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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족/통일
 
NK visit 29
내가 본 평양의 휴일, 몇 년 사이 크게 바뀌었다
[수양딸 찾아 북한으로 29] 평양의 교회 그리고 북한 기차


(LA=오마이뉴스) 신은미 기자


▲ 2015년 10월 18일, 평양 봉수교회에서 교우들에게 마음을 전하며. ⓒ 신은미

평양 봉수교회에서의 시간

오늘(2015년 10월 18일)은 주일이다. 차림을 단정히 하고 교회에 도착하니 몇몇 낯익은 교우들이 눈에 띈다. 눈인사와 목례를 주고받으며 자리에 앉는다. 찬양에 이어 교회 소식을 전한다. 목사님의 설교가 끝나자 목사님이 나를 호명하며 교우들에게 한마디 해줄 것을 부탁한다. 앞으로 나아가 평양의 교우들에게 내 마음을 전한다. 대충 다음과 같은 말을 한 걸로 기억한다.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 정말 반갑습니다. 저는 남녘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미국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태어나 어디에서 살아가고 있든 한 형제자매입니다. 우리는 한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주님의 제자들입니다. 지금 이 시간, 예배당에 함께 하시는 주님이 우리를 향해 무슨 말씀을 당부하고 계실까요.

저는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며, 여러분과 한목소리로 찬송을 부르고 함께 기도하며, 뜨겁게 느끼고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분명 하나님께서는 우리 남과 북을 향해 한 형제인 우리가 더 이상은 증오로 얼룩진 분단의 아픔에 신음하지 않고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주님 안에서 서로 사랑하고 화평하여 세상의 빛과 소금의 삶을 살아가길 간절히 바라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들과 헤어지면 저와 여러분은 또 서로 다른 공간에서 살아가겠지만 우리는 주님 안에서 늘 한 형제요, 자매입니다. 서로 기도로서 마음을 통하고 우리 남과 북이 부디 서로를 긍휼히 여기고 미움과 분쟁이 없는, 화평과 사랑으로 하나되는 그날을 향해 각자 처한 환경에서 서로 최선을 다해 나아갑시다.

남녘에서, 해외 각지에서 여러분들을 사랑하고 우리 민족이 화해하고 협력하여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진정 그리스도의 자녀다운 삶을 살아가길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루빨리 통일된 조국에서 남과 북의 한 형제가 한목소리로 기쁨의 찬양과 사랑의 마음을 나누며 예배드릴 수 있게 되길 우리 함께 기도합시다. 저처럼 남녘과 해외의 많은 동포들도 여러분들을 만나 사랑을 나누고 기쁨을 나누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그런 날이 하루빨리 다가왔으면 좋겠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사랑합니다."


▲ 독일어 안내원 오수련의 어머니. ⓒ 신은미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데 누가 다가와 말을 건넨다.

"신은미 선생님, 반갑습니다. 딸한테 신 선생님에 대해 들은 적이 있습니다."
"혹시 따님이 누구신지요?"
"저 오수련이 엄마입니다."
"네? 수련이 어머니시라고요? 어머, 수련이 잘 있어요? 아버님도 안녕하시고요?"
"네, 고맙습니다. 수련이도 려행사에 잘 다니고 수련이 아버지도 고저 어서 통일이 되어 고향에 갈 수 있는 날만 기다리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 2013년 8월 22일 함흥 선덕 비행장서 헤어지며 눈물을 글썽이는 오수련과 함께. ⓒ 신은미

오수련은 '조선국제려행사'의 독일어 담당 안내원이다. 2013년 8월 유럽관광객들과 함께 백두산과 칠보산 관광을 할 당시 독일관광객을 동행한 그녀와 며칠간 함께 다닌 적이 있다. 그때 나는 관광객들에게 차려진 식탁을 떠나 안내원들의 식탁으로 옮겨 가 그들과 얘기를 나누며 식사를 함께하곤 했다.

많은 얘기를 나눴다. '고난의 행군' 시절 자강도 주민들이 석탄으로 만든 '니탄국수'를 먹었다는 슬픈 이야기도 한자리에서 식사를 하며 들었다. 이는 내가 이번에 자강도를 여행한 이유 중의 하나가 되기도 했다. (관련 기사 : "5시까지 평양으로"... 북한은 늘 이런 식이다)

수련이 아버지의 고향은 전라북도 군산이다.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에 자원입대했다고 한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후 평양에 정착해 지금의 수련이 어머님을 만났다. 수련이는 내게 자신의 어머니는 평양 사람으로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평양 봉수교회의 신도라고 했다. 2013년 그때 수련이가 내게 물었다.

