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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시간: (EST) 2018년 12월 15일, 토 7:46 pm
[한국] 사회/경제
 
Interview Choi Munsun 022118
현송월 '질투' 유발시킨 문순씨, 10월엔 북 유소년 축구팀 데려온다
[인터뷰] 최문순 강원도지사 겸 평창올림픽조직위 공동집행위원장


▲ 최문순 강원도지사(평창조직위 공동집행위원장)이 15일 오후 강원도 강릉 강원프레스센터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가면 응원 논란’을 부추기는 것에 대해 "이제 레드콤플렉스에 시달려야 할 시기는 지났다"며 "몇 마디 잘못된 말들이 군사적 충돌을 일으키고,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다는 것을 좀 인식해주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 유성호

(서울=오마이뉴스) 이경태-곽우신 기자 = "서은향이라고 북측 가수가 있다. 아주 노래를 잘 하는 가수다. 사실 (중국) 쿤밍에서도 그 가수를 보내주면 안 되느냐 했는데..."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질투 유발자'로 만든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멋쩍게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그가 지난 8일 북측 예술단 강릉 공연에 앞서 현 단장 등과 환담을 나누다 다른 북쪽 가수의 '팬'을 자처해 현 단장이 "나도 여기 있는데 왜 그 사람 안부를 묻느냐. 살짝 삐치려 한다"고 농담을 한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사실 80여일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장면이었다. 최 지사 본인도 지난해 12월 <오마이뉴스>와 만나, 평창올림픽이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가 4가지로 "① 북한의 올림픽 참가 ② 숙박 문제 ③ 티켓 판매 ④ 추운 날씨"를 들며 "이 가운데 가장 큰 건 북한의 참가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관련기사 : 평창, 박근혜-문재인 차이는 투명성").

그러나 그로부터 보름 후 상황이 바뀌었다. 북측의 올림픽 참가가 결정됐고, 선수단은 물론 응원단과 예술단 등이 함께 파견됐다. 올림픽 사상 첫 남북 단일팀이 탄생하기도 했다. 평창올림픽은 그렇게 평화올림픽으로 자리 잡았다.

평창올림픽조직위 공동집행위원장인 최 지사의 역할이 컸다. 그는 지난해 말 중국 쿤밍에서 열린 제3회 남·북한 유소년 축구대회에서 북측을 만나 올림픽 참가를 설득했다. 예술단·응원단 파견은 물론, 고위급 인사 파견까지 요청했다. 이러한 요청은 모두 수용됐다. 2008년 MBC 사장 재임 당시 북측과 두텁게 쌓았던 신뢰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최 지사는 이제 평창올림픽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오는 4월 평양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강원도민들과 함께 참가하고, 6월 평양에서 열릴 4회 남·북한 유소년 축구대회에도 가기로 했다. 특히 5회 남·북한 유소년 축구대회는 10월 강원도에서 열기로 했다. 평창올림픽이 막을 내려도 남북 간의 교류가 올 한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길'을 낸 것이다.

제2의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평양 공연도 꿈꾸고 있다. 북한의 1차 핵실험으로 얼어붙었던 당시 국제 정세를 음악으로 풀었던 2008년 공연 때처럼 비정치적·비군사적 교류를 통해 남북 간의 '문'을 지금보다 더 크게 열겠다는 구상이다.

그 바탕에는 "강원도는 평화가 돈이고 삶이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될수록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곳이 강원도이기 때문이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가면 응원 논란'을 부추기는 것을 두고도 "이제 레드콤플렉스에 시달려야 할 시기는 지났다"며 "몇 마디 잘못된 말들이 군사적 충돌을 일으키고,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다는 것을 좀 인식해주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다음은 최 지사가 지난 16일 오후 강릉 강원미디어센터에서 <오마이뉴스>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올림픽 유치 후 6년 11개월 좌절하다 극적인 반전"


▲ 최문순 강원도지사(평창조직위 공동집행위원장). ⓒ 유성호

- 북측의 올림픽 참가, 전격적으로 진행됐지만 그 히스토리는 만만치 않았던 것 같다.
"긴 히스토리가 있다. 7년 전 올림픽 유치 때도 북측의 참가가 이슈였다. 북측의 참가가 올림픽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다. 공동개최론이나 분산개최론도 나왔고, 그게 안 되니깐 단일팀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그 당시 정권들이 그런 논의를 다 차단하면서 오히려 북핵 위기는 더 커지는 사태로 치달았다. 올림픽 열리기 두세 달 전, 미국에서조차 '안 오겠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으니까... 7년 중 6년 11개월을 굉장히 실망하고 좌절하며 보낸 거다."

