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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경제
 
The man who became a king 013019
김정일처럼 행동하던 남자, 그가 대통령 집무실에서 한 일
[사극으로 역사읽기] tvN 월화 드라마 <왕이 된 남자>



▲ <왕이 된 남자>의 가짜 왕 하선(여진구 분). ⓒ tvN

(서울=오마이뉴스) 김종성 기자 = tvN 월화 드라마 <왕이 된 남자>의 가짜 왕 하선(여진구 분)은 진짜 왕 이헌(여진구 분)의 대역을 잘 수행하고 있다. 진짜 왕과 얼굴만 똑같을 뿐, 광대라는 직업으로 보나 살아온 환경으로 보나 진짜 왕과 너무나 판이했었다. 그런데도 시간이 더해 갈수록 진짜 왕을 거의 그대로 연기해내고 있다.

이따금 실수할 뻔한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조 내관(장광 분)이 "저 분은 ○○이옵니다"라고 얼른 귀띔해 주곤 한다. 그에 맞춰, 하선도 적절히 연기한다. 타고난 연기력에 조 내관의 조력이 더해진 결과로, 그는 대역을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다.

그런데 딱 한 사람 앞에서는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한다. 바로 중전 유소운(이세영 분)이다. 하선은 왕비 앞에서는 좀 미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본인의 진심을 살짝 얹어 이헌의 모습을 연출할 때가 없지 않다.


▲ 중전 유소운(이세영 분). tvN ⓒ tvN

중전은 남편한테서 차가운 느낌을 받으며 살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갑자기 따뜻한 느낌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연애 혹은 신혼 생활을 하는 것처럼 가슴 설렘을 느낄 때가 있다. 이렇게 된 것은 그 '불충한' 하선이 자기 감정을 실어 연기하기 때문이다.

궁궐이 아니라 밖에서 만났다면, 하선은 분명히 중전에게 이성적으로 다가가려 했을 것이다. 그런 이상형을 임금 대 중전으로 만났으니, 하선으로서는 가슴 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러니 중전이 남편한테서 색다른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지난 21일 방영된 5회 마지막 부분에서 하선은 드디어 사고를 쳤다. 서재에 앉아 눈을 감고 있을 때였다. 왕비가 살며시 들어와 하선을 보더니, 최근의 마음 속 감정을 독백으로 고백하다가 갑작스레 하선의 입술에 얼굴을 들이댄 것이다.

그런데도 하선은 가만히 있었다. 자는 척하면서 입맞춤을 받아들였다. 진짜 왕이 그것까지 대신 하라고 맡기지는 않았을 텐데도, 하선은 피하지 않았다. 대역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과거 일본에선 꽤 흔한 일이었던, 지도자 대역


▲ 진짜 왕 이헌(여진구 분). ⓒ tvN

지도자의 대역을 앞세우는 일이 옛날 일본에서는 꽤 흔했다. 일본열도가 전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던 센고쿠시대(戰國時代)에는 특히 그랬다.

일왕(천황)이 힘이 없고 제후들의 상호 항쟁이 심했던 이 시대는 대략 1467년경부터 1573년까지다. 조선으로 치면 제7대 세조(수양대군)부터 제14대 선조까지다. 임진왜란(1592~1598년) 직전의 약 100년간이 일본에서는 센고쿠 시대였다. 이 시기의 혼란을 수습하고 그 여세를 몰아 도요토미 히데요시(풍신수길)가 일으킨 사건이 바로 임진왜란이다.

전란이 많다 보니, 이 시절의 일본 제후들은 신변 안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내세운 게 카게무샤(影武者)라는 대역이다. 카게무샤는 말 그대로 하면 '그림자(影) 무사(武者)'다. 진짜 무사처럼 대역을 수행하는 모습을 그렇게 표현했다.

