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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Beyond biblical literalism 060618
"문자주의 넘지 못한 주술적 신앙이 기독교 망쳐"
[인터뷰] 들꽃향린교회 김경호 목사…'성서학당' 유튜브 공개


(서울=뉴스앤조이) 이용필 기자 = 기독교인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고백한다. 하나님의 영감으로 쓰인 말씀은 일점일획 오류도 없이 정확하다고 믿는다. 성경은 지구와 인간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죄에 빠진 인간을 구원으로 인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독교인은 '전지전능'한 성경 앞에서 철저히 작아진다. 말씀에 의문을 품지 않고 은혜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성경 구절을 주술처럼 외우고는 한다. 성경을 하나님·예수님처럼 떠받드는 현실이 거부감 없이 다가온다.

민중신학적 관점에서 성서를 연구해 온 김경호 목사(들꽃향린교회)는 오히려 이런 자세가 성서를 아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말씀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말씀의 역사적 배경과 맥락을 살펴야 참의미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김경호 목사는 2014년 2월부터 1년간 <뉴스앤조이>와 함께 '김경호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학당'을 진행했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72회에 걸쳐 성서의 맥을 짚었다. 성서 속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배경을 살피고, 각종 문헌을 통해 성경을 들여다봤다.

<뉴스앤조이>는 5월 31일부터 '김경호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학당' 영상을 유튜브에 차례로 게재한다. 성서학당을 통해 문자주의·성장주의를 넘어 새로운 시각으로 성서, 야훼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길 바라는 김경호 목사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김 목사는 교회와 목사에게 실족해 떠난 냉담자가 성서학당을 통해 신앙을 회복하고, 자기 자신뿐 아니라 공동체와 이 세계를 바라보는 안목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경호 목사는 연세대학교와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에서 구약성서학을 전공했다. 향린교회와 강남향린교회를 거쳐 들꽃향린교회에서 시무했다. 예수살기 총무와 상임대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와사회위원회 위원장, 한국YMCA전국연맹 회목 등을 지냈다.

김 목사와의 인터뷰는 5월 25일 들꽃향린교회에서 진행했다.


▲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서 말씀의 역사와 맥락을 짚은 '김경호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학당'을 유튜브에 공개한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역사적 배경·맥락 통해 다각도 접근
냉담자·비기독교인에게 추천
"성서는 신앙인의 자기 삶에 대한 고백,
공동체 넘어 세계까지 깊이 이해"


- '김경호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학당'을 유튜브에 공개한다. 특별히 어떤 사람에게 성서학당이 필요하며 유용하다고 생각하는가.

성서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 아주 유용하리라 생각한다. 성서학당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서 전체를 다루고 있다. 성서의 역사적 배경을 다각도로 접근하고,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조명했다.

신앙인에서 냉담자가 된 분들에게도 유용할 것이다. 목사가 자기 권위를 세우기 위해 성서를 왜곡하고,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 전달한 것 때문에 교회를 떠난 분들도 있다. 성서학당은 이런 분들의 신앙을 회복해 줄 수 있다고 본다. 실제 성서학당을 통해 신앙을 회복한 사례를 많이 봤다. 신앙이 없지만 객관적으로 기독교와 성경을 공부해 보고자 하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 성서학당은 구약부터 신약까지 망라하고 있다. 성서학당을 들으면 적어도 '이것 하나 만큼은 얻을 수 있다거나, 바뀔 수 있다고 강조할 지점이 있다면.

성서학당은 입시 공부하듯 성서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게 아니다. 성서 자체는 오랜 신앙인들의 자기 삶에 대한 고백이다. 하나님을 만나 삶이 활짝 변하고, 꽃을 피우고, 의미를 부여받게 된 신앙고백들을 담은 책이 성서다. 그렇기 때문에 성서를 통해 삶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공동체 즉 자신과 관계 맺는 주변 사람들, 나아가 세계를 이해하고 깊이 만날 수 있다.

앞서 신앙의 선배들, 선구자들, 예언자들, 신학자들은 성서를 해석하면서 깨지고 새롭게 변화했다. 우리도 성서학당에서 공부하는 동안 많이 씨름하게 될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사는 주변의 세상은 어떠한지, 나는 어떤 관계를 맺고 살고 있는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반추하는 과정을 밟는다.

- 성서학당에서는 '성서 해석'을 강조한다. 문자 자체에 매달리는 경향이 강한 한국교회 문화와 결이 다르다.

한국교회는 문자주의에 빠져 있다. 성서 본문을 문자적으로 이해할 뿐 맥락과 역사적 배경은 고려하지 않는다. 문자만 똑 따서 자꾸 QT식으로 명상하고, 말씀을 사골처럼 계속 우려먹는다. 성서 말씀에 대한 맥락과 배경을 빼 버리면, 말씀의 배는 바다가 아니라 산으로 가 버린다.