- 극적인 반전이 벌어진 까닭은 뭘까.
"첫 번째는 정권교체가 됐기 때문이다. 그 다음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역할이 매우 컸다. 바흐 위원장이 굉장히 적극적이었다. 어느 누구보다 더 적극적으로 단일팀 만들어라, (단일팀에) 북측 선수 12명 받아라, 이런 식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런 모든 조건들이 잘 맞아 떨어져서 지난 1월 1일 극적인 반전이, 올림픽을 불과 1개월 9일 앞두고 벌어졌다."

- 최 지사도 역할하지 않았나? 본인이 지난해 말 중국에서 북측을 만나 요구했던 선수단, 예술단, 응원단 파견 등 다 이뤄지지 않았나? 2008년 MBC 사장 때 북측과 쌓았던 신뢰 덕 아닌가.
"북측 선수들을 실어 나를 크루즈 입항 요청만 빼고 다 이뤄졌다. (웃음) 그 당시에 언론사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대북사업을 추진했던 것이 <오마이뉴스>와 MBC였다. <오마이뉴스>는 평양시내 한가운데서 마라톤대회를 열었지만 MBC는 조금 더 상시적인 체계를 갖추자고 해서 중국 쿤밍에 MBC국제축구학교를 열었다. 남북 유소년들이 와서 같이 상시적으로 훈련을 하고 선수를 배출할 수 있도록. 정권이 바뀌면서 문은 닫았지만 가끔 경기를 열었다. 그게 신뢰로 형성됐다. 그래서 박근혜 정권 때도 경기를 두 차례 했다."


▲ 2005년 11월 24일 오마이뉴스 주최 `평양-남포 통일 마라톤대회'가 평양 서산경기장에서 남북 선수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24일 오전 10시 오마이뉴스 주최 '평양-남포 통일 마라톤대회' 남자부 참가자들이 평양 서산경기장을 출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오는 6월에도 남북 유소년 축구대회(정식명칭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여는 것으로 아는데.

"올해 6월 평양에서 4회 대회를 열고, 10월에 강원도에서 5회 대회를 열기로 했다. 지금도 거의 유일하게 상시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남북) 채널이다. 지금 정부도 잘 하곤 있지만, (중앙정부의 대북채널은) 순식간에 끊길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끈을 상시적으로 유지하려 하고 있다."

"김여정 부부장 등 북측 인사들, 남북관계 진전에 공세적이었다"

- 이번 올림픽 중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나 김영남 북한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 등 고위급 인사들을 접촉했다. 어떤 대화들을 나눴나.
"(김여정 부부장에게) '처음 오셨냐', '춥지 않느냐'고 물었다. 춥지 않다고 해서 평양과 비교하면 어떠냐고 물으니 비슷하다 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강원도가 고향이다. 그래서 혹시 형제가 원산에서 태어났는지 물었는데 (김여정) 본인은 평양에서 태어났다고 했다. 하여튼 전반적으로 굉장히 우호적인 분위기였다. 앞으로도 빨리빨리 남북관계를 진전시키자는 얘기. 오히려 우리보다 더, '공세적'이라고 할 만큼 적극적이었다."

- 현송월 단장과의 대화는 어땠나? 좀 더 유하게 대화가 오갔나.
"그렇다. 현 단장이 예술인이고 시원시원한 성격이다 보니깐. 공연 보기 전 잠깐 앉은 자리였지만 굉장히 재미난 얘기를 많이 나눴다."

