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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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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 손석희, '어처구니' 엄기영... <뉴스데스크>도 잘나갔던 시절이
[기획] MBC 메인뉴스의 추락... 역대 간판급 앵커들과 남은 앵커들의 오늘


(서울=오마이뉴스) 김윤정 기자 = MBC <뉴스데스크>가 기록한 '최저 시청률'이다. 2012년 파업 당시 기록인데, 이에 비하니 현재 5%대를 오가는 시청률이 꽤 높은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하지만 2014년 한국기자협회가 기자 300명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에서 MBC를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로 꼽은 기자는 0.7%, '가장 영향력있는 언론사'로 꼽은 기자는 1.2%에 불과했다.

뉴스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가장 높았던 지난 최순실 정국을 떠올려보자. 지상파, 종편, 신문 할 것 없이 매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특종을 쏟아낼 당시 MBC <뉴스데스크>의 보도는 태블릿 PC의 진위, 출처, 최순실 사용 가능 여부 등에 초점을 맞출 뿐. 전형적인 '물타기' 혹은 '물 흐리기'였다. 당시 모든 언론사 뉴스 시청률이 급등했음에도 <뉴스데스크>가 2%대 시청률을 기록했던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런 <뉴스데스크>에도 영광의 시절이 있었다. 엄기영, 백지연, 김주하, 최일구 등 메인뉴스 앵커들의 인기가 웬만한 연예인 못잖았고, 시청률은 예능·드라마 부럽지 않았다. 황금기의 MBC <뉴스데스크>는 한껏 날이 살아있었다. MBC 뉴스에 대한 호감와 신뢰는 앵커를 향한 호감, 신뢰로 이어졌고, 국민은 <뉴스데스크>를 사랑하는 만큼 앵커들도 사랑했다.

국민의 사랑을 받던 <뉴스데스크>의 스타들. 이들은 지금 어디에서, 어떤 마음으로 <뉴스데스크>의 몰락을 지켜보고 있을까?


▲2016년 7월 1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정권의 노골적인 언론통제와 언론의 독립성 훼손을 지적하고 있는 국회 미방위 소속 의원들. 가운데 발언하고 있는 이가 <뉴스데스크> 앵커 출신인 신경민 의원, 왼쪽이 김성수 의원이다. ⓒ 유성호

여의도

방송을 통해 쌓은 인지도와 호감도를 바탕으로 정계에 진출한 앵커들이 많다. 현역 국회의원 중 MBC <뉴스데스크> 앵커 출신만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박광온, 박영선, 신경민 의원, 국민의당 정동영 등 다섯이다. 이들 외에 지상파 메인뉴스 앵커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해 있는 정치인으로는 KBS <뉴스9> 앵커 출신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유일하다는 점을 본다면 압도적인 수다.

<뉴스데스크>의 질적 저하는 '신경민 앵커 하차'를 기점으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역 앵커 시절 신경민 의원은 촌철살인 클로징 멘트로 <뉴스데스크> 인기에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신 앵커의 클로징 멘트가 당시 경영진에게는 탐탁지 않았는지, 경영진은 일선 기자들의 제작 거부 투쟁 등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그를 앵커석에서 쫓아냈다. 신경민 앵커 교체를 기점으로 촉발된 MBC 경영진과 보도국 구성원들 간의 갈등이 누적돼 2010년, 2012년 파업까지 이어진 셈이다. 이후 금배지를 단 신경민 의원은 같은 당 소속 김성수, 박광온 의원 등과 함께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법(가칭 언론장악방지법) 통과를 촉구하며 정치 영역에서 MBC 정상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뉴스데스크> 출신으로 정계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인물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여당 대선 후보로까지 선출됐던 정동영 의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1994년 3월부터 1996년 1월까지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였던 그는 잘생긴 외모와 중저음의 목소리로 인기몰이했고, 앵커를 그만둔 뒤 3개월 만에 치러진 15대 총선에서 당선된다. 이후 통일부장관, 열린우리당 의장, 대선후보까지 승승장구했지만, 현재는 정치적 위상이 많이 약화된 상태다. 정계 입문 뒤 <뉴스데스크> 40주년 특별 방송 '만나면 좋은 친구'에 출연한 것 외에는 '앵커 출신' 정치인으로서의 두드러지는 행보는 없지만, 다른 MBC 기자 출신 국회의원들과 함께 방송법 개정안에는 이름을 올리고 있다.


