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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문화
 
Former president Lee Myungbak and Noh Munhyun 060618
노무현과 이명박이 종로에서 만나지 않았다면
[서평] 양원보 JTBC 기자가 쓴 <1996년 종로, 노무현과 이명박>


(서울=오마이뉴스) 최종인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현재 구속된 상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될 때와는 달리 큰 반향은 없었다. 지지자들이 결집하거나 감옥 앞에서 집회를 여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측근들은 검찰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위해 통곡하는 사람도 없다.

오히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현재 상황은, 그가 살아온 인생의 행보에 따른 인과응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냉정하게 부하들을 이용하고 내치고, 비도덕적인 삶을 산 결과라는 것이다. 으레 있기 마련인 지지자나 측근 세력들의 집회도 거의 없다는 점이 그 증거로 제시되곤 한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이명박 대통령은 첫 임기를 앞두고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반면 전임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사면초가 상태였고, 친노는 '폐족'이라는 말까지 나왔었다.

그러나 현재 두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존경하는 대통령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은 대통령이 되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이 되어도 관심을 두는 이가 없는 분위기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 1996년종로노무현과이명박 ⓒ 양원보

그 이유는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1996년 종로, 노무현과 이명박>은 1996년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선거를 중심으로 정치인 노무현과 이명박에 대해 기록한 책이다. 기자로 활동했던 저자가 현대사에 큰 영향을 미친 두 정치인의 선거운동을 그렸다.

종로에 도전장을 낸 노무현과 이명박

이 책은 짧게는 1996년 종로 국회의원 선거를, 길게는 그 전후 정치인들의 활동을 다룬다. 1996년 국회의원 선거는 김영삼의 신한국당, 김대중의 새정치국민회의, 김종필의 자유민주연합, 여기에 개혁 성향이던 통합민주당의 4당이 참여한 선거였다. 자유민주연합은 주로 충청 지역에 집중했기에 수도권에서는 신한국당과 새정치국민회의, 통합민주당의 3자 대결이 치열했다. 통합민주당 후보들은 비상도동, 비동교동계 야권 세력으로 개혁 성향이었다.

종로구는 매번 선거에서 언론의 관심을 받는 지역구다. 단순히 생각하면 종로구는 그냥 서울의 한 지역구에 불과하다. 영남과 호남의 일부 지역처럼 지역주의와 맞서는 의미를 가진 지역도 아니다. 하지만 도심의 요지에 위치한 입지가 가지는 상징성 때문에, 매번 대권 주자급이나 정치 원로급의 정치적 거물들이 도전해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손학규, 정세균, 오세훈, 홍사덕 등이 이곳에서 승부를 겨뤘다. 현재 지역구 국회의원은 서울시장이었던 오세훈을 꺾은 정세균 국회의장이다.

1996년, 당시 종로구의 국회의원은 이종찬 의원이었다. 그는 원래 보수 정당의 국회의원이었지만 YS와 대립하면서 자리를 옮겨 국민회의와 동교동계의 지원을 받았다. 만만치 않은 거물로, 이미 종로에서 수십 년간 정치를 해온 사람이었다.

하지만 종로가 가지는 상징성 때문에, 1996년 당시엔 이명박 의원과 노무현 전 의원이 종로에 도전했다. 노무현 전 의원은 부산 동구에서 초선으로 출마했으나, 3당 합당에 저항한 탓에 1992년에는 낙선한 상황이었다. 이명박 의원은 현대그룹에서 사업가로 이름을 알렸지만 정주영의 정치 도전은 따라가지 않고 민주자유당 전국구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신한국당의 이명박 후보는 엄청난 자금력을 동원했다. 동시에 그는 돈을 엄청나게 아끼는 사람이었다. 책에는 이명박 후보가 돈을 아끼기 위해서 얼마나 혹독하게 부하들을 처우했는지에 대해 다양한 일화가 담겨 있어서 읽는 재미를 준다. 이 책에는 그가 수해 성금을 아끼기 위해 노력한 일화, 돈을 쓰지 않도록 정당인들에게 '경영 마인드'를 가지라고 권한 일화 등이 있다. 6∙3 동지회 회장이 된 후에 회원들을 경악시킨 이야기도 있다.

