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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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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화장품을 모두 버렸다
[서평] 거울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여성들이 읽어봐야 할 책


(서울=오마이뉴스) 오은진 기자 = 긴머리를 단발로 싹뚝 잘랐다. 어느날 문득 내가 왜 불편을 감수하면서 머리를 치렁치렁하게 달고 다니는지 의문이 생겼다. 단지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 너무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머리를 잘랐다.

머리 감고 말리는 시간이 훨씬 줄었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삶의 질이 바뀌었다. 아침 준비 시간이 단축됐고, 밥 먹을 때 본의 아니게 예쁜 척(머리를 한쪽 옆으로 넘겨야 하는 행위)을 할 필요가 없어졌고, 행동이 좀 더 자유로워진 기분이다.

나는 왜 지금까지 머리카락을 실용적인 용도로 보지 않고 미용의 측면으로만 생각했을까. 어떤 머리 스타일이 더 예쁘게 보일지는 매일 고민했지만 어떤 머리 스타일이 내 행동을 좀 더 편하고 자유롭게 하는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정말로 단 한 번도 말이다. 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러네이 엥겔른의 책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에서 찾았다. 나는 다름 아닌 '외모 강박'에 사로잡혀 살아왔던 것이다.

만일 당신이 여성이라면 외모 강박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 모습이 뭔가 만족스럽지 않아서 중요한 이벤트에 참석하는 대신 그냥 집에 있어야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면 그게 바로 외모 강박이다. 다른 여성의 몸과 자신의 몸을 비교하느라 회의에 집중하지 못했다면 그게 바로 외모 강박이다. 시간과 돈이 부족한데도 우리 문화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미에 가까워지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 하고 있다면 모두 외모 강박 탓이다.

외모 강박, 내게도 있었다


▲ 책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표지. ⓒ 웅진지식하우스

책 표지에 "오늘 거울 속 내가 별로여서 약속을 취소했습니다"라는 문장이 있다. 처음 이 문장을 봤을 때는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한 경우고 나는 이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외모 강박 따위가 있는 그런 가벼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니 내게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 많았다. 얼굴에 여드름이 난 날, 나름대로 고민해서 입은 옷이 마음에 들지 않은 날, 아이라인이 짝짝이로 그려진 날, 그런 날은 할 수 있다면 약속을 취소하고 싶었다. 약속이든 회의든 다 집어치우고 집에 빨리 들어가고 싶었다. 거울 속의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러워서 어딘가에 숨고만 싶었다. 그렇다. 나 역시 외모 강박이 있다.

그렇다면 나의 외모 강박은 단순히 나의 개인적인 문제일까. 단지 내가 관종(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구걸하는 사람)이라서 걸린 병일까. 작가는 다르게 말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외모에 대해 더 자주 이야기하고 더 자주 생각한다. 외모를 바꾸거나 개선하기 위해 행동을 취할 가능성도 더 높다. 이런 문화에서는 어떤 여성이 "아, 나 너무 뚱뚱하고 못생겼어."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도 아무도 놀라지 않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종류의 불행을 여성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30여 년 전에 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묘사하기 위해 '규범적 불만족'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이 용어는 소녀와 여성이 거울을 보고 매우 실망하는 모습을 정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의미다. 마치 남자 아이가 "사내애들은 다 그렇게 장난치고 그러면서 크는 거지, 뭐."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이 책은 이와 같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 외모 강박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여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외모 강박이 어떻게 그들의 삶을 파괴하는지 보여준다. 에린은 자신의 일란성 쌍둥이 자매 메러디스 곁에서 마치 미운 오리 새끼 같은 기분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남들에게는 똑같이 보였을지 몰라도 스스로는 메러디스에 비해 못생겼다고 생각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낸 것이다.

마흔여섯살의 메리 캐서린은 자신의 신체를 혐오한다. 그녀는 몇 년간 분노와 우울, 폭식증으로 몹시 고통받고 있다. 부모가 한국인이고 미국에서 태어나 두 나라를 모두 경험한 재이미는 한국에서 여성의 날씬함을 강조하는 현상이 '역겹다'면서도 굶기 다이어트를 하고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소녀시대와 같은 몸매를 갖는 것이 버킷리스트라고 말한다.

