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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A church which evangelizes with rice balls 122717
주먹밥으로 '미전도 종족' 선교하는 교회
[인터뷰] 그십자가교회 홍영진 목사, 8년째 기독 학생들 지원



▲ 그십자가교회는 8년째 기독 학생들을 위해 주먹밥을 만들어 오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서울=뉴스앤조이) 이용필 기자 = 한국교회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지표 중 하나는 '다음 세대' 감소다. 주요 교단 교인 수가 감소세로 접어들고 있는데, 교회학교 학생 수 감소폭은 그보다 크다. 일례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은, 2011년 18만 명이던 중·고등부 학생이 2015년 14만 명대로 떨어졌다. 교회 미래를 위해 다음 세대를 보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는 끊임없이 나오지만, 적합한 제도나 지원은 요원하다.

일찍이 다음 세대를 위해 팔을 걷어붙인 교회가 있다. 경기도 광명 그십자가교회(홍영진 목사)다. 8년째 기독 학생들을 위한 사역을 해 오고 있다. '다음 세대가 있어야, 한국교회도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역 크리스천 중·고등학생을 지원하고 있다.

그십자가교회는 일주일에 한 번씩 '주먹밥'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전달한다. 학생들은 점심시간 주먹밥을 함께 먹으며 자체적으로 예배하고, 친교를 나눈다. 현재 광명고, 광명북고, 부천 수주고, 천안 업성고 네 곳을 지원한다. 내년에는 세 학교를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하는 사역을 봤을 때 교회가 클 것 같지만, 그십자가교회는 교인 30~40명이 출석하는 작은 교회다. 처음부터 '주먹밥 사역'을 생각하고 뛰어들지 않았다. 홍영진 목사와 교인들은 사역 방향을 놓고 고민하다가 주먹밥을 떠올렸다.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들어가는 시간과 정성을 생각하면 만만한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8년간 사역을 지속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기자는 12월 21일 목요일 오전 11시, 그십자가교회를 찾았다. 매주 목요일은 교인과 자원자가 주먹밥을 만드는 날이다. 상가 4층에 있는 교회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뿌연 연기와 고소한 냄새가 실내에 가득했다. 5평 남짓한 공간에서 한 청년은 닭튀김 요리를 하고 있었다. 홍영진 목사는 주변을 정리하느라 정신없어 보였다. 홍 목사는 "목요일만 되면 이렇게 분주하다"며 웃음을 지었다.

예배당 뒤편 작은 테이블에는 먹음직스러운 치즈돈가스가 놓여 있었다. 이날 닭튀김과 치즈돈가스는 주먹밥 소로 사용됐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도움의 손길이 하나둘 늘었다. 어느새 8명이 모여 주먹밥을 만들기 시작했다. 밥에 소를 가득 넣고 김 가루를 듬뿍 묻히니 야구공보다 큰 주먹밥으로 변신했다. 30분도 안 돼 25인용 주먹밥이 완성됐다.

이날 주먹밥은 광명북고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홍 목사는 택시를 타고, 교회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광명북고로 이동했다. 학교 정문에는 학생 두 명이 미리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홍 목사와 가볍게 인사를 나눈 학생들은 주먹밥을 받아 모임 장소로 이동했다. 짧은 만남에도 홍 목사는 좋아서 싱글벙글했다. "아이들 보면 참 대견해서 눈물이 날 때가 많아요."

"한 반에 교회 다니는 학생 1/10,
주먹밥 사역, 전도 목적 아닌 다음 세대 성장"



▲ 그십자가교회를 개척한 홍영진 목사. 홍 목사는, 교회가 성장보다 가치를 좇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사회에서는 개신교가 대한민국 1대 종교로 불릴지 몰라도, 학교만큼은 예외다. 홍 목사는 한 반에 교회에 다니는 학생은 전체의 10% 정도고, 심지어 교회에 다니는 걸 드러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요즘 학교는 미전도 종족으로 통해요. 한 반 인원을 30명으로 잡았을 때, 교회에 다니는 아이는 2~3명뿐이에요. 교회에 다녀도 바깥으로 드러내지 않아요. 사회적으로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니까 드러낼 수 없다고 해요.

개신교는 적어도 학교 안에서 만큼은 소수예요. 소수는 연합해야 살아남을 수 있어요. 아이들이 연합하고, 서로 위로할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해요. 스스로 말씀을 전하고, 자생력을 얻도록 하는 거죠. 이런 모임은 자율 동아리로 계속 이어 갈 수 있죠. 대학에 진학해서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생태계를 안 만들어 주면 나중에 (한국)교회에는 노인들밖에 없을 거예요."

