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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conference of actor Joe Duk Jei 111517
눈물의 기자회견 연 배우 조덕제, 모두 거짓말이었나
[분석] 7일 기자회견서 "억울하다, 영화계 검증" 주장... 영화단체-여배우B, 조목조목 반박



▲ 배우 조덕제씨는 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조덕제씨는 영화인들의 손으로 진상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 유지영

(서울=오마이뉴스) 이선필 기자 = 2014년 4월 영화 촬영 중 상대 여배우를 성추행한 혐의로 2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4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받은 배우 조덕제씨가 "영화인들의 손으로 진상조사를 받겠다"며 "검증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조씨는 "영화계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외부 단체들에 의해 나말고도 또 다른 희생자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여성단체들과 영화단체들이 주최한 '남배우A 성폭력 사건' 항소심 유죄 판결 환영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여성 단체들에 대해 '영화계 외부 세력'이라고 평하며 "영화 외적인 단체들이 존재 이유를 부각시키기 위해 불필요한 이슈를 만들어 영화계를 좌지우지하며 이용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계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외부 단체들에 의해 사건이 왜곡되고 과장돼 애꿎은 희생자들이 양산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제안을 하게 됐다"고 제안의 배경을 밝혔다.

조덕제씨는 7일 서울 종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7장 분량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그는 기자회견 도중 울먹이며 "재판 중임에도 영화 단체들은 여성 단체들과 진상 조사도 없이 맹목적으로 나를 비난하고 규탄하는 자리에서 목소리를 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조씨는 "속옷 안으로 손을 넣었다고 주장하는 여배우의 말이 과장됐다.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많은 스태프들이 보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어느 배우가 연기를 하면서 연기를 빙자해 말도 안 되는 추행을 하겠나"라고 되물으며 "(그런 사람이 있다면) 정신병자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라고 강하게 해명했다.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는 조덕제씨 이외에도 해당 영화의 메이킹영상을 촬영했던 이OO씨와 해당 영화 스태프로 참여했던 김OO씨가 참석했다.

'메이킹 영상 조작 여부'에 대해 메이킹 영상을 촬영했던 이OO씨는 "(해당 영화를 연출했던 장훈 감독이) 메이킹 영상이 조작됐다고 말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문제가 되는 해당 신과 관련 "리허설은 한 번도 없었다"라고도 주장했다.

이씨는 '영상 원본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수사 기관이 (영상 원본을)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요청할 시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또 "조덕제씨와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라 촬영하는 날 처음 만나 잠시 인사한 게 전부다"라며 '조덕제씨의 지인'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 배우 조덕제씨는 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조덕제씨는 영화인들의 손으로 진상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 유지영

또한 이씨는 "여배우가 메이킹 영상의 존재를 몰랐다가 1심 재판이 끝나고 알게 됐다고 인터뷰를 했는데 왜 뻔한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하며 "여배우에게 메이킹 영상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기록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영화에서 의상을 담당했다고 말한 스태프는 "해당 의상은 좌우측이 묶여 있어 사람의 손이 들어갈 수 없는 의상이었다"면서 배우 조덕제의 증언에 힘을 실어주었다.

조덕제씨는 "2심의 유죄 판결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면 표현의 자유와 창작이라는 영화계 발전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며 "영화계가 자체적으로 진상을 규명할 수 있는 조직과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배우에게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며 "영화인들에 의해 진상 조사가 이뤄진다면 여배우 측에서도 영화 현장과 같은 상황을 재연하거나 검증 절차를 따라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24일 오전 11시 변호사회관 조영래홀에서 여성영화인모임 등을 비롯해 여러 영화·여성 관련 시민단체들이 주최한 '남배우A 성폭력 사건' 항소심 유죄판결 환영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 피해자는 오지 않고 대신 피해자가 보낸 긴 편지가 대독됐다.


▲ 10월 24일 여성영화인모임 등 영화·여성 관련 시민단체들이 주최한 '남배우A 성폭력 사건' 항소심 유죄판결 환영 기자회견. ⓒ 유지영

여배우B와 영화인단체, 즉각 반박

조덕제씨의 주장에 영화인단체와 여배우B씨가 직접 반론을 전해왔다.

첫 번째 쟁점은 바지 의상이다. 7일 조덕제씨가 주최한 기자회견에 동석했던 김OO씨는 자신을 "배우들을 케어하고 의상을 담당했다"고 소개하며, "등산복 하의는 좌우측이 모두 묶여 있다. 손이 들어갈 수 없는 바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당시 피해자가 입고 있던 등산복바지는 고무줄밴드로 돼 있는 것이었고, 피해자는 벨트를 매고 있지 않았음에도 피고인(조덕제)은 바지를 내리려 했으나 벨트로 인해 바지를 내릴 수 없었다고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하고 있었으며, (중략) 손을 넣은 이유 등을 따져 묻는 피해자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기도 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8일 여배우B 역시 "당시 의상팀이 따로 있었고, 의상을 담당한 스태프는 여성이었다"며 "(기자회견에 등장한) 그 스태프는 일정을 관리하던 사람이고, 재판 과정에서 자기가 본 (의상 관련) 것에 대한 진술을 바꾸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두 번째 쟁점은 메이킹기사 이OO씨의 진술의 신빙성 문제다. "메이킹영상 조작이 없었고, 리허설도 없었다"는 게 기자회견에서 한 이OO씨의 발언요지다. 이에 대해 여배우B는 "문제의 13번신 메이킹영상을 촬영한 건 사고 당시에도 1심 선고 때까지도 알지 못했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OO씨는 8일 기자회견에서 "2015년 9월경 여배우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갖고 있다"며 판결 전 메이킹영상의 존재를 미리 알린 것처럼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도 여배우B는 이OO씨와 상반된 주장을 내놨다.

