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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족/통일
 
Kim Jungeun is a crook? 042518
"김정은 사기? 뒷감당 될까.... 우리의 소원은 남북미 정상 노벨상 수상"
[‘정상회담’ 전문가 인터뷰 1-②]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의 비핵화 방법론

(서울=오마이뉴스) 황방열-안홍기 기자 = 한반도의 명운을 가르게 될 한미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라는 자신의 패를 꺼냈다.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명확하게 자신의 안을 밝히지 않는 가운데, 국내 보수세력과 미국내 일부에서는 '리비아식 해법'을 강조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사무차장과 통일부 장관으로서 북핵 문제를 다뤘던 이종석 전 장관은 "현재 거론되는 '리비아식 해법'이라는 것은 실제 리비아 모델과는 상관 없는 것이고, 그건 북한에게 핵을 포기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리비아식 해법? 김정은에게 핵 포기하지 말라는 것"


▲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3월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련한 연회에 참석해 시 주석과 대화하는 모습. ⓒ 오마이뉴스 기사화면

지난 3일 세종연구소에서 만난 그는 또 김정은의 비핵화 약속과 정상회담 드라이브가 '시간벌기'용이며 '기만책'이라는 시각에 대해 "핵무기를 만들려고 시간을 끄는 것이라면 무슨 기만을 이런 식으로 하느냐"면서 "문재인 한 명을 기만하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트럼프도 기만하고, 중국까지 가서 시진핑한테 직접 비핵화하겠다고 하고 속인다? 뒷감당을 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아래는 북한 비핵화 방안 등을 주제로 이 전 장관과 나눈 문답 전문이다.

- 지난달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말했다. 청와대는 북한에 이른바 '리비아식 해법'을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간에 사전 합의에 도달한 FTA 개정 협상에 대해 "북한과의 협상이 타결된 이후로 미룰 수도 있다"고 했다. 하나하나가 복잡한 얘기들인데, 이런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하나.
"복잡하지 않은데, 복잡해져 보인다. 틀을 만들고 대입해서 얘기해 보자. 북한은 미국에게 자신들에 대한 체제 안전보장과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담보인 북미 수교를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북한에 핵미사일의 완전 폐기와 이에 대한 검증을 원하고 있다. 이 두 가지를 교환하는 것에 대한 선언적인 원칙들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얘기될 수 있다. 이것은 '포괄적으로 일괄타결' 해야하는 것이다. 이어서 정전체제를 대체하기 위한 평화협정이 얘기될 것이고, 경제제재 해제 문제나 경제협력 문제가 포함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A와 B를 바꾸는 구조이고, 이 전체를 큰 우산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 다음에는 정상간에 '포괄적으로 일괄타결'한 추상적 표현이 의미하는 것에 대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큰 우산 밑에서 실행하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포괄적 일괄타결'을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라고 하든 다른 말로 표현하든 이행 로드맵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단계적·동시적'이란 말이 '포괄적'이란 말의 반대말이 아니다.

미국으로서는 앞으로 남은 트럼프 임기 2년 6개월 안에 완결되는 로드맵을 만들고 싶어 한다. 이건 트럼프와 김정은이 둘이 앉아서 만들 수 있는 건 아니고 기구를 만들 수밖에 없다. 로드맵이라는 것은 결국 서로 단계적으로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정리하면 '포괄적 일괄타결'이라는 큰 우산이 있고, 그 아래서 이행하는 로드맵에는 주고받는 단계적·동시적 조치가 있을 수밖에 없다.

미국은 북에게 먼저 핵을 없애라고 할 텐데, 북한은 그렇게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단계적·동시적 조치'는 '미국이 줄 수 있는 것을 내놓으면서 해야지, 나만 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미국은 북한이 먼저 하면 우리도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국내 언론 등에서는,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내정된 존 볼턴의 리비아식 해법을 강조하고 있다.
"'리비아식 해법'이라고 하는데, 실제 리비아 모델은 그거와는 상관이 없다. 우선 미국과 리비아는 매우 적대적인 관계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라는 중재자를 통해 합의에 이른 것이다. 그리고 미국이 체제안전 보장을 약속한 다음 카다피의 대량살상무기 포기가 있었고, 그 다음에(5년 뒤에) 리비아 혁명 과정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군이 카다피를 공격한 게 아닌가. 이게 리비아식 해법이다. 그 방식대로 하자고 한다면 북한에게 핵을 포기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다.

북한이 비핵화를 말하는 것은 체제안전 보장을 얻겠다는 것이고, 그 속에는 경제개발을 얻어내겠다는 의도가 있다. 김정은의 꿈은 '북한의 고도성장'이다. 리비아와 북한은 안보 환경도 다르고, 카다피와 김정은의 비전도 다르기 때문에 '리비아식 해법'은 맞지 않는다. 리비아식 해법을 얘기해서 북한에 극단적인 경계심을 줄 필요가 없다."

