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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족/통일
 
NK visit 30
신의주로 가는 기차, 내가 목격한 북한 농촌
[수양딸 찾아 북한으로 31] 평양-신의주 기차여행 그리고 국경의 밤



▲ 평의(평양-신의주)선 열차. 복도 오른쪽이 침대가 있는 객실이다. ⓒ 신은미


▲ 경미와 함께 평의(평양-신의주)선 열차객실 침대 위에 걸터 앉아. ⓒ 신은미

(LA=오마이뉴스) 신은미 기자 = 열차칸에 오르니 한쪽에 2층 침대로 이루어진 4인용 객실이 있고, 또 한쪽엔 복도가 있어 사람들이 다닐 수 있게 돼 있다. 이런 식의 열차는 처음이다. 하기야 종착역이 북경이니 침대가 필요할 법도 하다. 언젠가 남북의 철도가 연결돼 남에서 출발한 기차가 유럽까지 가려면 아마도 이런 식의 침대칸이 있어야 할 것이다.

북한에서 열차여행을 해본 적이 없으니 창밖에 펼쳐지는 정경도 모두 처음이다. 하지만 고속도로변에서 펼쳐졌던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다. 논에 쌓아논 볏짚단, 토사길을 흙먼지 풍기며 지나는 차량들, 자전거를 타고 오가는 동네 사람들, 간간이 여기저기 보이는 붉은 깃발들과 구호들.


▲ 평의(평양-신의주)선에서 바라본 평안남도 평원군. ⓒ 신은미

역들을 지나치며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석탄을 싣고 있는 듯한, 눈에 익은 화물열차가 멈춰서 있다. 창밖에 비치는 이런저런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허스름한 완행열차가 보인다. 남편이 정차해 있는 완행열차를 보고 경미에게 한마디 한다.

"야~, 저 열차를 타야 하는 건데."
"저 기차는 역이란 역은 전부 섭니다. 온종일 가는 기찹니다."
"그게 더 재밌지. 세월아 네월아 저 열차를 타고 사람들과 어울려서 음식도 나눠먹고, 얘기도 주고 받으며 얼마나 좋은데."

"기럼 다음 번엔 저 기차를 타 보시렵니까?"
"그래, 그래. 나는 이 침대 열차보다 저 열차가 훨씬 더 좋아."
"알겠습니다. 긴데 없어지기 전에 빨리 다시 오셔야 겠습니다. 철도 현대화를 위해 대규모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래도 몇 년은 걸리겠지. 다음 번엔 꼭 저 열차를 타고 여행을 하자. 평양을 떠나 나진 선봉까지."


▲ 평의(평양-신의주)선 완행열차. ⓒ 신은미

"하하, 알겠습니다. 저 열차를 타고 라선(나진 선봉)까지 가시려면 며칠을 가셔야 할 때도 있습니다."
"더 좋지! 기차에서 쭈구리고 잠도 자고, 역에서 잠시 내려 아주머니들이 파는 음식도 사먹고..."
"아니 기런 건 어케 아십니까?"
"우리는 같은 동포잖아. 예전에 다 경험해 봤어."

남편이 학창시절 완행열차를 타고 친구들과 여행을 하던 경험담을 들려준다. 경미가 들으면서 놀라워 한다. 자기들 경험과 똑같단다. 다만 자기들은 학교에서 단체로 다녔을 뿐 개인적으로 다니지는 않았다면서 말이다.


▲ 평의(평양-신의주)선 식당칸. ⓒ 신은미


▲ 평의(평양-신의주)선 식당칸 반찬. ⓒ 신은미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칸으로 향한다. '탈피'(북어)를 안주삼아 맥주부터 마신다. 평양의 호텔이나 맥줏집에서와 마찬가지로 북어 한 마리를 통째로 준다. 경미는 눈알이 제일 맛있다며 그것부터 뺀다. 딱딱한 '탈피'를 ㅤㄸㅡㅌ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경미가 능숙한 솜씨로 껍질을 벗기고 살을 찢어낸다. 남편에게 라이터를 빌려 껍질을 구워 주는데 적당히 구워진 '탈피' 껍질은 최고의 맥주 안주가 된다.

식사와 함께 뭇국, 소시지, 김치, 북어조림, 오이지, 계란, 오리고기찜 등이 반찬으로 나온다. 그중에서도 오징어젓(북에서는 낙지젓이라고 부른다)이 일품이다. 전혀 달지 않아 설탕을 싫어하는 남편이 무척 좋아한다. 상당히 많은 양을 줬는데도 두 접시나 더 주문한다. 남편은 평양에 돌아가면 낙지젓, 명란젓, 창란젓, 곤쟁이젓을 사서 모두 미국에 가져가겠다고 다짐한다.