- 최 지사가 현 단장에게 한 북측 가수의 '팬'이라고 밝혔던데, 그 가수는 누구인가.
"서은향이라고 북측 가수가 있다. 아주 노래를 잘하는 가수다. 사실 쿤밍에서도 그 가수를 보내주면 안 되느냐 했는데 이 분(현송월)이 공식적인 단장이니 이렇게 왔죠. (웃음) 서은향 가수는 지금 음악 선생님을 하고 있단다. 제가 꼬치꼬치 물으니까 '그러면 평양으로 오시라요'라고 하더라. 가야죠! 제가 4월 달에 가기로 했다. 김영남 위원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계신 자리에서 '북한에서 마라톤 대회를 하기로 합의했다. 두 분 다 계시니까 우리가 갈 수 있도록 여기서 합의해달라'고 요청했더니 그 자리에서 흔쾌히 하기로 했다."

- 북측 응원단과는 만났나?
"17일 보기로 했다. 응원단과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그때 얘기를 좀 나눌 예정이다. (김여정 등이) 예술단, 응원단 등에 대한 남쪽 반응이 어떤지 굉장히 궁금해 하더라. 예를 들어, 김여정 부부장이 예술단 중 누가 제일 좋으냐 그렇게 물어보더라. 유심히 봤는지, 안 봤는지를 묻는 거다. 그래서 '김옥주라는 가수가 제일 좋았다'고 했다. 그 중에 아마 제일 연배도 높고 노래도 제일 잘할 것이다. (공연 때) 자주 나왔다. 그리고 젊은 가수 중에서는 송영이라는 분이 계셨는데 그 두 분이 제일 좋았고 반응도 좋았다고 전했다."

"가면 응원 논란? 잘못된 말이 사람 목숨 앗아간다"


▲ 최문순 강원도지사(평창조직위 공동집행위원장)이 15일 오후 강원도 강릉 강원프레스센터에서 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을 맞이해 한복을 차려 입은 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과 함께 새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 이런 상황에서 '가면 응원 논란'이 벌어져서 지사 입장에서는 좀 놀랐을 것 같다.
"현장에서 봤지만 저는 전혀 그런(김일성 가면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그런 상황도 아니었던 것 같다. 굳이 꼭 그렇게, 억지로 보려고 하면 (김일성 가면으로) 볼 수는 있겠지. 그렇지만 보편적인 사람으로서 그렇게 느껴지느냐. 그게 전혀 아니었다. 응원단을 보면 알겠지만, 굉장히 철저하게 준비하고 연습해온 거다. 그리고 우리를 자극하거나 체제 선전을 하는 내용이 전혀 없다. 오히려 배제한 거다. 예술단 공연에서도 우리가 거부감을 느낄 만한 내용들이 없었는데, 그 전에 몇 번 회의를 해서 조금이라도 (거북하게) 여겨질 만한 것들을, 그렇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것들을 통일부에서 요청해서 다 뺐다. (김일성 가면 주장은) 이러한 전체 흐름과 맥락 속에서 전혀 동떨어진 얘기다."

- 예술단 첫 공연 당시 일부 곡 선정 때문에 위기가 있었지만 북쪽에서 양보했다고 들었다.
"무슨 일이든지 억지로 해석하려 하면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가사 중 '별'이란 단어가 있는데 그걸 정치적으로 해석하려고 하면, 또 (다른 의미의) '별'이 된다. 이제 마음을 열고 봐야 한다. 레드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시기는 끝났다. 통렬히 인식해야만 한다. 최고 결정권자가 그런 시각을 갖고 있으면 전쟁 위기로 갈 뿐이다. 이제 우리 국민들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특히 정치권에서 그런 인식을 제발 가졌으면 좋겠다. 그 몇 마디 잘못된 말들이 군사적 충돌을 일으키고,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다는 것을 좀 인식해주셨으면 좋겠다."

