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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문화
 
Critical boook review: Christmas List 013019
내가 죽었다는 '오보'... 해프닝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서평] '크리스마스 리스트'


(서울=오마이뉴스) 김현자 기자 = 알프레드 노벨(1833~1896년)이 인류를 위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가 자신의 의도와 달리 전쟁에도 쓰여 많은 사람들을 죽게 하자 당시 여러 건설 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이던 자신의 발명품에 스스로 회의를 가졌다는 것. 마침 그의 동생 루드비히 노벨이 프랑스 칸에서 사망(1888년)했는데 한 신문사가 알프레드 노벨로 착각해 "죽음의 상인, 사망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는 것.

'그가 최단 시간에 더 많은 사람을 죽이는 방법을 찾아냄으로써 부자가 되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는 것. 뒤를 이어 비슷한 내용의 기사들이 줄줄이 터져 나왔다는 것. 이와 같은 자신의 부고 기사에 큰 충격을 받은 알프레드 노벨은 자신의 전 재산을 스톡홀름 학술원에 기증해 그 이자로 인류에 공헌한 사람들에게 포상하라고 유언장을 고쳐 썼다는 것. 인류 가장 영향력 있고 영예로운 노벨상은 이렇게 시작되었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노벨뿐일까. 유명한 사람들 중에는 이처럼 사실과 달리 죽었다는 소문에 휩싸이거나 부고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고 한다. 헤밍웨이도 두 차례나 사망 소식이 보도됐고 많은 기사들이 쏟아졌는데, 헤밍웨이는 모든 기사들을 스크랩 해 아침마다 샴페인을 마시며 자신의 부고 기사를 읽고 읽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습관적으로 펼친 신문 속 '나의 부고'


▲ <크리스마스 리스트> 책표지. ⓒ MBC C&I

<크리스마스 리스트>(MBC C&I 펴냄)는 '멀쩡하게 살아있는 한 남자가 자신의 부고를 접한 그 후'의 이야기다.

부동산 개발 등으로 짧은 기간에 많은 부를 축적한 부동산 재벌 제임스 키어(아래 키어)는 어느 주말, 습관적으로 펼쳐든 신문에서 자신의 부고 기사를 보게 된다. 친절하게도 자신이 세간의 이목을 한창 끌 때 자신의 기사에 실렸던 그 유명한 사진까지 곁들이고 있었다.

황당하고 씁쓸하긴 하나 대수롭지 않은 해프닝 정도로 생각한다. 살아오면서 그동안 종종 유명한 사람들의 사망 해프닝을 접하곤 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사망기사를 최초로 내보낸 신문사와 그 젊은 기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된다고, 월요일 아침 자신의 회사로 복귀하면 순식간에 끝날 것이라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죽음을 주변 사람들과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가 궁금해진다. 그래서 접속한 인터넷 게시판. 키어는 자신이 어서 빨리 죽기를 바라기라도 했다는 듯 자신의 죽음을 반가워하거나, 비난하거나, 자신을 돈밖에 모르는 악마로 이야기하는 수많은 댓글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만세! 악질 키어가 죽었단다!"
"차가 기둥을 박기 전에 심장마비로 죽은 거라며? 멈출 심장은 남아 있었나 보군"
"키어의 심장 자리엔 은행 금고가 들어앉아 있었을걸!"
"고인에 대한 예의를 왜 지켜야 하지? 키어는 산 사람에 대한 예의도 안 지켰는데"
"동감. 암 선고 받은 아내를 버린 놈이에요. 아내가 항암치료를 받은 첫날, 이혼하자고 했죠. 세상에 그런 놈이 어디 있습니까?"
"키어도 암으로 죽었어야 돼. 천천히, 아주 고통스럽게. 근사했겠지?"
"Hope17님. 믿든지 말든지 그건 님 자유지만, 키어의 유일한 삶의 목적은 돈이었어요, 누가 상처를 받든 누가 끝장이 나든, 돈만 벌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고요. 어제만 해도 그래요. 나이가 많은 어떤 사람의 땅을 차지하고 좋아하더란 말입니다. 내가 누구냐 하면요. 7년간 매주 그 양반과 스쿼시를 치던 사람이거든요" …. -73~75쪽.


게다가 이미 쏟아진 댓글들도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인데 여전히 많은 댓글들로 도배되고 있었다. 그는 댓글 역시 무시하면 될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 읽은 댓글들이 자꾸 떠오르는가 하면 새로 달릴 댓글이 자꾸만 신경 쓰여 무엇도 할 수 없는 지경이 된다. 이젠 더 이상 부고 이전의 키어로 돌아갈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는 사망 정정 보도 기사로 자신이 살아 있음을 세상에 알리거나,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고소해하며 비난한 자신의 직원을 해고하는 등의, 처음 가졌던 마음과는 달리 조용히 자신의 주변과 지난날을 돌아보게 된다.

