚱한 곳에 쓰니까 인민경제가 나아질 수 없었던 것이다. 김정은도 이런 상태를 내버려 뒀다가는 자신의 권력뿐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조선노동당이 모두 없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하고 협상에 나섰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전임 대통령처럼 일반적인 절차를 거쳐서 대통령이 된 인물이 아니다. 오바마, 부시, 클린턴 모두 소위 정치인으로서의 스펙을 바탕으로 대통령에 올랐다. 그러나 트럼프는 예외다. 그렇다 보니 정치권과 언론에서 트럼프를 비판한다. 트럼프에게 북핵 문제 해결은 국내 견제를 극복하기 위한 정치 수단이다. 역대 대통령이 할 수 없는 성과를 이루어, 국내 정치 공세에서 살아남으려는 것이다.


▲ 정 장관은 북한이 1980년대 말부터 남한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지난해 1차 남북 정상회담 모습. 사진 제공 청와대

"보수 단체, 과거 북한 모습에 사로잡혀
역사 흐름 인정하지 않아
핵으로 적화통일? 현실성 없어"


- 북한의 변화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국내 경제를 살리기 위해 남한과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 뉴스에서 한 국회의원이 비핵화를 이루기 전에 종전 선언은 절대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종전 선언이 있어야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고, 그래야 비핵화를 완성할 수 있다. 북한은 평화가 보장될 때까지 핵을 완전히 없애지 않을 것이다. 종전 선언이 이 모든 과정의 시작인데, 이런 과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보수 언론이나 정치인들이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모르거나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 이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냉전 구조와 이념 갈등을 기반으로 기득권을 누려 왔다. 이제 국제 질서가 새롭게 재편되면 이들이 앞으로 설 자리는 없어질 것이다.

평화협정 체결 이후 주한 미군이 감축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미군뿐 아니라 우리 군대도 감축해야 한다. 북한 군대는 훨씬 더 많은 숫자를 줄여야 한다. 평화 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전쟁 발발 가능성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필요 이상으로 병력과 장비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상호 간 군비 감축이 이뤄지기 마련인데, 어째서 우리만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북한을 무조건 의심하는 사람들은 과거 자신들이 경험한 북한의 모습에 완전히 사로잡혀 있다. 이들은 북한이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전 세계를 속여 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시키고, 핵으로 남한을 공산화할 것이라는 논리를 펼친다.

핵은 어느 국가도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는 전략 자산이다. 미국이 1945년 8월 일본에 사용한 게 유일하다. 이후 미국을 포함해 소련·중국·영국·프랑스 등 어떤 국가도 핵을 사용하지 않았다. 핵은 그야말로 공포의 균형을 이루면서 자국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러시아도 1980년대부터 상호 군비 감축이라는 원칙 아래 핵을 줄이고 있는 추세다. 핵으로 한반도를 적화통일하겠다는 주장은 현실성 없는 이야기다.

- 한국 개신교, 특히 보수 성향을 띤 대형 교회에서는 북한을 협상 대상이 아니라 심판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보수 개신교인들에게는 남북 관계가 일종의 신념의 문제이기 때문에 쉽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반도 정세나 북미 관계가 지금보다 더 개선된다 해도 이분들은 이전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신앙을 바탕으로 고착화한 신념을 하루아침에 바꾸려고 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과욕이 아닐까 싶다. 세상이 바뀐다고 아무리 말해도 믿고 싶지 않을 것이다.

자기가 디디고 서 있는 곳이 점점 녹아내리고 있는 얼음판인 줄도 모르고 만고불변의 단단한 흙덩이인 줄 아는 반대론자들은, 절대로 생각을 고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어도 남북이 화해하고 협상하기를 바라는 많은 사람의 염원과 노력이 결국에는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 생각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퇴임 이후 여러 대학에서 강연했다. 그때마다 학생들에게 이렇게 주문했다. "여러분은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겸비하라." 그리고 "망원경적 시야와 현미경적 시각을 겸비하라"는 말도 남겼다. 그러니까 북한이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서생적 문제의식과 현미경적 시각만 갖고 있는 거다.

