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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문화
 
Confession from a teacher who refused the Park Keun-hye Medal 100318
박근혜 훈장 거부했던 어느 교사의 고백록
[서평] 해직교사였던 유기창의 <우물쭈물하다 끝난 교사 이야기>


(서울=오마이뉴스) 성하훈 기자 = 1989년 결성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보수적인 한국사회를 향한 교육 노동자들의 거센 도전이기도 했다. 노동이 비하 받고 천대받던 현실에서 교사들이 스스로를 노동자로 자각하고 반민주적인 교육을 바꾸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든 역사적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1960년 4.19 혁명이 만들어낸 교원노조가 박정희의 5.16 군사쿠데타로 막을 내린 뒤 30년 만에 만들어진 전교조는 30년이 지난 지금 교육운동의 주체로서는 확실히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2013년 독재자의 딸에 의해 노조 아님을 통보받은 이후 여전히 법외노조라는 주홍글씨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전교조 결성 이후 과정은 지난한 싸움의 연속이기도 했다. 학교에는 1500명의 교사가 대량으로 해직되는 칼바람이 불었고, 생각 있는 교사들을 경계하던 교육 관료들과 군사정권은 거리의 교사를 외면하고 끊임없이 괴롭혔다. 우여곡절을 거치며 4년 6개월 뒤 복직의 길이 열리기까지 그들은 참교육의 열망을 품고 교단에서 민주교육을 꿈꾸며 버텨 나갔다. 그렇게 30년의 세월이 흘렀고 푸른 꿈을 안은 채 교단에 섰던 선생님들은 하나 둘 하얀머리로 정년퇴임에 접어들었다.

서울의 경찰서를 대부분 가본 교사


▲ 유기창 저 <우물쭈물하다 끝난 교사 이야기> ⓒ 살림터

여기 한 교사 있다. 1981년 교단에 첫 발을 디딘 교사는 교장 교감이 되지 못하면 교육자로 실패했다는 말이 돌던 때 평교사로 당당하게 은퇴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우물쭈물하다 끝난 교사 이야기>는 지난해 정년퇴임한 유기창 교사가 쓴 36년 교직생활의 기록이다. 다짐대로 그는 평교사로 교단을 내려왔다. 책은 36년의 시간 동안 교사로서의 고민과 교육운동에 대한 공과를 진솔하게 기록한 고백록이기도 하다.

시대는 평범한 교사로 살고자 했던 그를 '교육노동자'로서 자각하게 했다. 교육을 군사독재 정권의 홍보수단으로 활용했던 1980년대에 일부 교사들은 무크지를 발행하는 형식으로 고민을 표출했다. 1986년 교육민주화선언을 발표하면서 많은 교사가 탄압을 받았는데, 동참하지 않고 지켜만 봤던 그는 당시 자신을 비겁한 교사였다고 회고한다.

하지만 부채감은 문제의식을 강하게 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선생님들과 교육문제를 고민하다 그는 자연스럽게 교육운동에 뛰어들었다. 교사 모임에 적극 참여하면서 전교조 결성에 적극 나섰다. 이후 그의 삶은 전형적인 투사의 모습과도 같았다. 회유와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버티다 해직의 길을 택했다.

해직 기간 4년 6개월은 험난하기만 했던 시간이었다. 학생들에게 선하기만 했던 선생님은 각종 집회와 시위에 적극 참여하면서 경찰서를 내 집처럼 드나들어야 했다. 서울의 경찰서를 대부분 가본 특이한 경험도 했다. 투쟁이란 말이 여전히 낯설고 어색함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교사는 잘못된 교육 현실 앞에 투사로 변해 있었다.

1994년 다른 해직교사들과 함께 복직한 뒤에도 교육에 대한 고민은 전교조 활동을 하고 학생들을 대하면서 끊임없이 이어진다. 학급회장과 부회장에 성적 제한을 둔 학교에 맞서 학생들의 결정을 존중했다.

교직에 있으면서 촌지를 거부했던 저자는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던 선생님이었다. 성적 지상주의가 장악한 교육 현실에서 어떻게든 학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려고 했다. 민주적 교육철학을 어떤 식으로든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애썼다.

그렇지만 모든 게 잘 된 것은 아니었고 좌절과 실패도 뒤따라야 했다. 기대했던 진보교육감의 정책에 서운함을 느끼기도 했고, 정년퇴임을 얼마 안 남겨두고는 교과 교사 교체요구라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과정들을 가감 없이 기록했다. 스스로의 부끄러움을 공개하며 교직 생활을 되돌아보는 모습은 이 책이 갖는 진솔한 고백록으로서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박근혜가 주는 훈장은 치욕스럽다"


▲ 퇴임이후에도 교육현장의 문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유기창 교사 ⓒ 권종현

퇴임을 얼마 안 남겨둔 2016년 11월. 교직 경력 30년 이상으로 국가에서 훈장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하지만 그는 공적 조서 대신 포기 각서를 제출한다. 대통령 박근혜 이름으로 훈장을 받는 것이 치욕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는 훈장 포기 각서에서 첫 번째 사유를 자랑스럽지 않은 훈장이라고 썼다. 국정을 혼란에 빠뜨리고도 책임지는 자세보다는 권력을 유지하려는 추한 모습을 보고 그러한 대통령의 이름이 들어가는 훈장을 받는 것은 결코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대신 포기 각서 끄트머리에 국민들로부터 정통성을 위임받은 정권이 들어서서 교육운동 언저리에서 활동한 것이 새롭게 평가되어 훈장을 수여하겠다는 연락이 온다면 다시 생각해 볼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입시교육이 강조되는 학교 환경을 바꾸지 못했고, 교사 초반 정권 수호를 홍보하는 역할을 했던 스스로에 대한 반성도 곁들였지만, 박근혜 훈장을 단호히 포기한 것은 교사로서의 확고한 소신을 갖고 살았던 그다운 결정이었다.

<우물쭈물하다 끝난 교사 이야기>에는 80년대 교육운동과 학교에서 겪었던 여러 고민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꾸준히 적어 놓은 기록은 밑바탕이 됐다. 학교 행정에 반발하거나 아이들을 혼낸 이후에는 혹시나 내 잘못은 없는지를 고민하고 당사자에게 진솔하게 당시 감정을 전하는 모습 등은 저자가 마음이 상당히 여린 교사였음을 드러내 준다.

전교조 30년 역사에 대한 기록과 함께 학교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을 촘촘히 엮어낸 책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 교육 주체들이 지금의 현실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자료이기도 하다.

이러한 삶을 살았던 저자를 위해 제자들이 스승의 뜻을 기려 출판기념회를 마련하는 것도 뜻 깊다. 옛 선생님의 출판 소식에 제자들이 나선 것이다. 그가 교단에 처음 섰던 도봉중학교를 비롯해 해직됐던 자양고등학교, 복직했던 온수고등학교(현 노원고), 창덕여고와 잠실고등학교 등의 제자들은 함께 뜻을 모아 9월 28일 저녁 6시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정년퇴임 이후에도 문제가 있는 교육현장을 찾아다니며 참교육을 위해 애쓰고 있는 스승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함이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18년 10월 07일, 일 9:2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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