"고모(수련이는 나를 보면 남녘 어딘가에 살아계실 고모가 생각난다며 나를 고모라 불렀다)는 정말 하나님이 있다고 믿으십니까?"
"응."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아니 어떻게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성령인가 하는 그 사람의 혼이 세상을 다스리고... 어머니가 일요일 교회만 다녀오시면 저한테, '성령이 임하사 어쩌구 저쩌구...' 하시는데 저는 도저히 말이 안되는 소리라 그냥 제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평양 교회는 진짜? 가짜?... 그 의미가 사라졌다


▲ 2011년 10월 9일 북한에서의 첫예배. 늦게 도착해 혼자 기도를 올렸다. ⓒ 신은미

내가 북한의 교회에 처음 와본 건 2011년 10월 첫 북한 여행 때였다. 당시 나는 미국서 상당히 보수적인 교회에 다니고 있었다. 그런 내가 북한 관광을 간다고 하자 교우들이 내게 '북한의 교회가 진짜 교회인지 아니면 가짜 교회인지 꼭 알아보고 오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내가 평양의 교회에서 첫 기도를 드리는 순간 '(북한의 교회가) 진짜 교회인지 가짜 교회인지'는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아무리 북한 교회가 대외선전을 위해 만들어졌고, 국가의 통제를 받는다 해도 그곳에 앉아 주님 앞에 내 심령을 찢으며 통탄하는 마음으로 우리 민족의 화해와 서로를 향한 사랑을 울부짖었던 그 순간, 내 마음은 이미 성전이요, 기도하는 그곳은 하나님의 긍휼이 나에게 임함을 체험할 수 있었던 참다운 교회였던 것이다.

진짜 교회인지 가짜 교회인지 미션을 안고서 들른 평양의 한 교회에서 난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참회의 감동이 온몸에 전율로 다가왔다. 북녘의 신도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북한의 교회가 진짜 교회인지 가짜 교회인지는 그들 각 사람의 마음에 달려있을 것이리라.

"어머니가 일요일 교회만 다녀오시면 저한테, '성령이 임하시고 어쩌고저쩌고' 하시는데 저는 도저히 말이 안 되는 소리라 그냥 제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라고 했던 당시, 수련이의 그 말이 북한 교회에 대한 나의 생각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됐다.

서로 헤어지기 섭섭해 교회 주차장에서 수련이의 어머니와 이런 저런 화제로 얘기를 나눈다. 만나본 적도 없는 수련이 아이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 여러 번 본 적이 있는 것처럼. 수련이의 어머니를 떠나 보내고 차로 다가가자 경미가 깜짝 놀라며 묻는다.

"오마니, 저분을 어떻게 아시나요?"
"응, 내가 아는 '조선국제려행사'의 독일어 안내원 어머님이셔."
"야아~, 그러시군요. 저분 유명한 영화배우이셨습니다."
"영화배우?"
"네, 그렇습니다. 야아~ 저분도 교회 나가시는구만."


▲ 평양 봉수교회 목사님과 함께. ⓒ 신은미

놀라는 표정을 가누지 못하는 경미와 차를 타려는 순간 작별인사 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목사님이다. 얼른 계단을 뛰어올라 목사님에게 간다. 목사님이 내 손을 꼭 잡는다. 차에 올라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한다. 경미는 내가 예배를 드리는 내내 밖에서 기다렸다. 내가 경미에게 말했다.

"들어와서 함께 앉아있지 않고 밖에서 기다렸어?"
"저는 그런 곳에 앉아있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죠. 뭐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

오수련의 말과 똑같아 잠시 웃는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어. 나같이 하나님이 있다고 믿는 사람도 있잖아."
"기래도 기렇지... 긴데 오마니는 정말 예수가 죽었다 다시 살아났다고 믿습니까?"
"응."
"에구머니나!"

평양의 휴일 풍경


▲ 평양의 거리. ⓒ 신은미


▲ 평양의 휴일 거리. ⓒ 신은미

시내로 들어서니 도로는 차로 꼭 막혀있고 거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평일 평양 거리는 한산하다. 그러나 공휴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온다. 또 평일에는 유니폼 같은 제복이나 작업복이 눈에 많이 띄는데 반해 휴일에는 옷 색깔이 훨씬 밝아진다.


▲ 예쁘게 단장하고 엄마를 따라나선 평양의 어린 아이. ⓒ 신은미

엄마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가는 여자 아이의 모습이 보인다. 머리는 곱게 빗어 흰꽃리본으로 묶었다. 얼굴색이 뽀얗다. 요즘 평양 어린이들의 피부색이다. 지방도 어린이들의 얼굴색이 조금씩 밝아지고 있다. 분명 영양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내가 경미에게 말했다.