지금의 한국교회는 많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문자 자체에 얽매이면서, 자기 욕심을 말씀에 투영하고 있다. 말씀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에 대한 관심은 없다. 교회 안에서 싸움이 나면 서로 성경 말씀을 가지고 정죄하기도 한다.

호세아서를 예로 들어 보자. 우리는 흔히 호세아를 사랑의 선지자라고 말하는데, 왜 그렇게 부르는지 잘 모른다. 호세아는 북왕국 이스라엘이 멸망하기 직전, 남유다와 북이스라엘 왕국을 향해 "너희들의 사랑이 어디로 갔느냐", "사랑이 아침 안개 사라지듯 사라졌다"고 안타까워한다. 같은 민족이 서로 다투고 망하게 된 상황을 지적한다.

호세아서 배경은 요즘 한반도 상황과도 흡사하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격동기를 맞고 있지 않은가. 역사적인 맥락에서 호세아서를 볼 지점이 많지 않은가.

근본주의 신앙에 사로잡힌 한국교회
"과학적으로 성서 접근하면
상식 밖 이야기 나올 수밖에
자기주장 관철하려 하면 안 돼"


- 한국교회는 성서를 해석하려는 시도 대신, 문자 그대로 믿으려는 현상이 강하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성서를 말 그대로 경전으로 높이 받들고 두려워하다 보니 '문자 근본주의' 신앙이 생겼다. 성서 자체를 높이고 절대적으로 보려는 순수한 마음은 이해한다. 다만 이게 지나치면 성서 메시지를 왜곡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말씀에 대한 해석 자체를 거부하게 되는 것이다.

- 문자 자체에 얽매이다 보니 주류 과학에 배치되는 창조과학을 신봉하거나, 성서를 마치 하나의 주술서처럼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는데.

성서학당 제1과에 창조 이야기가 나온다. 창세기에 나오는 창조 이야기는 하나가 아니다. 창세기 2장도 창조 이야기를 다루는데, 1장과 비교하면 순서도 내용도 다르다. 성서를 조금만 공부하면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창조 이야기는 창세기뿐만 아니라 시편, 욥기, 제2이사야서, 골로새서, 요한복음에도 들어 있다. 굉장히 다양한 창조 이야기가 성서 곳곳에 나오는데, 이걸 과학적으로 접근하려 하면 안 된다.

왜 이렇게 다양한 창조 이야기가 나오는지 공부하는 게 먼저다. (창조 이야기가) 다양한 시대에 걸쳐 전개되는 이유가 뭔지 살펴야 한다. 성서는 다양한 사람이 다양한 정황 속에서 하나님께 한 신앙고백이다. 왜 창조 고백을 많이 했을까. 삶 속에서 위협과 위기를 겪다 보니 이 세상을 지으신 하나님께 자기 생명과 세계의 안전을 지켜 달라고 한 것이다. 이게 바로 창조 신앙이다.

창조 신앙에 대한 근본적인 맥락을 이해할 때 비로소 창조 이야기를 해석할 수 있다. 성서를 잘 모르고, 성서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기 때문에 창조과학 같은 게 나온다. 성서를 과학적으로 접근하면 전혀 다른, 상식 밖의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 문자주의 폐해 중 하나는 성서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극단적으로 무례하게 반동성애 운동을 전개하는 기독교인이 그렇다.

동성애를 말할 때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를 주로 예로 든다. 그런데 소돔과 고모라는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당시 유목민은 손님을 환대하고 우대해 줘야 했다. 소돔과 고모라에서는 이방 사람이 찾아왔을 때 환대하지 않고 내놓으라고 했다. 이 말씀은 이방인을 멸시한 것에 대한 죄를 묻고 있다. 이걸 자꾸 동성애 관점으로 잘못 접근·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반동성애 기독교 진영처럼) 성서를 통해 내 주장을 관철하려 해서는 안 된다. 자기를 내려놓고, 성경을 통해 스스로 변화하려는 각오를 지녀야 한다. 말씀은 자기 자신의 거울이 되고, 때로는 자신을 쪼개는 검이 돼야 한다.

문자 근본주의 자세가 성서의 가치를 높인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내 말이 성경적으로 옳고, 너는 비성경적이고, 네 말은 틀렸다'는 생각이 있다. 이러한 자세 즉 성경을 proof text(증명 자료)로 인용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비성경적이다. 성서를 통해 누군가를 굴복하게 하려 해서는 안 된다.


▲ 김 목사는 신앙인들의 신앙고백을 담은 성서를 과학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렇게 할 경우 상식 밖의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예수에 대한 이해는 없고
'믿는다', '구원받았다'는 말만 반복
"주술적 신앙, 예수를 잡신으로 만들어"


- 마지막 성서학당 강의에서 "우리는 이제까지 우리가 성서를 해석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해석학적으로 보면 성서가 우리를 해석한다. 살아 있는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는 힘이 있다"고 한 말씀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보충 설명 부탁드린다.