"왜 이명박씨한테 회장직을 맡겼겠습니까? 돈 좀 내라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6∙3 동지회 행사 때 사람들이 공짜 밥이나 얻어먹자고 왔다가 '회비 내라'는 말 듣고 다들 기겁을 했다고 해요. 있는 놈이 더 하다고 다들 욕했대요." -128P

하지만 그는 기자들을 대접할 때 쓰는 돈과 선거비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책은 그의 보좌관이었던 자의 입을 빌려 그가 기자들에게 쓴 관리비가 한 달에 4000만 원 가량이었을 것이고, 1996년 총선에 최소한 6억 8천만 원 이상을 소비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반면 약소 정당인 통합민주당의 노무현 후보는 돈도, 조직도 없었다. 노무현 후보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인지도와 전국적 명성 말고는 딱히 내세울 것이 없었다. 젊은이들이 노무현 후보의 연설을 들으러 오곤 했지만 연설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궁리한 끝에 유세차에 간이 농구대를 싣고 다니면서 종로구 주민들과 길거리 농구를 같이 하고,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쓴 손편지를 편지통에 넣으면서 돌아다녔다.

두 사람의 엇갈린 운명이 만든 현대정치사

결과는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었다. 국민회의와 민주당의 표가 갈라지면서 이명박 후보가 이득을 본 것이다. 그렇다면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었으니 그의 승리일까? 그렇지는 않았다. 이명박 후보는 선거 비용 제한액을 훨씬 초과해서 돈을 사용한 것을 뒤늦게 들켰다. 결국 이명박 후보는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 당했고 재보궐 선거가 치러진다.

한편 노무현 후보가 낙선하고 정치적 낭인이 된 동안, 노무현의 보좌진은 자기 아파트 전세로 쓸 돈을 털어서 종로에 거점을 마련했다.

이광재와 서갑원은 종로에 '소꿉동무'라는 카페를 차렸다. 청진동 해장국 골목 입구였다. 이광재는 "노무현이만 따라다니다간 굶어 죽기 딱 좋겠다"며 처가에서 건넨 생활 자금을, 서갑원은 "전세 아파트라도 얻어서 빨리 장가가라"고 부모가 준 돈을 밑천 삼았다. 참모들이 모일 수 있는 일종의 베이스캠프였다. -243P

그리고 2년 후 있었던 재보궐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는 보좌진의 도움으로 당당하게 압승을 거두며 종로 국회의원이 된다. 한편 낙선한 이명박 후보는 자신을 따라왔던 '이명박의 사람들'을 버린다. 그는 한 번 버린 사람은 쓰지 않았고, 완전히 관계를 끊어 버렸다. 한 명은 투박하고 타협하지 않았고, 한 명은 냉정하고 극단적으로 실리를 추구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노무현과 이명박 후보는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성격과 특성을 잘 드러낸다. 그리고 그들은 선거 이후에도 자기 삶의 가치관을 바꾸지 않는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계속해서 기업인이라는 자신의 이미지를 정치에 활용했고,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으며, 자신의 부하들에게도 냉정한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대통령이 되었고, 그 이후의 일들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두 사람의 모습은 공통점이 거의 없고 너무 달라서, 딱히 주안점을 가지고 읽지 않아도 읽다 보면 서로의 모습이 저절로 대비가 된다. 읽다 보면, 어떤 사람의 과거를 보면 그 사람의 미래가 보인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기도 한다.

이 책 추천사를 쓴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은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의 형태와 유사하다는 프랙털 이론을 빌려 20세기 말 서울 종로에서 있었던 두 사람의 대결이 21세기 초반 대한민국 정치의 구조를 닮았다고 평했다.

이 책을 읽은 나 역시 1996년 총선에서 있었던 두 사람의 대결이 21세기 정치사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다른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이 두 사람의 모습은 한국 정치가 가진 모순점과 욕망을 잘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오늘날의 한국 정치를 이해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22년 전의 이야기를 엮었음에도 재미도 많고 시사점도 많은 정치 논픽션 책이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18년 6월 09일, 토 6:3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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