"요즘 아이들은 피부도 곱고 정말 옷들도 예쁘게 입고 다닌다. 그렇지?"
"저 아이들은 고생을 모르고 자랍니다. '고난의 행군'이 무슨 말인지도 모릅니다."
"참 잘됐다. 그래야지. 어제 자강도에서도 보니까 아이들이 아주 건강해 보이더라고."

휴일 사람들이 곱게 단장을 하고 거리로 나온다는 것은 이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말일 게다. 처음 북한을 방문했던 2011년과는 확연하게 달라지고 있다. 사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건설공사, 새로 들어서는 식당들, 늘어나는 차량과 휴대전화수 등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밝은 모습으로 붐비는 평양의 휴일 거리를 보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들뜨고 식욕도 샘솟는다.

모르는 사람에게 짐을 전해달라는 사람들


▲ 월요일 평양역 앞. ⓒ 신은미


▲ 기차여행을 앞두고 평양역 앞에서. ⓒ 신은미

2015년 10월 19일, 오늘은 평의선(평양-신의주)을 타고 기차여행을 한다. 2012년 5월, 두만강이 동해로 흘러 들어가는 한반도의 북동쪽 끝머리를 가봤다. 이순신 장군의 기념관이 있는 봉우리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한눈에 내려다봤다.

두만강 하류가 동해로 굽이쳐 흘러 들어가는 장엄한 모습을 보며 내 마음에 드리워져 있던 두꺼운 차단의 장막을 두만강 물결 속에 훨훨 던져 동해로 흘려보냈다. 그리고 잠시 멈춰있었던 찬란한 조국의 역사를 남과 북이 다시 함께 써 내려가길 기원하며 사랑하는 조국을 목메어 불렀다. 이제 오늘 나는 조국 한반도의 북서쪽 끝머리를 보러 가는 것이다.

기차표를 사서 돌아온 경미와 함께 역안으로 들어서는데 개찰구 앞에 사람들이 소포꾸러미처럼 보이는 물건들을 들고서 줄을 서 있다. 한 사람이 내게 다가와 뭐라고 말한다. 정확히 알아들을 수가 없다. "혹시 신의주에 가냐?"는 질문인 것 같다. 그러자 경미가 그 사람에게 말한다.

"이분은 해외동포입니다."
"아, 기렇습니까."

그 사람은 또 다른 승객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경미에게 물었다.

"저분 무슨 일이야?"
"아, 네, 혹시 신의주에 가는 길이면 짐 좀 부탁한다는 말입니다."
"짐 좀 부탁하다니?"
"신의주역에 누가 나와 있을 테니 짐 좀 전해달라는 부탁입니다."

깜짝 놀랐다. 택배나 화물우송 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아 생기는 일이겠지만 모르는 사람에게 그런 부탁을 하다니. 한편으로는 "어떻게 믿고 저런 부탁을 할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옆에서 남편이 마치 잃어버렸던 물건이라도 찾은 사람마냥 흥분해 목소리를 높인다. "햐아~ 어릴적 부모님과 열차나 고속버스에 오르려 할 때 꼭 보던 모습이야. 잊고 있었는데..."라면서 흥분한다. 나는 북한만의 독특한 생활 문화인가 싶었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이것도 지금은 사라져버린 우리의 옛모습일까.

처음 타 보는 북한 기차


▲ 평의선(평양-신의주) 기차표. ⓒ 신은미


▲ 기차요금 영수증. ⓒ 신은미

경미가 기차표와 영수증을 전해준다. 우리 부부와 경미 세 사람의 편도 기차표값이 109달러 40센트이니 일인당 대충 한국 돈으로 4만 원 정도다. 기차표에는 '국제려객차표'라고 적혀있다. 국내선 열차표에 왜 '국제려객차표'라고 적혀있냐고 경미에게 물으니 이 기차가 중국의 북경까지 가는 기차라서 그렇다고 답한다.

플랫폼에 들어서니 우리가 타고 갈 열차가 기다리고 있다. 열차 칸마다 출발지와 도착지를 알리는 푯말이 붙어 있다. 북한에서 처음 경험해보는 기차여행. 상기된 기분으로 '평양-신의주'라고 적혀 있는 열차에 오른다.


▲ 신의주행 열차에 오르기 전 경미와 함께. ⓒ 신은미


▲ 신의주행 승객을 위한 열차칸. ⓒ 신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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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짐: 2018년 1월 26일, 금 6:0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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