▲ 평안북도 룡(용)천역. ⓒ 신은미

기차가 평안북도 룡(용)천역을 지나자 남편이 신의주에 거의 다 왔다고 한다. 어떻게 아느냐고 물으니, 10여 년 전 신의주와 가까운 이 역에서 화학물질을 실은 열차의 충돌사고로 인해 대폭발이 있었으며 이 근처가 모두 파괴됐다는 뉴스를 들었단다. 경미가 그때 상황을 설명한다. 엄청난 사고였던 모양이다.

포장된 도로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점점 도시 모습이 나타난다. 곧이어 신의주역에 열차가 정차한다. 신의주 해외동포위원회에서 50대 여성이 나와 우리를 반갑게 맞는다. 역건물을 나오니 넓은 광장이 나온다. 광장 오른쪽에 평안북도의 역사를 보여주는 사적관이 있다며 우리를 그곳으로 안내한다. 해방후 평안북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는지 사진과 유물들을 통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 평안북도 신의주 교외. ⓒ 신은미


▲ 평안북도 신의주역. ⓒ 신은미

국경의 밤

오늘밤 지낼 압록강려관에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한 우리는 경미와 함께 근처 식당을 찾았다. 그곳에서 술안주로 생선튀김을 주문했다. 처음 먹어보는 생선 맛이다. 미꾸라지보다 가늘고 흰색깔을 띄고 있다. 아주 작은 검은 눈알이 없었다면 생선인지도 모를 것 같다. 튀김옷이 얇아 느끼함도 없이 생선 고유의 맛과 기름이 어우러져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선사한다. 맥주가 술술 들어간다.

뱅어 아니냐고 물으니 다른 이름을 댔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압록강이 서해로 흘러들어가는 '서 조선만'에서 주로 잡힌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압록강 하구에서부터 서해안을 따라 남쪽 평안도의 움푹 파인 곳까지의 바다를 '서 조선만'이라고 부른단다. 경미가 내게 묻는다.


▲ 이름 모를 생선튀김. ⓒ 신은미

"내일 신의주 어디를 보고 싶습니까?"
"저~, 한 곳만 가보면 돼."
"한 곳이요? 거게가 어딥니까?"
"중국이 바라보이는 곳."

"네? 오늘 차타고 다니실 때 중국 보시지 않았습니까?"
"어디가 중국이었어?"
"강 건너 높은 건물들 많이 있던 곳 못 보셨습니까?"
"기억이 안 나는데."

"못 보셨구만요. 차안에서 강은 보이지 않을 테지만... 하여간 보셨는데 중국인지 모르셨나 봅니다."
"중국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에만 가보면 돼."
"알겠습니다. 내일 해외동포위원회 안내에게 말해놓겠습니다. 긴데 이왕이면 다른 데도 좀 보시지 왜 여게까지 오셔서 중국만 보시려고 합니까? 조국(북한)에 오실 때 중국을 경유하여 오시니 중국 구경 많이 하시지 않습니까?"

"물론이지. 그렇지만 중국에서 보는 중국과 조국 한반도에서 보는 중국은 다른 느낌이야."

"아니 중국이 중국이지 중국서 보는 중국과 조국에서 보는 중국이 다르단 말입니까?"

"나는 남조선에서 태어나 자라났잖아. 남조선은 북쪽으론 휴전선으로 막혀있고 동서남은 바다로 막혀있는 거 잘 알지? 나는 우리 조국 한반도가 대륙과 맞닿아 있어서 조국을 떠난 기차나 자동차가 중국을 가로질러 유럽으로 가는 기분을 느껴보려고 하는 것뿐이야. 기차를 타고 중국을 오가는 이곳 북녘의 동포들은 내 얘기가 무슨 뜻인지 잘 실감이 나지 않을 거야."

"남녘의 동포들에겐 그렇겠군요. 민족의 비극입니다. 내 나라 땅을 서로 오가지도 못하고..."


▲ 함경북도 온성군에서 바라본 북중 경계. 강(두만강) 왼쪽이 북한 그리고 오른쪽이 중국이다. 사진은 2012년 5월 24일 촬영됐다. ⓒ 신은미

"2012년 5월에 육로로 국경을 건넌 적이 있어. 함경북도 온성군에서 두만강 다리를 건너 중국으로 갔어. 다리를 건너자 마자 조국 한반도를 뒤돌아보면서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몰라. 그때 조국의 북동쪽 끝에서 대륙을 보았으니 이번엔 북서쪽 끝인 이곳 신의주에서 대륙을 보고싶어서 그래."
"네~, 무슨 말씀이신지 알 것 같습니다. 내일 아침 일어나면 중국땅이 제일 가까이서 보이는 곳에 먼저 가시자요."

경미는 내 뜻을 알 것 같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잘 이해하지 못하는 눈초리다. 압록강려관으로 돌아오는 국경의 밤거리가 매우 쌀쌀하다. 경미와 허리춤을 꼭 껴안고 걸으며 추위를 달래본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18년 2월 03일, 토 10:3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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