카게무샤를 여럿 둔 제후들도 있었다. 일례로, 도쿄 부근의 가이노쿠니(甲裴國)의 제후였던 다케다 신겐(1521~1573년, 武田信玄)은 자기와 똑같은 복장을 한 카게무샤를 세 명이나 두었다. 이 대역들은 각종 행사나 전투에서 다케다 신겐의 모습으로 군중한테 모습을 나타내곤 했다.


▲ 다케다 신겐.ⓒ 위키백과(퍼블릭 도메인)

신분 구분이 엄격한 탓에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거리 간격을 유지해야 하는데다가 하층민이 귀족의 얼굴을 함부로 쳐다보기 힘들었으니, 복장만 똑같이 갖춘다면 얼굴이 달라도 얼마든 카게무샤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김정일의 일거일동을 분석하고 똑같이 연기

조선왕조도 다르지 않다. 실제의 광해군이 <왕이 된 남자>에서처럼 대역을 고용하고자 했다면, 얼굴이 똑같은 사람을 내세울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임금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으니, 최측근들의 협조만 얻어낸다면 대역을 내세우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꼭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살짝' 유사한 일이 대한민국 시대에도 있었다. 한국 정부도 국가수반의 대역을 쓴 일이 있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쓴 대역은 한국 국가수반이 아니라 상대방 국가의 수반이었다. 북한 전문가인 정창현 <민족 21> 대표이사가 쓴 <남북정상회담-한반도와 동북아를 움직이는 선택>에 이런 대목이 있다. 아래 글의 시점은 2000년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전 세계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직제와 공무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김정일 대역이라는 보직이었다. 공무원 직제표에 등재된 그의 직함은 상근위원 또는 자문위원 같은 두루뭉실한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그의 업무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체화(體化)하는 것이었다. 그의 업무는 김정일처럼 말하고 김정일처럼 생각하고 김정일처럼 행동하는 것이었다."

김달술 전 중앙정보부 북한국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9일 전인 6월 6일 오후 2시부터 대통령 집무실에서 열린 모의 남북정상회담 때 그는 김정일 위원장의 대역을 맡았다. 실제의 남북정상회담처럼 배석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이뤄진 이날 모의회담에서, 김달술 전 국장은 김대중 대통령 앞에서 김정일처럼 말하고 행동해서 김 대통령의 실전 감각을 높여 주었다.

김 전 국장의 하루 일과는 북한 신문과 텔레비전을 보면서 김정일의 일거일동을 분석하고 똑같이 연기하는 것이었다. 대통령 앞에서 김정일과 똑같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해야 했으니, 그의 부담은 <왕이 된 남자>의 하선보다 당연히 훨씬 컸을 것이다. '주석이 된 남자'가 돼야 하는 그의 업무는 1970년대에 시작됐다.

"당초 그의 업무는 김일성 주석의 대역이었다. 그는 지난 1970년대 중반부터 김일성 주석 닮기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1994년 7월 8일 김 주석이 사망하고 김정일 위원장이 권력을 장악하자, 그의 업무도 김정일 위원장으로 바뀌었다. 실제로 그는 6년 전(2000년 기준으로) 김일성 주석과 정상회담을 벌이려던 김영삼 대통령을 상대로 청와대에서 김일성 주석 역할을 하기도 했다."
-위의 책.

'주석이 된 남자'와 비교할 때 '왕이 된 남자' 하선은 여러 면에서 행운을 누리고 있다. 왕을 노리는 자객의 칼을 맞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쌍둥이처럼 똑같은 외모를 갖고 있으니 대역을 수행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50점은 따고 들어간 셈이다.

거기다가 하선은 중전과 야릇한 '썸'까지 타고 있다. 진짜 왕이 시키지 않은 일까지 알아서 하고 있는 것이다. '주석이 된 남자'나 카게무샤들이 볼 때는 아주 이상적인 아르바이트로 비쳐질 수도 있겠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19년 2월 02일, 토 3:3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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