대개 우리는 '성서를 해석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칼 바르트는 "성서가 주체가 되고, 내가 객체가 된다"고 말했다. 즉 성서가 우리 자신을 해석한다는 것이다. 겸허한 자세를 가지고 성서 말씀을 대해야지, 내 이야기가 맞다고 성경을 자꾸 인용하는 식으로 하는 것은 하나님을 무릎 꿇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건 비기독교인이 성서를 읽는 것만도 못 하다. 말씀은 우리를 쪼개고 해석하고 분석한다.

한국교회가 타락한 원인 중 하나는 성경을 주술처럼 생각한 것에 있다. 성경 말씀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예수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이해하지 않고, 그저 "예수님 영접합니다. 믿습니다"라고 말한다. 이건 주술이다. "열려라 참깨" 하면 열리는 것과 같은.

그동안 교회는 무슨 행동을 하건, 어떻게 살건, 예수만 믿으면 된다고 가르쳐 왔다. 실제 많은 사람이 그렇게 고백하도록 만들었지만, 그 고백은 싸구려에 지나지 않는다. 신자 수는 많이 확보했을지 몰라도 교회는 점점 타락하고 있다. 예수의 향기가 안 난다. 그래서 기독교가 '개독교'라고 욕먹는다.

주술적 신앙에서 벗어나야 한다. 예수를 따르고 믿는다는 건, 내 몸과 삶 전체가 따라가는 걸 전제한다. 이러한 결단 없이 예수를 믿는다는 건 그야말로 주술이다. 예수를 한낱 부뚜막 귀신으로 만든 것이다. 여기서 어떤 선한 삶이 나오겠는가. 이런 기독교는 망할 수밖에 없다.

기독교인은 예수 믿는 걸 넘어 '예수 살기'로 가야 한다. 평생을 통해 그분의 삶을 따라가겠다는 고백이 있을 때, 진짜 예수를 믿는 신자가 된다. 내 삶과 분리된 말의 고백으로 예수를 믿는다고 하는 건 주술이다. 예수를 잡신으로 만든 것밖에 안 된다.

- '예수 살기'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예수는 민중 가운데 들어가셨다. 가난하고 삶의 아픔과 억울함을 가진 이들과 함께했다. 우리는 예수님이 하셨던 대로 하면 된다. 성서의 많은 예언자·사사가 외쳤던 자리에 서야 한다. 그들은 굉장한 비판자들이었다. 특히 왕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비판을 넘어 왕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왕을 폐위하고 다른 왕을 세울 정도였다.

혹자는 교회가 정치에 참여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따지면 성서에 나오는 예언자들은 사이비들이다. 1980년 5월 민주화 운동을 목격한 서강대생 김의기 열사가 기독교회관 6층에서 투신했다. 광주 비극을 알리고자 투신한 것이다. 이 사건 이후 대형 신문에 종교인과 신앙인은 정치에 참여하지 말라는 내용을 담은 광고가 게재됐다. 이 광고를 낸 사람들은 전두환을 위한 조찬 기도회를 열었다.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크리스천은 성서적 입장에서 참여해야 한다. 사람을 죽이지 않는 게 성서적이다. 우리가 성서의 입장으로 정치에 참여하게 되면 정의·평화·생명 관점에서 해야 한다. 그게 신앙인의 자세다. 정권이 잘못 가고 있다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수님도 정치범으로 돌아가셨다. 생명과 평화, 정의의 입장에서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비판해야 한다.


▲ 김 목사는 신앙인도 얼마든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성서적인 입장에서, 즉 정의와 평화, 생명의 편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 현재 안식년 중이고, 안식년이 끝난 뒤 들꽃향린교회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나는 걸로 알고 있다. 이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지금 성서학당을 책으로 엮어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10년 전 구약성서와 관련한 책을 4권 냈는데, 새로운 관점에서 보충·추가하고 있다. 해방의 관점에서 신약성서와 관련한 책도 쓰고 있다.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달려가고 있다.

- 목회에서 은퇴하는 시점이 다가오는데, 후배 목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교회가 향기를 잃고 잘못된 길로 가게 된 배경은 성장주의에 있다고 본다. 후배 목회자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 너무 성장에 얽매이지 말아 달라. 큰 교회가 굉장해 보이고 많은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큰 교회에서 목회하면 사회적 인지도도 올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전부 착각이다.

큰 교회에서 목회하면 책 한 권 볼 시간 없이, 제대로 사유할 여유도 없이 강단에 서야 한다. 목회 인생의 무덤과도 같다. 작은 공동체는 다르다.

나는 교회가 가장 순수하게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지키고 따라가려면 커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강남향린교회를 개척해 어느 정도 성장을 이뤘고, 분가하는 방식으로 들꽃향린교회를 세웠다. 의미 있는 작은 교회 목회를 했으면 한다. 그래야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갈 수 있다. 비록 지금은 몇십 명 규모 교회지만, 나중에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성서에 나오는 초대교회를 바라봤으면 한다. (본보 제휴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18년 6월 09일, 토 5:5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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