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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족/통일
 
What's the situation in NK for deepening economic sanctions? 020319
"경제제재 심해지는데 어때?" 북한 동포에 직접 물었더니
[신은미의 북한 이야기 - 신의주에서 평양까지 ③] 비교적 한산해진 '미래과학자거리'



▲ 평양 "류경안과병원". 한 북한 청소년이 진료를 받고 있다. ⓒ 신은미

(LA=오마이뉴스) 신은미 기자

남편, 북한 여행 '최악의 날'

2017년 5월 17일,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불편하고 팔에 통증이 온다. 식당에 가서 죽 한 그릇을 겨우 비웠다. 안내원 경미에게 오전에는 좀 쉬고 싶다고 말하니 어서 병원에 가잔다. '류경안과병원'이라고 새로 생긴 병원이란다. 경미는 어디론가 급히 전화를 건다.

내가 괜찮다고 해도 경미는 병원 구경도 할 겸 가자면서 병원에 대해 설명한다. 남편이 옆에서 "좀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그리고 무슨 볼 게 없어서 병원 구경을 하냐"라면서 그냥 호텔에서 쉬자고 한다. 나는 경미가 내 불편함을 걱정하면서도 병원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읽고 "가자"면서 호텔을 나섰다. 남편의 인상이 찌푸려진다.

병원은 안과종합병원으로 규모가 상당히 크다. 7~8층 되는 건물 두 개로 이뤄져 있다. 병원 바로 옆에는 짓다만 콘크리트 건물이 있다. 남녘의 한 교회가 지원해 심장전문병원을 건설 중이었는데 남북교류가 중단되면서 공사도 진척을 못 본 채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한다.

다행히 눈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 피곤해서 그런 것이라며 며칠이 지나도 통증이 계속되면 다시 오라고 한다. 심통이 잔뜩 난 남편이 "거 봐, 내가 뭐라 그랬어"라며 어서 대충 병원 구경을 하고 나가잔다.


▲ 필자가 찾은 평양 "류경안과병원". 소아안과 앞에서 북한동포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견학을 하게 되니 흰 가운을 줬다. ⓒ 신은미

그러나 북한에서는 외국인이 공공기관 내부를 개인적으로 돌아다니면서 구경할 수 없다. 물론 지나가다가 그냥 들어가 구경을 해도 큰 탈은 없겠지만 안내원은 기관 담당자에게 알려 꼭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한다.

'류경안과병원'의 홍보를 담당하는 직원이 흰 가운 세 개를 가져와 우리 일행에게 입혔다. 이후 병원의 역사를 설명해 주는 사적관으로 안내한다. 이를 예상하지 못한 남편의 얼굴이 찌그러질 대로 찌그러져 있다.

훌륭한 병원이다. 이런 현대식 병원이 북한 전 지역에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지금 북한의 의료 체제는 의약품과 의료 장비의 부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 제재에 의약품·의료장비는 예외인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다.

심지어는 진통제마저도 수입이 안 되는지 주민들이 중국 상인들로부터 약품을 산다고 한다. 그런데 이를 악용하는 일부 못된 중국상인들이 밀가루로 만든 가짜 진통제를 파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동포로서 분노와 슬픔이 동시에 몰려 온다.


▲ 김치공장 로비에 걸려 있는 대형 벽화. ⓒ신은미

병원 구경을 마치니 오후에는 김치공장 관람 일정이 잡혀 있다고 한다. 북녘 동포들의 표현으로 '쩡(쨍)' 하는 평양김치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경미가 일정을 잡았단다. 이 말을 들은 남편의 표정은 '돌아버릴' 것 같은 모양새다. 병원 구경에 이어 김치공장 구경을 간다니까 자기는 택시타고 호텔로 돌아가겠단다. 경미가 온 정성을 다해 남편을 설득한다.

공장 로비에 들어서니 정면에 김장 재료들을 그린 대형벽화가 있다. 사진찍기를 거부하는 남편의 팔을 억지로 끌어당겨 경미에게 촬영을 부탁한다. 어색한 포즈로 촬영에 임한 남편이 미소를 지었는지 경미가 "기래도 사진찍으니까 웃으시는구만요"라며 아주 좋아한다.

공장을 둘러보며 경미가 말한다.

"사실은 김치공장보다 집에서 김장김치 담그는 걸 보셔야 하는데 말입니다. 1톤, 2톤, 어떤 집은 3톤 담그는 집도 있습니다."

"뭐? 김장을 톤으로 담근다고?"
"네, 기렇습니다. 우리 조국에선 김장을 반년식량이라고 부릅니다."

"아니, 1톤이라니, 1톤이면 대체 몇 포기야?"
"뭐… 배추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고저 300~400포기 될 겁니다."

"그럼 3톤이면 1000포기를 담근다는 말인데 그런 집도 있단 말이야?"
"네, 식구 많은 집들은 기렇습니다. 오마니, 겨울에 꼭 한번 오십시요. 우리 집에도 오셔서 함께 김장 담가 보십시요."

그동안 북한을 아홉 차례 여행했지만 겨울엔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다. 다음엔 정말 꼭 겨울에 와 봐야겠다. 생각해 보니 우리도 예전엔 몇 백 포기씩 김장을 담글 때가 있었던 것 같다.

미리 그려보는 북한의 미래


▲ 평양 "미래과학자거리"에서. 2017년 5월 이곳 풍경은 예전에 비해 조금 한산해진 듯했다. ⓒ신은미

호텔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택시를 타고 지난밤 식사를 했던 '미래과학자거리'로 나선다.

