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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Worship service from below 012319
아래로부터의 예배
[열린창] 교회-기업의 죽음을 맞이하며





(서울=뉴스앤조이) 이정철 교수(퍼시픽종교신학대학원)

예배 공동체에 대한 기억

11년 전 미국의 한 한인 교회를 섬겼다. 맡은 사역은 청년들이 많은 모임을 섬기는 일이었다. 특별히 이 모임은 청년부라는 말을 쓰지 않고, '청년닷컴'이라는 자신들이 만든 이름을 사용하였다. 이 사안이 특이한 까닭은 첫째, 이 모임은 연령으로 분류된 부서가 아니며, 둘째, 특정한 예배를 중심으로 모이는 '예배 공동체'라는 데 있었다.

이들은 주일 저녁 예배를 직접 준비하고 섬겼다. 따라서, 누군가가 청년닷컴이라 하면 그것은 해당 교회의 청년 연령에 있는 교인을 이르는 말이 아니라, 이 특정한 예배에 공동체적 소속감을 갖는 구성원을 뜻하는 말이었다. 즉, 여타의 교회들과 같이 부서가 먼저 있고, 부서를 위한 예배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예배가 먼저 있고, 예배를 중심으로 모인 공동체가 있었던 것이다.

이 예배 공동체는 '교회 안의 교회' 모델을 표방하였다. 재정·행정·목회가 (일정의 연관성과 선교적 후원의 관계는 당연히 갖고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모교회로부터 독립되어 있었다. 이러한 '교회 안의 교회' 구조는 규모가 있는 미주 한인 교회의 영어 사역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한어 공동체로서는 많이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청년닷컴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연령을 기준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이 공동체가 만들어 나아가는 주일 저녁 예배에 참여하고, 성도의 교제를 나누는 이들에게 주어졌다. 따라서 그 안에는 고등학생에서부터 40대에 이르는 다양한 이들이 연령이나 다른 어떠한 배경에 관계없이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다.

청년닷컴의 철학은 기존의 고정관념과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한 생각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것이 바로 이들의 예배 시간이었다. 이들의 주일예배 시작 시간은 저녁 7시 14분이었다. 따라서 그 이름도 714Worship이었다. 교회의 실천에는 우리가 묻지 않고 따르는 무수한 형식과 전통이 있는데, 그러한 부분에 질문을 던지고자 하는 신학을 예배 시작 시간을 통해 상징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던 것이었다.

그 밖에 외형적으로는 전통 한인 교회의 예배를 벗어나는 노력이 많이 있었다. 예배 시작 전 교회 로비는 하나의 커피숍처럼 변했고, 삼십 분 전부터 이미 수십 명의 청년이 모여 커피를 마시며 교제를 나누었다. 청년들은 예배를 절기와 주제에 따라, 혹은 특별한 절기적 이유 없이, 춤·영상·노래·간증 등을 이용한 다양한 순서를 준비했다. 따라서 예배 순서는 (큰 골격은 유지하였지만) 매주 조금씩 달라지곤 했다. 목사님은 강단에서 청바지를 즐겨 입었고, 전동 스쿠터를 타고 예배에 입장하기도 하였지만, 성찬과 세례가 수시로 이루어졌다. 설교 또한 자유로이 단상을 거닐며 이루어졌고, 어떤 날은 두 사람의 대화로 설교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다채롭고 현대적인 예배의 구현이 단순히 유행을 따르거나 이벤트적 시도이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대부분 구성원들의 공동체적인 회의와 준비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항상 주일 오후에는 예배를 준비하는 이들의 모임이 있었는데, 이 모임은 매우 열린 모임이었다. 참여가 정해진 스텝들이 있었지만, 누구라도 원하면 함께 앉아 참여할 수 있었고, 실제로 그런 일들은 매우 빈번하게 일어났다.

회의는 항상 열정적인 토론과 대화를 포함했고, 그 안에서 직분이나 나이에 따른 위계는 매우 희미하게 존재할 뿐이었다. 공동체의 중심에 예배가 있었기 때문에, 주 중에 있었던 그룹별 모임이나, 아니면 개인적인 만남 사이에서도 예배에 대한 아이디어와 의견 교환은 수시로 이루어졌고, 그러한 내용은 예배 준비 회의까지 자연스레 전해졌다. 종종 예배 순서의 일정 부분은 열린 결말로 끝났다. 큰 흐름은 정하지만, 어느 한 공간은 "성령님의 인도하심대로"라는 문구로 열려진 채 회의가 끝나는 일이 다반사였다.

