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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A church with game consoles and comic books 092618
게임기에 만화책, '코노'까지 구비한 교회
[인터뷰] 하늘샘교회 전웅제 목사, 오갈 데 없는 아이들 품고 '흥'하다



▲ 의정부 하늘샘교회 예배당에는 게임 전용 PC와 게임기가 구비돼 있다. 전웅제 목사가 마을 아이들을 위해 마련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서울=뉴스앤조이) 이용필 기자 = '의정부에는 두 번 다시 오지 않겠다.' 한파가 몰아치던 2002년 겨울, 306보충대대에서 훈련받던 전웅제 목사(하늘샘교회)는 굳게 다짐했다. 살갗을 파고든 추위에 지역 기피 현상까지 생겼다. 다짐은 10년 만에 깨졌다. 목회 인턴을 마친 전 목사는 2011년 12월, 훈련소에서 멀지 않은 의정부 용현동 하늘샘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딱 1년만 버티자.' 아무 연고도 없는 곳에 발을 내디뎠을 때 전웅제 목사는 다짐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전 목사는 교단 규정에 따라 개척교회 담임을 맡아야 했다. 소개를 받고 왔는데, 정작 교회에는 교인 한 명 없었다. 사람 많고 시스템 잘 갖춰진 대형 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사역했던 자신의 모습이 그리웠다.

교인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가족과 예배를 드렸다. 소박하게 드리는 예배는 의외로 좋았다. 하지만 변화가 없으니 지치는 속도도 빨라졌다. 한 달이 지난 후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개척교회처럼 전단지를 뿌리며 노방전도를 했다. 7개월간 전단지 2000장을 뿌렸지만, 교회를 찾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전도도 안 되고, 매달 빠져나가는 월세가 아까웠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아이들에게 교회를 개방하자.' 교회 근처에 있는 주공아파트에는 2000세대가 살았다. 경제적으로 힘든 가정이 많다 보니 방치되는 아이도 꽤 있었다. 전 목사는 교회 안에 오락실 게임기와 PC를 가져다 놓았다. 컵라면, 토스트, 음료수 등 간식도 구비했다. 아무 때나 와서 먹고 놀게 해 줬다. 입소문은 무서운 속도로 퍼졌다. 개미 한 마리 없는 교회에 하루 평균 학생 20~30명이 들락날락했다.

전단지 2000장을 뿌려도 오지 않던 아이들이 교회로 밀려왔다. 전 목사도 이렇게까지 반응이 뜨거울 줄 몰랐다. 처음에는 초등학생만 찾았는데 중학생·고등학생까지 확대됐다. 부임한 지 8개월 만에 일어난 기적 같은 일이었다. '아이들이 게임을 하러 교회에 간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단이라는 오해도 받았다. "우리 교회가 이단이에요?"라는 아이들 질문에, 전 목사는 목사 안수증까지 보여 가며 해명한 적도 있다.

일찍이 어른 흉내를 내며 공부와 담쌓고 지낸 청소년들도 교회를 찾았다. 전 목사는 그들을 막는 대신 환대해 주고, 대부가 되어 줬다. 덕분에 평생 갈 일 없을 줄 알았던 경찰서를 10번 넘게 방문했다. 폭행·절도 등으로 조사를 받는 학생들은 부모 휴대폰이 아닌 전 목사 휴대폰 번호를 적어 냈다. 때로는 병원을 찾아 대신 치료비를 내줬고, 재판받는 학생을 위해 부모 대신 법원을 가기도 했다. 아이들 뒤치다꺼리를 하며 힘겹기도 했지만, 전 목사는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였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건물주는 다소 불량해 보이는 아이들이 교회를 계속 드나드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집값이 내려갈 수 있다며 계약 연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전 목사는 개의치 않고 다른 상가로 이사를 했다. 손볼 곳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아이들이 도움을 줬다. 한 달 반 동안 페인트칠을 비롯해 기초 공사를 도운 것이다.