대단한 거리다. 세련된 도시의 다운타운 같은 느낌이다. 이 거리를 1년여 만에 완공했단다. 족히 60층 정도 돼 보이는 한 건물은 꽃잎 모양이다. 여타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특유한 거리다.

(2019년 1월 1일 <로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신년사를 다루면서 관련 지면에 미래과학자거리를 비롯해 려명거리, 과학기술전당 등 평양의 주요 개발현장을 "적대 세력들의 제재 책동이 극도에 달하고 시련의 난파도가 겹쳐 드는 속에서 조선의 본때, 조선의 기상을 과시하며 일떠선 시대의 기념비들"이라고 소개했다. - 편집자주)

평양의 다른 곳 같지 않게 상점이나 식당에도 모두 큼지막한 간판이 걸려 있다. 흔하디 흔하던 거리의 구호도 이곳에선 거의 보이지 않는다. 순간 정치·사회·경제적으로 북한이 추구하며 나아가는 방향이 어떤 것인지 짐작을 해본다. 북한이 추구하는 미래의 모습이리라.


▲ 평양의 "미래과학자거리"의 밤풍경. ⓒ신은미


▲ 평양 "미래과학자거리"에서. 2017년 5월 이곳 풍경은 예전에 비해 조금 한산해진 듯했다. ⓒ 신은미

대부분의 건물은 아래층엔 식당·상점·영화관 등이며 윗층엔 주거용 아파트다. 건물과 건물 사이 여기 저기에 넓직한 휴식처도 만들어 놨다. 도로는 왕복 6차선인데 앞으로 차량이 늘어나면 조금 좁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인도가 상당히 넓어서 필요에 따라 왕복 8차선 정도는 쉽게 만들 수 있겠다. 경미에게 물었다.

"경미야, 이 아파트에는 주로 누가 살고 있어?"
"이 거리를 건설하기 전 이 지역에 살고 있었던 주민들이 우선이고, 김책공대 교원들을 비롯한 과학자들입니다."

농담도 곁들인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공대 교원이랑 결혼을 하는 건데 말입니다. 지금 조국에선 과학을 아주 중시합니다. 아이들도 커서 뭐가 되고 싶냐고 물으면 과학자 아니면 력기(역도) 선수라고 말합니다."
"력기 선수는 왜?"
"올림픽이나 세계 대회에서 력기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니까 말입니다."

아파트 안을 구경 하고 싶다고 말하니 다음날에 일정을 잡아보겠다고 한다.

심해지는 경제제재

오늘 많이 걸어서인지 며칠만에 처음으로 시장기가 돈다. 경미가 '장미원'이란 식당으로 가자고 한다. 가 보니 아래층은 일종의 사우나이고 윗층은 식당이다. 사우나장 욕조에는 모두 장미꽃잎이 하나 가득 떠 있다고 한다. 식당에서 주는 차도 장미꽃 차다. 남편이 한 모금 마셔 보더니 차에서 꽃냄새가 나서 싫다고 한다. 맥주부터 주문한다.

이곳 식당에도 손님이 별로 없다. 거의 텅 비어 있다. 전날 식당에서 느낀 대로 악화일로에 있는 북미관계의 영향을 받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 이런 한상차림이 한국돈으로 5만원이 채 안 됐다. ⓒ신은미

가격도 모두 낮춰 놨다. 광어 한 마리, 전복,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조개 , 대형 소라, 청포묵 등 안주와 맥주 그리고 따로 주문한 세 사람의 식사 모두 합해서 한국 돈으로 채 5만 원이 안 된다. 내가 마지막으로 평양에 갔었던 2015년 10월만 해도 이 정도 음식이면 한국돈 10만 원 정도는 지불해야 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경미에게 물었다.

"유엔과 미국의 경제제재가 더 심해지는데 사람들 생활에 영향은 안 끼치나?"
"아무래도 압박이 쎄면 힘들지 않갔습니까. 뭐 긴데 우리 조국이 경제제재 하루 이틀 받았나요. '미국놈들'이 그래도... 뭐 힘들면 힘든 대로 사는 겁니다. 뭐, 일 없습니다."

북녘 동포들은 외국인을 가리킬 때 나라 이름 뒤에 '사람' 또는 '인민'을 붙인다. 예를 들면 '스웨리예(스웨덴) 사람들' 또는 '스웨리예 인민들', '중국 사람들' 또는 '중국 인민들'. 그런데 '놈'자를 붙이는 나라가 딱 둘이 있다. 이 두 나라 사람들 외 어떤 나라 사람들에게도 '놈' 자를 붙이는 걸 들어보지 못했다. 바로 일본과 미국이다.

내일(2017년 5월 18일)은 첫 수양딸 설경이네 집에 가는 날이다. 설경이 아들 의성이도 그 사이 또 많이 컸을 테지. 호텔 방에서 설경이네 식구들에게 줄 선물을 주섬주섬 챙기다 잠자리에 든다.

(*신은미 기자: 이화여대 음대 졸업.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 음악박사. 전직 성악교수 이며 크리스찬 입니다. 국적은 미국이며 현재 켈리포니아에 살고 있습니다. 2011년 10월 첫 북한여행 이후 모두 9차례에 걸쳐 약 120여 일간 북한 전역을 여행하며 느끼고 경험한 것들 그리고 북한여행 중 찍은 수만 장의 사진들을 오마이뉴스와 나눕니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19년 2월 08일, 금 10:0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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