그런 그에게 가장 큰 충격은 자신을 죽은 사람으로 만든 또 다른 제임스 키어의 장례식장이다. 자신의 죽음을 반가워하거나 욕하는 것과 정반대로 아쉬워하거나, 슬퍼하며 눈물 흘리는 사람들로 가득한 그런,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스쿨버스 운전수로 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배려를 베풀고 살았다는 그런 제임스 키어의.

크리스마스까지는 앞으로 3주. 키어는 비서 린다에게 부탁해 받은 '자신 때문에 삶이 망가진 사람들 리스트' 속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지난날 자신의 악행을 참회하며 용서를 구하고 보상하고자 한다. 그러나 첫 번째 집에서 심한 폭행을 당한 후 사나운 개에게 물려죽기 직전까지 간다. 게다가 이미 고인이 되어 용서받고 싶어도 영원히 용서 받지 못하는 괴로움까지...

부고 기사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다

소설은 크리스마스 이브의 어떤 풍경들로 끝난다. 사실 어찌 보면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줄거리다. 책 제목에 '크리스마스'라는 특정일까지 들어 있어서 크리스마스 관련 이벤트성 책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꼭 한번 읽어볼 책으로 소개하는 이유는 '삶과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제임스 키어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의 죽음을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의 호기심으로 찾은 장례식장에 몰려든 다양한 연령층의 수많은 사람들. 그들은 조문객들을 일일이 맞이하는 키어 부인에게 자신이 생전의 고인으로부터 입은 감사의 사연들을 들려주며 고인의 죽음을 슬퍼한다. 심지어는 오열하는 사람까지 있다.

사람들이 털어놓는 사연들. 그 중엔 스쿨버스 운전수였던 그가 한 장애인 아이를 배려함으로써 여러 아이들과 어울려 탈없이 자라게 해주었음에 대한 노부부가 흘리는 감사의 눈물도 있다. 친구들의 따돌림과 폭행 때문에 죽으려고 했던 자신을 어엿한 청년으로 자라게 해줬음에 고마워하는 한 청년의 사연도 있다.

그와 달리 주인공 제임스 키어는 지난 몇 년 동안 오직 돈만을 쫓아 수많은 사람들을 짓밟아 재기불능의 상태로 만드는 것으로도 모자라 그 가족들의 삶까지 망가뜨리고 말았다. 심지어는 자신 때문에 남편과 집을 잃은 어린 아이와 젊은 여인까지 거리로 내쫓고 말았다. 오직 남보다 더 많이 누리고자, 자신의 것을 조금도 축내고 싶지않아서였다. 그리고 누군가를 짓밟아 축적한 돈을 앞세워 또 누군가의 땅이나 집을 빼앗는 방법으로였다.

모범적이거나 헌신적인 이야기만 사람들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그릇된 행동이나 행적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얼마든지 삶의 어떤 지침이나 지표가 될 수 있다. 아마도 작가는 이름은 같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산 두 사람의 제임스 키어, 그들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독자들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싶은 것이다.

혹은 <지킬박사와 하이드> 속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우리에게는 선과 악이 공존하는데 마음 먹기(마음 씀)에 따라 천사도 될 수 있고 악마도 될 수 있다는 것을, 그것은 자신 스스로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 아닐까?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꿈꾸며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던 청년 제임스 키어. 사람들로부터 이용당하고 배신당하기를 되풀이 하며 가족을 먹여 살리고자 그와 같은 꿈을 버려야만 했던 제임스 키어, 아니 살아남으려면 더 독해져야만 했던 지난날의 키어. 소설이 거의 끝나갈 즈음 접하게 되는 키어의 이와 같은 사연도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한다.

이쯤에서 잠깐 상상해 보자. '어느 날 내가 죽는다면?'을. 아울러 돌아 보자.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물론 어떤 사람들에게 죽은 후 사람들의 평가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자. 과연 정말 그럴까?

십여 년 전 유서 미리 써보기가 유행한 적이 있다. 계기로 유서를 써본 사람들은 그로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고민했을 것이다. 보다 열심히, 그리고 진실하게 살자. 다른 사람들을 보다 배려하고 사랑하는, 그래서 보다 인간적인 삶에 동의했을 것이다. 그리고 다짐했을 것이다.

<크리스마스 리스트>는 이처럼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한다. 이것만으로도 이 소설은 얼마든지 읽을 필요가 있으리라. 그런데 줄거리만으로 어떻다 다 전하지 못하는, 평범해서 더 잊기 쉬운 뭉클한 감동의 사연들이 소설 곳곳에 있다. 그러니 누구든 한번쯤 읽는 것으로 직접 느껴보라고 권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19년 2월 02일, 토 3:5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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