아이들을 돌보며 전웅제 목사 자신도 성장했다. 밤낮 가리지 않고 가족들보다 더 챙겼는데, 교회를 험담하고 다니거나 연락이 두절되는 아이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분노가 차올랐고, 목회를 그만두려는 생각까지 했다. 괴로워하는 전 목사에게 다른 아이들은 "그럼 우리는 이제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질문을 받은 전 목사는 큰 충격을 받았다. 전 목사는 "돌봐야 할 아이들이 이렇게 많은데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여 있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한 단계씩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딱 1년만 버티겠다던 전 목사는 어느새 7년째 하늘샘교회를 시무하고 있다. 0명으로 출발한 교회는 어른 20명, 청소년 30명, 어린이 20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했다. 기자는 전 목사를 만나기 위해 9월 19일 의정부 하늘샘교회를 찾았다. 교회 벽면에 나란히 설치된 PC 5대와 게임기가 연결된 대형 TV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교회에 청소년 전용 카페 만들어
지역 주민도 즐겨 찾아
"여전히 방황하는 아이들 마음속에
'예수님'이라는 스위치 달아 준 것"



▲ 전웅제 목사는 2011년 12월 이 교회에 부임했다. 교인은 한 명도 없었다. 지역사회와의 '접촉점'을 찾아낸 뒤로 교회는 성장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어려운 시절을 겪어 냈으니 안주할 법도 한데, 전웅제 목사는 끊임없이 변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방과 후 교회를 찾는 아이들이 많아지자, 1년 전 교회 건물 지하 1층에 아이들 전용 카페를 차렸다. 게임기와 만화책을 구비하고 코인 노래방까지 설치했다. 하루 평균 20~30명이 카페에서 놀다가 돌아간다. 지역 주민도 카페를 즐겨 찾는다. 저렴한 가격에 간식도 판다. 수익금은 경제가 어려운 청년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쓴다.

전 목사는 하늘샘교회에 부임하지 않았다면,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사회와 단절된 채 살아가는 아이들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교회를 스쳐 간 아이들만 200명에 달한다. 안타깝게도 전 목사의 도움에도 방황하는 청소년이 적지 않다. 전 목사는 "아직 삶이 바뀌지 않은 아이도 많지만, 그들 마음에 예수님이라는 스위치 하나 넣어 준 것만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언젠가 스위치를 켜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는 갈수록 다음 세대가 감소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뾰족한 대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 사역자가 제시한 해법은 의외로 간단명료했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교회 문화에 관심이 없고 생각도 안 한다. 교회가 스스로 문턱을 낮추는 수밖에 없다. 문신이나 술·담배를 하고, 옷차림이 이상한 아이들은 지금 교회 문턱을 넘을 수가 없다. 정죄하지 말고 품어 줘야 한다. 다음 세대가 줄어든다고 걱정만 하지 말고 노력해야 한다. 가만히 있다가는 교회에는 노인만 남고, 나중에는 문을 닫을 것이다. 아이들을 위해 지금이라도 문턱을 낮추는 교회가 되길 소망한다."

우연한 기회로 마을 아이들과 '접촉'하게 된 전웅제 목사는 지금도 접촉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회적 목회'가 지향하는 것처럼, 교회는 지역사회와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를 외면하는 교회는 언젠가 조용히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전 목사가 최근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꽃집'이다. 동네에 꽃집이 하나도 없어, 청년들과 함께 '플라워 카페'를 구상하고 있다.

"'교회는 생명체다. 영양분을 주지 않고, 배양하지 않으면 썩어 죽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담임목사가 되어 목회해 보니까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 교회는 안주하거나 정체되면 안 된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해야 한다.

설령 목사가 없더라도 교회가 지역사회와 함께 가야 한다는 가치를 지속해야 한다. 그러려면 목사가 아닌 교인과 아이들이 주체가 돼야 한다. 나의 비전은 우리 교회가 스스로 지속·발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 지금 사용 중인 예배당은 청소년들과 함께 만들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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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짐: 2018년 9월 30일, 일 10:2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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