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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에세이] 생활 에세이
 
Song Column 060618
‘시가 뭐고?’
순리대로 살아가는 칠곡 할매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독자) = 내가 그동안 돈 주고 사 모은 책 중에 쪽수도 작고 크기도 제일 작은 책이 ‘시가 뭐고?’ 라는 책이다. 그리고 한 달 가까이 작은 책자와 씨름한 것도 처음이다.

읽고 또 읽고를 반복하면서 ‘세상에 이렇게 순박하고 순리대로 살아가는 할매들이 있었나’ 생각하며 또 펜을 들었다.

칠곡할매들에게 한글을 가리킨 선생님은 할매들이 “시가 뭐고?”라고 질문 하였을 때 무엇이라고 답했을까 상상을 해 보았다. 아마도 젊은 여자 선생은 이렇게 답했을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느낀 것을 간단 간단하게 우리가 배운 한글로 종이위에 써 내려가면 돼요.’ 그리고 모든 사물에 대하여 일어나는 정서, 감흥, 상상, 사상들을 운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하였을 것 같다.

나는 그동안 시에 관심이 없었다. 우리 조상님들 중 권력 있고 재력 있는 분들의 자제들이 기름진 음식과 술을 머슴에게 등짐 지우고 젊은 기생들 데리고 산 좋고 물 좋은 곳을 찾아 다니며 한시나 짓고 읊었던 모습이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시가 뭐고?’에서 ‘고마운 한글 공부’라는 제목의 시 하나를 소개해 본다

택배 주소도 쓸 줄 몰라 / 우체국 여직원 손 빌렸다. / 용기 내어 내 손으로 / 주소를 써 갔더니 / 여직원 둘이서 의아한 표정

나도 한글 공부와 관련해 진한 추억이 있다. 어린 시절에 일본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온 후 어깨 너머로 배운 한글 실력으로 부평 서초등학교에 4학년으로 편입했다. 1학기에는 반에서 꼴등을 했다. 그렇지만 한글 실력이 늘면서 2학기에는 반 2등을 했다.

89명의 칠곡 할매들의 시는 내 짧은 식견으로 보아도 조금도 꾸밈이 없는 것 같다. 일상생활에서 마음 속 깊숙한 곳에 감추어져 있던 자신만의 생각을 짧은 글 실력으로 표한하려 했다.

그들의 시가 순수해 보이는 것은 오직 한 평생 순리대로 살았기에 가능한 것이다. 할매들이 순리대로 살았다는 말은 그녀들이 모든 도리에 순종하고 살았다는 뜻일 게다. 못 배웠으면 못 배운대로 누구 원망 않고 평생을 자신들에게 주어진 땅만 일구고 살았을 것이다. 나는 그녀들의 용기가 감탄스럽다.

그들 촌노는 처참한 보리고개를 후손들에게 물려주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노력하였을 것이다. 지금 조금 잘 살게 되었다고 그들의 노고를 잊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시가 뭐고?’를 읽으며 떠오르는 말이 있다. 새마을 운동의 살아있는 전설 하사옹 농부가 하신 말씀이다. 그는 고 정주영 회장에게 ‘빚 없는 내가 최고의 부자다’라고 당당히 말한 분이다.

칠곡할매들도 땅과 호흡하며 자연의 순리대로 살았을 것이니 다들 부자일 것이다. 이들의 시를 읽으면 나의 땀어린 이민생활도 값진 것으로 여겨져 덩달아 삶의 보람이 느껴진다.

나는 법정 스님의 작은 책자 ‘무소유’를 항시 내 침대 머리 맡에 두고 있지만, 아마도 ‘시가 뭐고?’도 함께 두게 될 것 같다. 칠곡할매들 감사하오.
 
 

올려짐: 2018년 6월 06일, 수 4:1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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