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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문화
 
Do you want to find a real reastaurant? 090518
진짜 맛집 찾고 싶은가? 파출소•약국 공략하라
[여행작가의 맛집 찾기] 세상은 넓고 맛집은 많다, 하지만



▲ 강릉 어느 돌솥밥정식집 강릉 갈 때 자주 찾았던 맛집. 지금은 장사를 그만 두었고, 가게 이름을 주변의 다른 식당이 사용하고 있다. ⓒ 홍윤호

(서울=오마이뉴스) 홍윤호 기자 = 아무리 온라인에서 좋은 정보를 얻었다 하더라도 역시 승부는 오프라인, 현장에서 결정된다. 온라인으로 대리만족을 느낄 게 아니라면 결국 직접 현장의 실제 식당에서 먹어야 하기 때문. 어떻게 찾을까.

온라인에서 찾은 맛집에 그대로 가도 되겠지만, 그게 여의치 않을 경우, 혹은 온라인 정보가 신통치 않을 경우 직접 맛집을 찾을 때 몇 가지 참고 사항을 안내한다.

첫째, 우선 식사 시간에 사람이 많은지 살피는 건 기본이다. 한창 사람들이 식사를 해야 할 시간에 지역민들에게 외면당하는 식당이라면 더 볼 것 없다. 당연히 맛집으로 알려진 집들은 식사 시간에 사람이 많다. 식당 앞이나 식당 주차장에 차가 많다면 더욱 좋다. 거리가 멀어도 이 집에서 먹기 위해 차를 끌고 왔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둘째, 모범 음식점을 활용한다. 우리나라에는 어딜 가나 모범 음식점 표지판이 달려 있는 식당들이 있다.

청결 관리, 위생 관리, 서비스 관리가 우수하고 좋은 식단을 실천하는 음식점을 가리키는데, 일정한 심사 기준을 통과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또는 각 시•군•구청장이 모범 음식점으로 지정한다.

따라서 모범 음식점은 맛있는 집이라서 지정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위생 관리, 청결 관리, 식단 관리가 잘 되는 집은 대개 음식도 맛있다.

물론 모든 모범 음식점이 위생 관리가 철저한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지자체의 관리와 단속에 한계가 있어 여러 가지 위생상의 문제가 노출된 적도 있고, 위생 문제가 방송을 탄 적도 있다. 그래도 아직 전반적으로 모범 음식점에 대한 신뢰는 살아 있다. 아직은 맛도 대체로 괜찮다. 잘 모르는 동네, 어딜 가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모범 음식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셋째, 모르는 동네에서 맛집을 찾으려면 그 지역민을 적극 활용하라. 한마디로 동네 사람에게 물어보라는 얘기다. 이것도 당연한 말이긴 한데 물어본다고 해서 꼭 유용한 답을 듣는 건 아니다.

필자가 5~6년 전 강원도 태백시의 어느 슈퍼(산골 도시여서 그랬는지 편의점이 그리 많지 않았다)를 지키는 어르신에게 동네에서 맛있게 식사할 만한 집이 없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질문을 받자마자 "아! 있지! 잘 물어 보셨네. 따라 오시오" 하고는 어딘가로 직접 데리고 가는 거였다. 그 순간 필자는 '진짜 숨은 맛집을 찾는가 보다'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가 데려간 집은 평범한 식당이었고, 그가 잘 아는 친구의 식당이었다. 그 친절에 예의상 그냥 나올 수는 없어 그냥 한 끼 식사를 '때웠다'. 맛이 어땠는지 전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모르는 동네에서 괜찮은 식당을 물어봐도 잘 물어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전국적으로 소문난 맛집이 오히려 그 지역민들에게는 좋지 못한 평가를 받는 경우도 많다. 이유는 대략 두 가지인데, 하나는 그 맛집이 주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다 보니 지역민과의 교류나 소통을 잘 하지 않거나 지역민 일이나 행사에 협조와 도움을 잘 주지 않는 경우, 그래서 지역민들에게 비판을 받는 경우이다. 또 하나는 그 맛집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의 맛집들이 있어 굳이 그 집으로 가지 않는 경우이다.

필자의 지인 중 경남 통영에 사는 사람이 있는데, 그는 통영의 다찌집들 중 '전국적으로 가장 유명한 집'을 가장 안 좋은 집이라고 하며 왜 외지인들이 그 집으로 가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곤 했다. 가격도 비싸고, 안주도 충분치 않고 등등, 관광객들은 대체로 만족하는 그 집을 비판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이해가 갔다.