이분들이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가 있긴 한다. 옛날 북한은 정말 고약했다. 1980년대 중반까지도 북한은 남한을 어떻게 공산화할지 고민했다. 그런데 1980년대 후반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동유럽에 이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동독 민심이 서독에 휩쓸려 들어가고, 소련이 과거에 무력으로 찍어 누르던 이민족 국가들을 연방에서 풀어 줬다.

이를 목격한 북한도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다. 이때부터 남한을 공산화하려는 생각을 포기하고 거꾸로 남한에 체제를 보장받아야겠다고 태도를 고쳤다. 1991년 12월 총리급 회담에서 체결된 남북 기본 합의서가 그 결과다. 1장부터 남북 상호 인정과 존중을 강조하며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 흐름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마 최근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 일부 보수 개신교는 북한이 핵으로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 한다고 믿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북한 주민, 생존권 보장 시급
보수 개신교, 인권 논하려면 대북 지원 먼저"


- 보수 개신교 단체들은 미국과 남한 정부가 북한의 인권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권은 인류 보편 가치다. 누구도 인권을 유린해서는 안 된다. 인권은 산업혁명 이후 새로 등장한 개념이다. 중산층이라는 계층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이들이 자신들을 전제군주로부터 지키기 위해 인권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한국의 인권 발달사를 봐도 1960년대까지 인권 개념을 찾기 어렵다. 1970년대 경제가 활성화하고 국민소득이 오르면서, 의식 있는 사람들이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인권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노동자나 정치인이 인권을 유린당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했기 때문이다.

북한 인권을 외치는 사람들은 이렇게 비판하곤 한다. 군사정권에서 인권을 위해 싸웠던 진보 진영 사람들이 왜 북한 인권 문제에는 관심을 갖지 않느냐고. 나는 그들에게 거꾸로 묻고 싶다. 군사정권에서 인권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철저히 무시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왜 그렇게 북한 인권에만 혈안이냐고.

우리는 1인당 GDP가 약 3만 불인 시대를 누리는 반면, 북한은 1200불에 불과하다. 비극적인 이야기지만, 북한은 평양시에 거주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많은 주민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북한 인권을 말하기 이전에 먼저 이들의 생존권을 보장해 주는 게 우선이다.

특히 보수 개신교 단체에서 인권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알고 있다.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늘릴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 달라고. 북한 인민들이 남한의 지원을 보면서, 우리도 더 나은 삶을 살아야겠다고 각성할 수 있도록 도왔으면 좋겠다. 대북 지원도 하지 말자고 하면서 인권 개선을 운운하는 건 앞뒤가 안 맞다.

- 통일을 보는 시각도 세대마다 다르다. 기성세대는 통일의 당위성에 동의하지만, 젊은 세대는 굳이 통일이 필요하냐는 입장이 강하다.

여러 언론이 통일의 당위성을 주로 강조하는데, 젊은 세대에게 이런 말은 통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통일의 당위성보다 '유익성'을 먼저 얘기해야 한다. 남과 북이 통일되면 우리 모두가 잘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줘야 한다.

일부 학자는 남북통일에 많은 비용이 든다고 주장한다. 마치 우리 세금을 북한 주민들에게 나눠 줘야 하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이러한 주장은 1990년대 중반, 북한 붕괴론이 떠오르면서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붕괴 자체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엄연히 보면 동독도 붕괴했다고 볼 수 없다. 통일 과정에서 서독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펼치는 바람에 막대한 세금이 투입된 것이다. 미국 시장이 평가하는 통일 한반도의 가치는 다르다.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짐 로저스는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블루 오션이기 때문에 투자가치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통일 한국에서 하는 역할은 세금으로 북한 사람들을 부양하는 일이 아니다. 미국·중국·일본 등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국가가 북한 경제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길잡이 역할이다. 북한 경제가 중국·일본·미국에 예속하면 사실상 통일이 어렵다. 지금부터 남북 경제 공동체를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

북한은 사회주의가 지닌 한계 때문에 지금까지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들의 잠재력은 개성공단에서 근무해 본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보통이 아니다. 1970~1980년대 한국 사회가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처럼, 기회만 주어진다면 북한도 불같이 성장할 것이다.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지금의 10~20대가 미래 통일 한국을 이끌 주인이다. (본보 제휴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19년 2월 17일, 일 10:1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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