오늘날 여성들은 사방이 거울로 뒤덮인 세계에서 살고 있다. 그 세계는 모순의 세계다. 여성들은 외모 평가가 난무하는 미디어에 분노하지만, 동시에 언제 어디서나 아름다워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그 압박은 여성을 오랜 시간 거울 앞에 붙잡아 놓고 중요한 것들을 포기하게 만든다. 그러나 분명한 건, 그녀들은 거울의 세계에서 벗어나길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화장하고 살 빼고 자신을 꾸미는 것을 오로지 즐거움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많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것도 내가 하기 싫을 때에도 안할 수 없다면 그것은 억압이다. 몸이 너무 아파서 출근조차 힘든 날 그날도 화장을 하고 있다면, 분명히 객관적 지표로 봤을 땐 저체중인데도 뚱뚱하다며 다이어트를 한다면 그것은 개인의 즐거움일까 사회적 억압일까.

'보디 토크'가 남긴 것


▲ 소녀들은 아이돌과 같은 외모를 갖고 싶어한다. ⓒ wiki commons

이 책에서 제일 좋았던 것은 흔한 사회과학책처럼 '이런 것이 문제야. 이것도 잘못됐고, 저것도 잘못됐어. 그렇게 살지마'로만 끝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책은 어떻게 외모 강박과 싸울 것인가에 대해 작고 구체적이지만 실제적인 방법들을 알려준다. 여러 방법 중 가장 인상적인 었던 것은 보디 토크(body talk)에 대한 것이다.

"요즘 배에 살이 쪘어. 살 좀 빼야겠는데." "아니야. 그 정도면 날씬하지. 난 더 많이 쪘어." 이런 대화는 너무도 일상적으로 매일 하는 것이라 하고 있는지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자신이 보디 토크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누군가가 보디 토크 하는 것을 듣는 것만으로도 외모 강박을 강화시킨다는 내용이 놀라웠다. 나와 다른 이들 모두 매일 서로에게 외모 강박을 강화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더 기억에 남는 건 엄마가 자신의 몸에 대해 보디 토크 하는 것을 보고 자란 딸은 역시 외모 강박을 갖게 된다는 거다. 엄마가 딸에게 딸의 외모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평소 전혀 생각지도 못한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난 내 딸이 나처럼 외모 강박 속에서 살기를 절대 원치 않는다. 그런데 하마터면,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내 딸에게 나의 외모 강박을 물려줄 뻔 했다. 이 책을 읽은 것에 진심으로 감사한 순간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화장품을 다 버렸다. 아직 완전히 놓지 못해 비비크림과 컨실러는 남겼지만 아이라이너, 립스틱, 볼터치, 아이새도우 등등을 모두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려 버렸다.

홀가분하다. 내 몸과 얼굴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신경 쓰는 것 대신에 나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할 것이다. 아침에 잠을 더 푹 자고, 소중한 사람과 산책을 하고, 책을 읽고, 무언가 배울 것이다. 내 인생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 지를 일깨워준 이 책에 진심으로 고맙다. 그리고 외모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본 적 있는 여성이라면, 딸을 외모 강박에서 자유로운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그렇다. 결국 모든 여성들은 다 읽어봐야 한다는 얘기다. 찡긋!

어린 딸이 당신에게
자신이 예쁘냐고 묻는다면
마치 마룻바닥으로 추락하는 와인잔 같이
당신의 마음은 산산조각 나겠지.
당신은 마음 한편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싶을 거야.
당연히 예쁘지, 우리딸. 물어볼 필요도 없지.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래 당신은
딸아이의 양어깨를 붙들고서는
심연과도 같은 딸아이의 눈 속을 들여다보고는
메아리가 되돌아올 때까지 들여다보고는
그러고는 말하겠지.
예쁠 필요 없단다. 예뻐지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그건 네 의무가 아니란다.

- 케이틀린 시엘의 시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18년 3월 05일, 월 4:4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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