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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
 
Security Commander on the run, shall he come back? 100318
귀국 미루는 조현천, '22년 도피중' 조홍 전례 따를까
[해설] 국가간 범죄인 인도조약의 맹점 파고들어... "적색수배 요청 필요"



▲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 사진은 조 전 사령관이 2016년 10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의 국군기무사령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모습. ⓒ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 = 12·12 군사반란에 가담했던 조홍 전 육군본부 헌병감(육사 13기, 준장 예편)이 해외로 도피해 22년간 '기소중지' 상태에서 군인연금까지 수령하고 있다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역시 현재 해외에 있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그 경로를 그대로 밟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두 사람은 해외로 도피해 귀국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 외에도 군인 출신으로서 반란(내란) 관련 혐의를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촛불정국에서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 관련 문건을 수사하고 있는 군·검 합동수사단(아래 합수단)은 지금 고민이 깊다. 계엄 문건 작성에 핵심적 역할을 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귀국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계엄 관련 문건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지난 7월 초순까지만 하더라도 조 전 사령관이 스스로 귀국해 적극적으로 의혹을 해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지금은 연락조차 두절된 상태로 전해졌다.

지난 9월 20일 합수단은 법원으로부터 조 전 사령관의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 또 같은 날 합수단은 조 전 사령관이 장성 인사에 개입한 혐의를 잡고 국방부 인사복지실과 육군본부 인사참모부를 압수수색했다. 지금까지 다방면으로 자진 귀국을 설득해왔던 합수단이 이제 스스로 귀국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하고 강제수사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합수단은 체포영장을 바탕으로 외교부에 여권무효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외교부가 조 전 사령관에게 여권 반납을 명령하고 조 전 사령관이 여기 응하지 않으면, 외교부는 그의 여권을 무효화할 수 있다. 이 과정은 빨라도 2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수사 수순 돌입한 합수단, 그러나


▲ 12.12 쿠데타 이틀 뒤인 1979년 12월 14일 서울 보안사령부 구내에서 기념촬영한 12.12 쿠데타 핵심인물들. 빨깐 동그라미 안의 인물이 조홍 당시 수경사 헌병단장. ⓒ 오마이뉴스 기사화면

하지만 여권이 무효화된다고 해서 바로 조 전 사령관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사실은 23년 전 캐나다로 도주한 12·12군사반란 피의자 조홍씨의 사례가 여실히 증명해준다. 조씨는 여권 유효기간이 만료된 지 20년이 됐지만, 여전히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은평갑) 의원이 최근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반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고 있는 조씨는 "소재불명(해외출국)"을 사유로 지난 1996년 2월 이후 여전히 기소중지 상태다.

조씨는 1979년 12·12 군사반란 당시 수도경비사령부(수도방위사령부의 전신, 아래 수경사) 헌병단장(대령)으로 전두환 국군보안사령관의 불법적 지시를 수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2·12 반란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들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가 시작된 지난 1995년 12월 4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지만, 같은 달 16일 캐나다로 출국해 지금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지난 1996년 2월 28일 검찰은 군사반란 및 내란 혐의로 전두환·노태우씨 등 11명을 구속기소하고 이희성·주영복씨 등 5명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당시 검찰은 조씨 외에 12.12반란 당시 1공수여단장이었던 박희도(육군참모총장 역임, 육사 12기)씨, 5공수여단장이었던 장기오(육군교육사령관 역임, 육사 12기)씨 등 해외로 도피한 3명에 대해선 기소중지 했다.

군사반란 및 내란 피고인들에 대한 1심(1996. 8. 26), 2심(1996. 12. 16), 대법원 확정 판결(1997. 4. 17)이 나올때까지도 해외로 도피한 3명은 귀국하지 않았다. 이후 박희도씨와 장기오씨는 1998년 11월 검찰의 선처를 조건으로 귀국해 뒤늦게 재판을 받았다.

하지만 조홍씨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그 사이 여권 유효기간이 만료되었던 조씨는 외교부를 통해 자진귀국을 조건으로 여권을 재발급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검찰이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힘 못 쓰는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 해법은?

조홍씨 사례와 조현천 전 사령관은 경우는 얼마나 같고 다를까? 조홍씨는 이미 실행된 12·12 군사반란에 참여한 피의자이고, 조 전 사령관의 경우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 '헌정질서 파괴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은 형법상 내란·외환의 죄, 군형법 상 반란죄·이적(利敵)죄를 저지른 범죄자에게 적용되는 법률로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조씨와 조 전 사령관은 언제라도 신병만 확보할 경우 사법처리가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앞서 캐나다와 이미 1995년 1월 29일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조홍씨의 송환에는 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는 범죄인 인도조약상 예외조항 때문이다.

캐나다와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외국과 체결한 대부분의 범죄인 인도협정에는 상대국의 정치범은 송환대상에서 제외하기로 돼 있다. 형법상 내란죄와 군형법상 반란죄는 모두 법정 최고형이 사형에 해당하는 중범죄이고 미수와 예비·음모까지 처벌할 수 있지만, 내란목적 살인 등 직접적으로 인명을 살상하는 행위가 없는 한 협정 상대국에선 정치범으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조 전 사령관의 송환에도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역설적으로 조 전 사령관의 혐의가 더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그가 자진 귀국할 가능성은 점점 더 줄어든다는 것이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군 법무관 출신의 김정민 변호사는 "만약 수사 초기에 합수단이 조 전 사령관의 신병을 확보할 강제 수단이 있었다면 당연히 그렇게 했을 것"이라면서 "언론에 알려진 사실보다 이미 합수단이 조 전 사령관과 관련해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알아냈을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사령관 입장에선 중형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스스로 귀국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조 전 사령관이 조홍씨 사례를 따르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제형사경찰기구를 통한 적색수배 요청과 미국 정부를 상대로 다각적인 송환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합동수사단이 기무사 계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조현천 전 사령관을 수사하지 못하면 윗선 개입 의혹을 밝혀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과거 12·12 군사반란 가담자 신병확보에 실패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미국과의 형사공조를 통해 하루빨리 조 전 사령관의 신병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18년 10월 06일, 토 5:0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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