- 올림픽 유산을 살려나가기 위해 만든 '평창 포럼'에서도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평양에서 포럼을 열 수도 있다"고 했는데.
"평창포럼도 올림픽 이후와 연결돼 있다. 최근 만난 북측 대표단이 '10년 전 상태'를 얘기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한 이후 남북 관계가 굉장히 빠르게 진척됐던 때다. 그리고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평양 공연 때가 딱 10년 전이었다. 2008년 2월 26일 공연했다. 그 때 미국 국기가 (평양에) 미국 국가가 처음으로 울려 퍼졌다. 김정은 당시 위원장이 '음악정치를 통한 일대 사변'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북측의 1차 핵실험 뒤 상황이었다. 그땐 국제적으로 충격이 엄청났다. 북미가 1년 정도 지나고 서로 대화해야 할 상황인데 딱 앉아서 핵 얘기를 꺼낼 상황이 안 되는 거다. 그래서 우선, 음악정치를 한 것이다."

- 그때의 '음악정치'와 같은 일들이 계속돼야 한다는 뜻인가? 2008년 뉴욕 필하모니 평양공연 역시 지사 본인이 MBC 사장 당시 성사했던 일이다.
"그렇다. 이제 시즌2를 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꼭 그 형태로 할지, 다른 문화나 스포츠가 있었으니 다각도로 할지는... 어쨌든 강원도가 앞장서는 게 (남북 모두) 덜 부담스럽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정치적 의미가 담기지 않은 문화·체육 교류. 인류 보편의 비정치적·비군사적 교류이기 때문이다. (그런 교류는) 전쟁 중에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부담을 덜 갖고 해보려 한다."

"내가 대북 특사? 더 높은 분이 가야지"


▲ 최문순 강원도지사(평창조직위 공동집행위원장)는 제2의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평양 공연도 꿈꾸고 있다. 북한의 1차 핵실험으로 얼어붙었던 당시 국제 정세를 음악으로 풀었던 2008년 공연 때처럼 비정치적·비군사적 교류를 통해 남북 간의 '문'을 지금보다 더 크게 열겠다는 구상이다. ⓒ 유성호

- 강원도 입장에서도 남북 관계 문제는 도민의 삶과 직결되는 사안 같다. 금강산 관광만 하더라도 중단되면서 강원도민들에게 피해를 안겨주지 않았나.
"강원도는 평화가 돈이고 삶이다. 평화가 생존이다. 군사적 긴장 높아지면 강원도 산업 70%가 관광인데 관광객이 안 온다. 상가부터 흔들리고 불경기에 들어간다. 굉장히 오랫동안, 고질적으로 그렇게 됐다. 금강산 관광. 말할 것도 없이 폐허가 돼버렸고. 이걸 좀 바꿀 때가 되지 않았느냐. 평화에 대한 열망이 가장 절실한 강원도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야 되지 않겠느냐 싶은 거다. 이산가족 상봉은 이미 북쪽에서 한번 거절했다. 오로지 스포츠만 (남북 간에) 열린 상태다. 앞으로 상대를 조금 더 배려하면서 탐색해보고 대화를 해봐야 한다. 그래서 스포츠 교류를 늘리는 방향이 슬기롭지 않나. 그렇게 생각한다."

- 도에서 추진 중인 '강원평화특별자치도' 구상과도 맞물리는 것 같은데.
"그렇다. 현재 남북관계를 중앙정부가 독점하고 있다. 그래서 호의적인 정부가 들어서면 괜찮은데, 적대적인 정부가 들어오면 통째로 (채널이) 다 끊기는 거다. 그러다 우발적으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정권이 그랬다.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 강원도만큼은 자율적으로 하겠다. 제주도가 행정적으로 어느 정도 자율성이 있지 않나? 그러니 강원도도 남북관계만큼은, 스포츠 교류나 인도적 지원 등은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 그 권한을 도지사에게 달라는 얘기다. 그래야 위기관리도 되고 통일 준비도 되지 않겠나."

- 이제 남측에서도 대북 특사를 보내야 한다. 그런데 앞서 최 지사 본인이 '평양특사'를 하고 싶다고 한 적 있다.
"어휴, 특사는 저보다 더 높은 분이 가야지. 총리급이나 격이 높은 분이 가는 게 좋다. 저는 지방정부 차원의 일을 해야죠.(웃음)"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18년 2월 26일, 월 11:53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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