"포괄·일괄 타결안 나올 때 북미간 선행·신뢰조치 있어야"


▲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세종연구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안홍기

- 북한 핵문제의 향방을 결정하게 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문재인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
"북미정상회담에서 포괄적·일괄적 타결이 됐다고 가정하면, 미국 여론은 '이것 갖고 안 되지 않느냐'는 의심이 나올 수 있다. '포괄적 타결'안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대북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명분이 될까? 아무것도 해결이 안 됐는데. 트럼프로선 11월엔 하원의원 전원을 다시 뽑는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에 여론의 의심을 해소해야 한다. 그래서 합의 실행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주고 동력을 부여하기 위해, 정상 간 합의 내용 중에 상징적인 몇 개의 선행적인 신뢰조치가 들어가야 한다. 사찰을 받는다든가, 핵시설 폐쇄나 불용화를 한다든가 이런 내용을 넣어서 북한이 뭔가 행동을 한다는 걸 느끼게 해줘야 한다. '북미수교가 되고 미국이 적대시 하지 않으면 한반도에 주둔한 주한미군에 대해 문제 삼을 이유가 없다'는 등 미국의 위상을 인정하는 표현도 들어가면 좋다.

여기다 북한이 미국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게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북한을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가 될 것이다. 또 북한에 대한 민생분야 제재완화 1단계 정도를 국제사회에 제기한다든가 하는 선행 신뢰조치를 취해야 한다. 북한이 지금 대화로 나오는 진정한 목적은 경제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초보적인 제재완화라도 바라지 않겠나.

김정은의 말을 추가로 들어보기 전에 우리가 원하는 포괄적 일괄타결이나 다른 얘기를 하기는 어렵다. 미국이 북한에게만 선제적으로 핵을 포기하라는 얘기라면 중국도 반대할 것이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동시행동을 바랄 것이고, 미국도 그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북미가 선행 신뢰조치를 얼마만큼 잘 교환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거기서부터 믿음이 나온다. 북미를 중재하는 게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그 작업을 우리 정부가 아이디어를 내고 관철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의 소원은 문재인·김정은·트럼프 3인이 공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는 것이다. 농담 같은 얘기가 아니라 그렇지 않으면 현재의 판이 깨지거나, 장기간 교착상태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은 두 차례 있었지만, 북미 정상회담은 분단 이후 처음 있는 상황 아닌가. 반드시 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방안에 대해 <조선일보> 등은 25년간 북한이 국제사회를 속여 온 방식이라고 비판한다.
"김정은이 지금 사기를 치면서 기만하고 있는 것이라면, 무엇을 하려는 기만일까? 왜? 핵무기를 만들려고 시간을 끈다? 그런데 무슨 기만을 이런 식으로 하나. 문재인 한 명을 기만하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트럼프도 기만하고, 중국까지 직접 가서 시진핑한테도 비핵화하겠다고 했다가 속인다? 나중에 기만이란 게 드러나면 뼈도 못 추릴 상황 아닌가. 뒷감담을 할 수 있을까. 기만을 하는 이들은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기만책을 쓴다. 지금 상황은 후폭풍이 최대화된 상황 아닌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얘기하지 말고, 한 눈이 아니라 두 눈으로 봐야 한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를 북한이 혼자 한 것인가. 9.19공동성명을 북한이 혼자 한 것인가.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25년간 국제사회를 속였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러면 미국은 과연 정상적이었냐는 질문도 가능하다고 본다. 작년 여름쯤 북한이 계속 미사일을 쏠 때 미사일이 완성되면 북이 핵군축 협상을 들고 나올 것이라는 예상들이 있었으나, 저는 조건부 비핵화 얘기를 할 거라고 봤다. 하지만 북미정상회담, 전격 중국방문 이런 것은 내 상상의 범위 밖에 있었다. 나같이 상황을 전향적으로 보는 사람도 요즘은 상상력의 빈곤을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그동안 어떤 부분을 못봤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는가를 성찰해야 한다. 김정은은 '대화중에 미사일 쏘지 않는다'고 했다. 모라토리엄(유예)이 된 것이다. 과거 같으면 그 모라토리엄 하나를 따내기 위해 몇 달을 협상해야했는데 지금 그냥 됐다. 어제(4월 2일)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시작하는 날 평양에서 남한 예술단의 공연이 열렸고 거기 김정은이 참석했다. 김정은은 이미 자기 살점 몇 개를 내주고 시작한 것이다."