아무리 선한 일을 해도 삐딱하게 바라보는 시선은 존재하게 마련이다. 사역 초기, 지역 교회에서 그십자가교회는 중·고등부 아이들을 빼앗으려는 교회로 소문이 났다. 지금은 이런 오해를 받지 않는다. 주먹밥을 지원받는 학생들 중 그십자가교회에 출석하는 학생은 한 명도 없다. 일반적으로 다른 교회는 전도를 목적으로 간식과 선물을 주는데, 그십자가교회는 그렇지 않다.

"근본적으로 '밑불'을 키우는 거예요. 다음 세대가 신앙생활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줘야 해요. 1980~1990년대만 해도 캠퍼스 활동이 활발했잖아요. 지금은 다 죽었어요. 중·고등학교에 다시 복음이 전파되도록 돕는 거죠. 이렇게 한 30~40년 하면 혹시 아나요? 예수 그리스도의 계절이 돌아올지.(웃음)"


▲ 홍 목사가 주먹밥을 광명북고 기독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주먹밥으로 맺은 인연은 밥풀만큼이나 끈끈하다. 주먹밥을 먹고 고등학교에서 신앙생활을 한 학생들은 이제 청년이 됐다. 홍 목사와 인연을 맺고 지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청년들은 때때로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는데, 가장 큰 고민은 연애와 취업이다. 홍 목사는 청년을 위한 사역을 구상 중이다. 기독 청년들이 혹독한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주려 한다.

"청년들도 교회를 떠나고 있잖아요. 교회가 등한시하니까 (사회에) 빼앗기는 거예요. 청년이 고민하는 일에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해요. 그들이 살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사랑이죠. 그래서 저는 청년들의 스타트업을 도우려 해요. 취업은 현실적인 문제거든요. 88만 원 세대에게 믿음만 가지고 싸워 나가라고 할 수 없어요. 6개월 알바하고, 2년 매니저를 하면 점포를 내어 주는 운동을 구상하고 있어요. 교회가 돈이 없어서 생각대로 안 될 수도 있지만, 최소한 같이 고민하고 기도해 주고 싸워 줄 수는 있지 않을까요. 그래야 의미가 있죠."

성탄절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성탄절이 되면 그십자가교회는 작은 교회들과 연합해 노숙인들을 찾는다. 적어도 성탄절만큼은 날씨로 인해 큰 봉변을 당하는 이들이 없도록 도우려 한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데, 교인들과 함께 서울역·영등포역·용산역 노숙인들을 찾아 모포와 양말을 지원해 왔다. 홍 목사는 "좋은 일은 계속돼야 하잖아요. 앞으로 계속 이어 나갈 생각이에요"라고 말했다.

"작은 교회, 성장보다 가치 추구해야... 해답은 주변에 있어"

홍영진 목사는 그십자가교회를 개척하기 전 신광교회 부목사, 선교 단체 오픈도어 총무로 지냈다. 개척 전에는 무난한 삶을 살았다면, 개척 후에는 "산전수전부터 공중전까지" 경험했다. 상가 4층에 있는 교회에는 노숙인부터 알코올중독자, 정신질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끊이지 않았다. 부담이 될 법도 한데, 그십자가교회는 당연하다는 듯 모두 끌어안았다.

"작은 교회가 왜 존재해야 할까요. 시스템이 좋은가요,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나 한가요. 작은 교회는 대형 교회가 못하는 걸 해야 해요. 작은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봐요. 성장보다 가치를 추구해야 해요. 만일 교회를 개척하려 한다면, 어떤 가치를 만들려고 하는지, 고민해 보고 나아갔으면 해요. 가치가 곧 전략을 만들어 내거든요.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냐고요? 주위에 있어요. 멀리서 찾으면 안 돼요. 문제 근처에 답이 있잖아요. 하나님이 날 불렀다면, 내 주위에 답이 있어요."


▲ 매주 목요일 주먹밥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전달한다. 전도가 목적이 아니라 학생들이 학교에서도 신앙생활을 이어 나갈 수 있게 돕고자 한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 그십자가교회는 상가 4층에 있다. 교인 30~40명이 출석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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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짐: 2018년 1월 05일, 금 6:2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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