"그 이OO씨는 2017년 6월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13번신의 메이킹영상을 촬영한 사실을 사람들이 몰랐다'고 진술했습니다. 사고 당시 그는 제게 사실확인서를 작성해 준다고 했다가 영화 촬영 종료 후 말을 바꿔 '조덕제씨와 연극도 같이 했고 오래 전부터 알던 사이'라며 확인서 작성을 거절했습니다. 신고한 이후 제가 사건과 관련해 먼저 연락한 바가 없습니다. 다만 2015년 10월 12일 경 전화가 와서 '보여주고 얘기할 게 있으니 단둘이 만나자'고 했는데 조씨의 지인이자 확인서 작성을 거부한 사람을 직접 둘이 보는 게 무서워 변호사를 대동한 조건으로 보자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보여줄 게 무엇인지 물었는데 답변을 피했고, 전해줄 게 있다면서도 (전해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피했습니다.

또한 이OO씨는 법정에서 조덕제씨가 먼저 연락해 (영상을) 넘긴 걸로 진술했습니다. 그게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였습니다. (증거 기록을 보면) 8월 13일 이미 조덕제씨 측이 메이킹영상 녹취록을 작성했고, 8월 26일 녹취록이 담긴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9월 23일 이OO씨가 검찰에 메이킹영상을 제출했고요. (정리하면) 검찰에 영상을 제출하기 전에 미리 이OO씨가 조덕제씨에게 넘긴 겁니다."

'B씨에게 보낸 문자가 있다'는 이OO씨의 주장에 대해 B씨는 "(기사들을 보고) 그 문자를 확인해 봤는데 8월말 경 평소에 연락 없던 사람이 뜬금없이 '잘지내시죠? 메이킹영상과 사진을 모아봤습니다. 직접 만납시다'라는 내용으로 딱 하나 보낸 게 있었다"며 "그때 당시도 그는 문제의 13번신이라는 걸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미 조씨 측인 걸 알고 있었고 변호사 역시 스태프들과 개인적 접촉을 삼가하라고 조언해 따로 대응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쟁점은 리허설의 유무다. 이는 약속된 연기, 합의된 연기가 아닌 돌출행동을 조씨가 했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사실이기도 하다. 조덕제씨와 이OO씨는 "리허설이 없었다"고 주장 중이다. 이에 대해선 이미 장훈 감독이 "메이킹영상 도중에 10초간 리허설 하는 장면이 일부 담겨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B씨 역시 "법정에서 판사님이 이OO씨에게 '감독의 연기지시 및 연기자들이 합을 맞추는 장면을 끊지 않고 찍었는가'라고 물었고, 그는 '선택적으로 촬영했다'고 답했는데 이는 다시 말해 안 찍은 장면이 있다는 뜻이고 그게 바로 리허설 장면"이라 전했다.

추가로 조덕제씨는 A4용지 7장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몇몇 영화단체가 1심 후 여성민우회등과 함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며 '영화인 신문고는 재판 중인 사건은 다루거나 심리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이 사건을 다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영화인 신문고는 전국영화산업노조의 주요 사업으로 영화계 내 불합리한 사건 사고, 피해 사실을 접수하는 역할을 한다.

조씨의 주장에 대해 영화산업노조 안병호 위원장은 "신문고는 신고 사건이 접수되어야 활동할 수 있는데 해당사건은 어느 쪽에서도 신고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더군다나 피고인이 된 입장에서 신고인으로 접수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 생각된다"고 답했다. 또한 '영화인들이 검증해 달라'는 조덕제씨의 요구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을 통해 조덕제씨 등은 '남배우 A사건'에 참여한 영화계단체의 전문성을 의심하며 영화인의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당 조합은 10년 이상 한국영화 현장에서 일하는 스태프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노동조합입니다. 자기직분에 맞게 영화 일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전문영화인이 아니라고 한 것은 결국 본인을 지지하지 않으면 전문영화인이 아닌 것으로 폄훼해버리는 지극히 이기적인 발상입니다. 심히 유감스럽습니다.

조덕제씨는 공대위에 참여하고 있는 당 조합을 포함한 영화계 단체들을 여성단체의 의지대로 움직인 것처럼 이야기하며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당 조합을 포함한 영화계 단체들이 공대위에 참여한 것은 영화가 만들어짐에 있어 합의와 소통이 없어서는 안 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특히 상대 배우와 연기할 때 더욱이 상대의 몸을 만져야 하는 상황에선 서로 간 약속을 철저히 하는 게 당연한 겁니다. 아무리 영화라고 해도 사회적 규범 등 보편성에 서 벗어나지 않아야 하고, 그로 인해 누군가 피해를 입지 않아야 한다는 상식이 바탕이 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조덕제씨는 '흥분하여 성추행'했다고 언급함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판결에서 밝힌 것은 '성추행의 계획을 갖고 행동하지 않았으나,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한 것으로 연기를 하다가 성추행이 발생한 것으로 본 겁니다. 조덕제씨의 발언은 (대중으로 하여금) 마치 성적으로 흥분한 상태에서 추행을 한 것으로 인식하게 해서 (많은 스태프가 보고 있는) 영화 촬영현장에서 성추행이 절대 발생할 수 없다는 논리로 이어집니다.

본 사건은 건널목을 건너는 사람을 차로 치일 목적이 없었음에도, 차로 친 건 죄를 묻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입니다. 조덕제씨는 더 이상 언론과 여론을 기만하지 말고 진정성 있는 사과부터 해야 할 것입니다."
 
 

올려짐: 2017년 11월 19일, 일 10:4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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