"상황을 전향적으로 보는 나 같은 사람도, 요즘 상상력 빈곤 느껴"

- 북미정상회담 장소는 어디가 좋을까.
"제가 북에 권유하는 입장이라면 워싱턴을 추천하겠다. 김정은이 고립된 별종 독재자가 아니라 미국과도 충분히 대화가능한 인물이란 걸 보여줄 수 있고, 비핵화와 정상국가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확실한 증표가 될 수 있다. 스위스 유학경험도 있기 때문에 몇 마디 인사 정도만 영어로 해도 미국 사람들에게 주는 충격도 꽤 클 것이다."

- 북한은 그동안 핵무기를 '보검'이라 선전하면서 체제를 떠받치는 한 축이라고 해왔다. 갑자기 핵을 포기한다는 걸 북한 주민들이 수용할 수 있을까?
"북한 주민 대부분은 김정은이 약속한 '마음껏 부귀영화를 누리는 나라'를 만들고, 안전보장을 약속받기 위해, 그리고 인민을 위해 핵을 포기하는 대신 경제를 택하고, 중국과도 동맹을 복원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걸 싫어하는 인민이 어디 있겠나. 딱 하나 걱정은 군대다. 그러나 김정은은 바로 이 점 때문에 군대를 장악해왔고, 지금의 상황이 가능하게 됐다고 본다."

-지난해 9월 <오마이TV>가 생중계한 문정인 교수와의 대담에서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최대압박 정책에 편승한 것 같다'고 비판한 바 있다. 현재는 어떻게 평가하나.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몇 단계를 거치면서 진화를 거듭해왔다고 봐야 한다. 작년 10월 한중정상회담을 통해 사드문제를 봉합하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미국에 최대압박에 동조하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중국과도 평화 4원칙을 확인했다. 또 다른 진화는 작년 12월 19일 '올림픽 기간 동안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방안을 미국에 제안했다'고 밝히면서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명분을 마련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합의하지 않은 얘기는 좀처럼 하지 않는데 이번엔 연합훈련 중단을 먼저 얘기하는 결단을 내렸고, 북한에 공간을 열어준 뒤 미국과 합의를 이뤘다. 김정은은 화성-15형 미사일을 쏜 상황이었고 누군가가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올 자리를 펴야 하는데 문 대통령이 그 길을 열었다.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평창올림픽은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한반도의 상황이 악화돼 '위험한 곳에서 올림픽이 열린다'는 인식이 퍼져 있을 때도 문 대통령은 일관되게 '평창올림픽을 잘 치뤄 한반도 평화정착의 중요한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그런 기조를 한번도 손에서 놔 본 적이 없다는 점이 훌륭했고, 결국 집요하게 추진해서 이뤄졌다. 정확한 정세 판단을 기반으로 해서 1월부터 지금까지 문 대통령의 전략적 판단은 훌륭했다고 본다. 지금의 한반도 상황은 문 대통령이 결정적인 마중물 역할을 했고, 지금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상황도 분단 70년 만에 처음 맞는 상황이다.

"북이 '핵무력 완성' 선언했을 때, 한미간 정보판단 달랐다"


▲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세종연구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안홍기

- 한국 정부 출범 뒤 지지부진하다가 이 국면까지 온 것엔 대통령의 개인기가 크게 작용했다고 보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런 것 같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이지만 서로 신뢰를 쌓았다. 제가 문 대통령을 만났을 때 트럼프에 대한 워싱턴 정가의 평가가 '파격적이고 충동적이다'라고 했더니 대통령이 정색을 하시면서 '그렇지 않더라. 트럼프도 오랫동안 사업했지만 자기 나름대로 틀이 있고 방법이 있는 사람이더라'라고 했다. 트럼프를 상당히, 충심으로 존중하는 모습이었다. 트럼프도 대화하는 과정에서 우리 대통령이 자신을 존중한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 그러면서 서로 생긴 신뢰가 있지 않을까?

여기에 매 시기마다 제대로 정세판단을 하고 대통령에게 정확한 대처를 건의하며 보좌하는,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참모가 역할을 했다고 본다.

지난해 11월 29일 북한이 화성-15형 미사일 발사하고 국가핵무력 완성 선언을 했을 때 미국은 북한이 갈 데까지 갔다고 봤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김정은이 해온 걸 봐선 두세 번 더 쏴야 하는데 왜 여기서 완성선언을 했을까, '북한이 내년엔 승부수를 건다'고 봤다. 이렇게 한국과 미국의 정보판단이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 쪽은 평창올림픽 계기로 김여정과 펜스 부통령을 만나게 하려고 무지 애를 썼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에 북한 쪽에서 만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갑자기 '오케이, 정상회담 하자'고 했을까. 순간의 즉흥적인 감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판단의 바탕에는 문재인의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 한국 정부가 제시하는 정세판단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가 있었다고 본다. 그걸 트럼프에 전달한 사람이 폼페이오 당시 CIA국장(현 국무장관 내정자) 아니었겠나."

-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참모는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말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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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짐: 2018년 4월 28일, 토 9:2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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