청년닷컴은 외형적으로 매우 성공적인 목회였다. 20여 명으로 시작하여 3~4년 만에 150여 명으로 성장하였으며, 지역에서는 가장 유명한 젊은이들의 모임이 되었다. 성장에는 많은 요소가 부가적으로 존재하였지만, 청년닷컴의 특별한 매력은 누구든지 참여가 가능한 열린 구조라는 데 있었다. 모든 공동체 구성원은 자발적으로 예배를 중심으로 모였으며, 자유롭고, 창의적이며, 헌신적으로 예배를 섬겼다. 따라서, 이 공동체의 예배 안에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가득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변화의 이야기들을 잘 알고 있었다. 어느 공동체나 이야기가 없는 공동체가 없겠지만, 닷컴의 특징은 그러한 이야기들이 예배 속에서 즐비하게 공유되고, 보여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예배는 누구든 하고 싶은 이야기나,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참여할 수 있는 유연성과 개방성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예배 이전에 공동체의 문화 안에 이를 장려하고 긍정하는 구조가 있었고, 그 너머에는 이를 지지하는 신학이 있었다.




아래로부터의 예배,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


청년닷컴은 여느 다른 공동체와 마찬가지로 완벽한 공동체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 공동체는 우리가 이 시대에 깊이 있게 재상고해 볼 가치가 있는 '아래로부터의 예배 공동체' 모델을 사유하기 위한 통로를 제공해 준다. 아래로부터의 예배 공동체는 누군가에 의해 지도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이고, 자율적이고, 유기적인 생리에 따라 움직이며 예배를 중심으로 모이는 공동체이다.

청년닷컴에서 대부분의 의견과 활동은 청년들 개개인에게서 발생하였고, 목회 스태프는 그들의 일을 격려하고, 마치 그들이 재능과 교육적 배경으로 교회를 섬기듯, 우리가 가진 재능과 교육적 배경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말씀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일), 그리고 그들과 함께 친구로 어울리는 일을 하였다.

청년닷컴 안에서는 최소한 다음 두 가지의 언어(그리고 그 안에 내재된 가치)가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되었다. 첫째는, "이것은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는 규범적 지시문(Normative Instruction)이고, 둘째는, "이것은 이런 것이다"고 하는 분류/단정적 판단문(Categorical Statement)이다. 예를 들면, "예배란 이렇게 드려야 하는 것이다", "찬양팀의 옷이란 이렇게 입어야 한다", "이런 행동은 해도 된다/안 된다"는 말은 매우 부정적인 가치의 표현이었다. 또한 "우리는 청년부다", "누구는 1세다, 1.5세다, 2세다", "누구는 이런 사람이다"는 말은 구성원들이 잘 쓰지 않는 말이었다. 이 두 가지 언어의 결합, "누구는 어떤 사람이기 때문에 무엇이 된다/안 된다" 하는 가치판단은 가장 이해되지 않는 것이었다. 청년닷컴은 구성원들 스스로에게 무엇이든 시도해 볼 수 있었고, 누구라도 올 수 있는 공동체라는 인식이 높았다.

이것은 마치 20세기 서구 철학에서 나타난 포스트모더니즘의 흐름, 그중에서도 거대 담론(Metanarrative)과 환원주의(Reductionism)의 배격이 하나의 신앙 공동체 안에 고스란히 일어나고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거대 담론'이란 기본적으로 현실 세계를 규정하는 원리를 찾고자 논의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따라서 이 논의의 행위 안에 담긴 가치는 '전체를 아우름'이다. 무엇이 다양한 사람·현상·물질들 사이에서 전체에게 적용될 수 있는, 혹은 전체에게서 발견되는 공통점인가를 논하는 것이 거대 담론의 특징이다. 따라서, 거대 담론의 행위 안에서는 본질적으로 '차이/다름'보다는 '같음'의 가치가 강조된다.

이러한 거대 담론은 또한 '환원주의' 성격을 갖는다. '환원주의'란 하나의 복잡다단한 현실의 실체적 존재를 몇 가지 내용으로 축소하는 경향을 이르는 말이다. 이를테면 "그는 아시아인이기 때문에, -할 것이다", "그는 흑인이라서 -하다" 혹은 "중국인은 -하다", "유대인은 -하다"는 언어들 모두 환원주의적 언어다. 환원주의는 기본적으로 사물을 분류화하는 언어다. 사물들을 환원하면 공통점을 공유하는 것들끼리 분류가 가능해진다. 이것은 매우 폭력적인 언어인데, 환원이란 필수적으로 개체의 일정 부분 결손을 가져오고 전체성을 상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청년닷컴이 지양했던 규범적 지시문과 분류/단정적 판단문은 포스트모더니즘적 사고가 보여 주는 거대 담론과 환원주의 배격과 결을 함께한다. 그 안에는 교회는 이래야 한다는 거대 담론이 없었고, 개인이나 공동체가 성별·연령·직업·교육·소득·비자/이민의 형태 등으로 환원되고 분류되지 않았다. 청년닷컴은 누군가에 의해 미리 정해져 있는 교회의 비전이나 정체성에 구성원이 자신을 깎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짝이 맞지 않는 독특한 모양의 구성원들이 저마다 모여 얼기설기 모양을 만들어 나가는 '아래로부터의 예배 공동체' 모습을 보여 주었다. (본보 제휴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다음호에 계속)
 
 

올려짐: 2019년 1월 28일, 월 6:3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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