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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Knitting a scarf for North Korean Children 082918
북한 어린이 위한 목도리 뜨기, 남북을 하나로 엮다
[인터뷰] 하나누리 대표 방인성 목사


(서울=뉴스앤조이) 박요셉 기자 = 함경도는 가을에도 칼바람이 분다. 겨울이 되면 함경북도 나진·선봉 일대는 기온이 영하 18℃까지 떨어진다. 겨울바람이 너무 세서 북에는 "소가 날아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대북 인도 지원 단체 하나누리(방인성 대표)는 매년 겨울이 되면 북쪽에 간다. 두만강 너머에서 중국 업체를 통해 지원품을 전달한다. 종이 상자를 가득 실은 낡은 트럭이 겨울바람을 뚫고 나진·선봉에 있는 유치원·탁아소·보육원 등을 돌고 나면, 북한 아이들 표정이 밝아진다. 상자에는 남한 자원봉사자들이 손수 짠 목도리 약 3000개가 담겨 있다.

"1m 남짓한 목도리가 삼천리 떨어진 남과 북의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 준다."

하나누리는 매년 목도리 뜨기 캠페인 '목도리, 남북을 잇다'를 진행한다. 남한에서 목도리를 만들고, 이를 북한 어린이들에게 보내는 캠페인이다. 7년 전 남북 관계가 경색됐을 때, 목도리 뜨기를 시작했다. 만드는 이는 한 올 한 올 매듭을 지으며 북한 어린이를 생각하고, 받는 이는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캠페인이다.

올해 '목도리, 남북을 잇다'는 8월 13일에 시작했다. 하나누리는 12월 31일까지 개인·단체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신청이 들어오면 직원들은 목도리 용품을 택배로 발송한다. 털실 2볼, 대바늘 1개, 목도리 도안, 엽서 등이 한 세트다. 자원봉사자들이 쉽게 목도리를 만들 수 있도록 유튜브 영상도 첨부했다.

<뉴스앤조이>는 8월 21일, '목도리, 남북을 잇다'를 시작한 하나누리 대표 방인성 목사를 만났다. 교계에서 교회 개혁 운동가로 알려진 방인성 목사는, 10년 넘게 대북 지원 사업을 손수 진행해 온 북한 전문가다. 방 목사에게 목도리 뜨기 캠페인과 함께, 7년 동안 두만강 너머에서 목격한 북한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 하나누리 대표 방인성 목사는 매년 목도리를 북한 어린이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목도리 캠페인 매년 약 3000명씩 참여 "마음 전하는 훌륭한 매개체"

하나누리는 통일부 산하 남북 사회 문화 교류 단체다. 남과 북은 70년이라는 긴 세월 서로 단절하고 지내면서 사회 문화적으로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 이러한 문제의식이 있던 방인성 목사는 양측이 교류를 확대해 간격을 좁히고 관계를 회복해야겠다는 비전을 품고 2007년 하나누리를 만들었다.

남북 교류는 미술·체육·음악 등 주로 문화 영역에서 이뤄졌다. 하나누리는 남북 청소년들이 나무 심기 등 봉사 활동을 하면서 서로 교제하는 자리를 만들었고, 남북 작가들의 공동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2007년에는 남북 청년 500여 명이 도라산역에서 개성역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행사를 준비했다. '자전거로 분단을 넘는다'는 취지로 기획한 행사였다. 그러나 2007년 말 대선 이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행사는 돌연 취소됐다.

벌써 11년 전 일이지만 방인성 목사는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통일부나 후원 기업, 북측에서 모두 크게 관심을 보인 행사였다.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와 협의서를 작성하고 실행 직전까지 왔는데,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더 진행할 수 없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 청소년들도 쉽게 목도리를 제작할 수 있다. 사진 제공 하나누리

목도리 캠페인은 7년 전, 한 직원의 제안으로 시작했다. 보수 정권이 들어서면서 남북 교류 사업이 모두 중단되고 남북 관계는 계속 악화했다. 주변 상황이 어려워도 민간 교류의 끈을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고민하던 중 목도리 뜨기를 떠올렸다. 중국을 거치면 목도리를 전달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목도리는 지금 생각해도 정말 좋은 아이디어였다. 북한 관계자들도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냐며 감탄했다. 청소년들도 쉽게 제작할 수 있고, 단체가 함께 만들기에도 좋다. 그래서인지 고등학교나 교회에서 단체로 캠페인에 참여하기도 한다.

북쪽에 있는 어린이집 선생님과 아이들도 남한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목도리라고 하면 무척 고마워한다. 진심이 담겨 있는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목도리는 남북의 다음 세대들이 서로 마음을 나누고 사랑을 전하는 훌륭한 매개체다."

최근에는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들이 단체로 목도리 뜨기 캠페인에 참여했다. 미국·캐나다 등 해외에서도 목도리 용품을 보내 달라며 문의가 오기도 한다. 방 목사는 매년 국내외 2000~3000명이 캠페인에 참여한다고 했다.

하나누리는 어린이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러시아 기업들이 대거 진출하고 있는 북한의 경제특구 나진·선봉 일대에서, 농민은 가난하고 약한 계층에 속한다. 하나누리는 9년 넘게 농촌 마을에 농기구·비료·종자 등을 지원해 왔다. 최근에는 북한 농민들이 고리대금 피해를 입고 악성 채무자로 전락하는 것을 보고, 무이자 소액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마을 금고를 만들어 줬다.





▲ 매년 북한에 전달하는 목도리는 약 3000장이다. 사진 제공 하나누리

"통일시대, 경쟁적으로 예배당 지을 생각만 해서야

최근 한반도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됐고, 올해 가을에는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많은 사람이 '평화의 봄'을 언급하며 통일 시대를 전망한다.

방인성 목사는 통일이 되면 한국교회가 북한에 예배당 세울 것만 생각하는데, 북한 주민을 실질적으로 돕는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복음은 평화의 복음이다. 그분은 십자가에서 화목제가 되어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평화를 선사해 주었다. 한국교회가 북한을 섬길 때 닮아야 할 모습이다"고 했다.

"북한에 교회를 세워 사람들에게 기독교 신앙만 강조하고 교회에 나오라고만 하는 것은 예수의 삶과 거리가 있다. 대형 교회와 교단들이 경쟁하며 십자가를 세우고 교회 확장에만 욕심을 부린다면 북한은 더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한국교회가 북한을 섬길 때 이들을 전도의 대상으로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예수는 조건 없이 사랑했다. 병들고 가난한 이들의 친구가 되었다. 한국교회도 먼저 북한 주민을 사랑하고 남과 북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조건 없이 사랑을 베풀었던 예수의 모습을 닮는다면, 언젠가 그들도 우리의 모습에 감동해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멋진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본보 제휴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18년 8월 30일, 목 6:1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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