전국적으로 소문난 '그 집'이 아닌 '다른 다찌집들'은 더 가격이 싸고 인심도 좋으며 안주도 무한정 엄청나게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더 이상 못 먹어서 남기는 경우는 있어도 양이 적다고 투덜대거나 맛이 없어서 남기는 경우는 거의 없단다. 특히 단골 술꾼들에게 주는 안주의 양은 폭발적이라 해도 좋을 정도이다. 통영의 이름 없는 횟집이나 다찌집에서 밥상이나 안주상을 받아 본 사람들은 이해가 갈 만한 일이다.

어느 고장에 지인이 있다면 추천을 받아 봄직하다. 유명하지 않아도 실속 있는 식사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행운은 별로 없다. 전국 각지에 지인이 있겠나.

그 지역의 택시 기사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낯선 동네에서 택시를 이용할 때, 택시비 내는 김에 택시 기사에게 맛집을 물어보면 보통 괜찮은 집들을 알려준다. 아무래도 매일 지역 일대를 돌아다니고 항상 식당에서 한 끼 정도는 식사를 해야 하는 택시 기사들이라 맛있는 집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갖고 있다.

여행작가인 송일봉 작가는 차 없이 여행 갈 때 그 지역 현장에 가서 택시를 하루 정도 빌린다고 한다. 활달하고 친절하고 말을 많이 하는 택시 기사를 선별해서 하루 종일 같이 다니면 그 지역의 여행지와 맛집에 대한 꽤 다양한 정보를 얻는다고 한다. 필자의 경우도 가끔씩 택시를 활용한다. 그럴 때면 일부러 말을 많이 시키면서 정보를 얻는다.

다만 택시를 이용할 때만 정보를 물어보라. 택시 타지도 않을 거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은 실례다.

그래서 추천한다. 잘 모르는 동네일수록 파출소나 약국을 찾아가라. 시골일수록 더욱 그렇다. 매일 동네 순찰을 도는 파출소 소장과 순경들은 그 지역 사정에 밝을 뿐 아니라 지역민들과 인간적으로 친한 경우가 많다. 여기저기 식당에서 식사도 많이 한다.

그러다 보니 음식점에 대한 정보도 많고 판단도 비교적 정확하다. 이리저리 듣는 얘기도 많아서 외지인들이 만족하는 맛집을 콕 찍어 알려주기도 한다.

한편, 시골일수록 약국의 약사들은 지역 유지이며 지역민들과 두루 친하고 정보가 많다. 약사들의 정보도 신뢰도가 높다. 약국에서 파는 음료를 하나 사면서 약사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상이다.


▲통영의 횟집. 통영의 어느 횟집 모듬회. 통영의 횟집과 다찌집은 해산물의 신선도와 양에서 다른 지역을 압도한다. ⓒ 홍윤호

남은 이야기

진짜 전문가들은 식당의 외면만 보고도 이른바 '촉'으로 맛집을 안다. 알고 보면 정말 육감이나 느낌만으로 맛집을 파악하는 건 아니고, 남들이 놓치기 쉬운 작고 세세한 것들에서 힌트를 얻기에 먹어보지 않아도 대략적인 파악이 되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지만, 현장에서 오랫동안 겪은 경험은 절대 무시할 일이 아니다. 그러니 주변에 진짜 전문가가 있다면(나 맛집 많이 안다고 자랑하고 다니는 사람은 진짜 전문가가 아니다. 아무리 발이 닳도록 다녀도 세상 맛집을 다 찾아다닐 수는 없으니 정말 많이 다니고 많이 먹어본 사람은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는 함부로 말 못하고 겸손해진다) 그들에게 물어보라. 아니면 그들을 활용해 보라. 누구보다 유용한 정보를 줄 것이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다면 필자가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나름대로 정리한 위의 정보들을 활용해 보라.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그나마 좀 도움이 될 것이다.

세상은 넓고 맛집은 많다. 하지만 다시 말하건대 맛집에 집착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맛집 맛집 하지만 이를 평가할 절대적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남들이 아니라고 해도 내게 맛이 있으면 그게 나의 맛집이다.

요즘 뜨는 맛집, 핫한 맛집 찾아다니며 그 집 아니면 안 된다는 식으로 가지는 말자. 온갖 정보와 홍보, 업소 간 경쟁, 이해관계의 물결 속에 아무 장비 없이 떠밀리면 내 입맛의 항해는 목적지 없이 내내 바다만 떠돌게 될 것이다.

작년 강릉에서 택시를 이용했을 때 택시 기사가 한 말이 지금도 기억난다.

"아니,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저거 하나 먹겠다고 한참 길게 줄 서 있는 걸 보면 정신병자들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내가 보기엔 그 옆집이 더 맛있던데."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18년 9월 05일, 수 9:0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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