▲ 에펠탑 앞에서 트렌치코트 깃을 세운 파리특파원 시절 엄기영 앵커의 모습. ⓒ MBC

<뉴스데스크>가 배출한 가장 큰 스타는 자타공인 엄기영 앵커다. 에펠탑 앞에서 트렌치코트 깃을 세운 파리특파원 엄기영의 모습은 숱한 기자 지망생들의 로망이 됐다. 아마 대중적 인기를 누린 최초의 기자일 것이다. 그는 파리에서 돌아와 <뉴스데스크>의 앵커가 됐다. 당시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등 대형 재난 사건이 연달아 터지던 때였는데, 이를 보도하며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라고 한탄하던 그의 멘트는 당시 사회를 설명하는 가장 힘있는 문구였고, 이후 개그맨들까지 따라하는 유행어가 됐다.

황우석 사태 이후 시청률 부진을 겪던 <뉴스데스크>의 구원투수로 기용된 것도 그였다. 메인뉴스는 부장~국장급 기자가 진행하던 관례를 깨고, 보도본부장이던 엄기영 이사가 다시 앵커석에 앉은 것이다. '엄기영 효과'인지는 모르나, 이후 <뉴스데스크>는 약 반년 만에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까지 갱신한다. 이 같은 인기와 성과에 힘입어 엄 앵커는 2008년 MBC 사장에까지 선임됐다.

하지만 그는 사장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사임한 뒤,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 후보로 강원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전임 사장인 최문순 전 MBC 사장(현 강원도지사)과 맞붙었다. 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불법 선거운동 전황이 드러나며 낙선했는데, 정계 진출 실패는 물론, 기자·앵커로서 쌓아온 커리어와 이미지까지 모두 잃고 말았다. 그의 추락이 더 뼈아픈 이유는, 그가 선거 출마를 이유로 떠난 사장 자리를 채운 인물이, 바로 그 유명한 김재철 전 사장이기 때문이다.

종편


▲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보도 당시 김주하 앵커. ⓒ MBC

MBC를 떠나 종편 채널로 자리를 옮긴 이들도 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당시 그리스 여신을 연상시키는 의상으로 화제를 모은 김주하 앵커는 '여신'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미모의 여성 아나운서들에게 붙이는 '~여신' 수식어의 원조인 셈이다. 하지만 마냥 예쁘다는 이유로 인기를 얻은 것은 아니다. 중저음의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 우아하면서도 힘 있는 아나운싱은 많은 여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됐다. 여러 차례 '여대생들이 닮고 싶은 여성'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김주하 앵커는 육아 휴직 중에도 김재철 사장 퇴진 1인 시위에 나설 만큼 적극적으로 파업에 참여했다. 때문에 육아 휴직을 마치고 돌아온 뒤, 본래 부서인 보도국이 아닌 인터넷뉴스부로 발령받으면서 '보복 인사' 논란이 일었고, 앵커로서 설 기회를 잃었다. 결국, 2015년 3월 MBC를 퇴사했고, 같은 해 7월 MBN으로 자리를 옮겨 메인뉴스인 <뉴스8>의 단독 앵커가 됐다. 통상 남녀 앵커 체제인 뉴스 진행에서, 여성 앵커의 평일 메인뉴스 단독 진행은 최초였다.

김주하 앵커의 <뉴스8>은 여러 기대와 우려 속에 시작됐지만, 선정적인 이슈 설정과 가십 위주의 보도, 뉴스가 아닌 '김주하'에 포커스를 맞춘 코너 및 화면 구성 등으로 뭇매를 맞았다. 지난해 10월 26일에는 '최순실에게 쓴 편지' 형식의 브리핑을 했는데, "지금 대통령은 당신과의 인연의 끈을 놓지 못했다는 이유로 큰 곤경에 빠졌다", "진심으로 언니(박근혜 전 대통령)를 위해 한 일이라면 숨지 말고 당당히 나오라" 등 박근혜를 최순실에게 당한 피해자로 묘사하는 내용을 담아 큰 비난을 받기도 했다.


▲ 1992년 MBC 파업 당시 손석희 아나운서. ⓒ 언론노조 MBC본부

반면, 김주하 앵커에 앞서 JTBC로 이적한 손석희 앵커는 '세월호 보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거치며 말 그대로 '영웅'이 됐다.

1992년 파업 당시 푸른 수의를 입고 환하게 웃던 손석희의 모습은, MBC '공정방송 투쟁'의 상징이었다. 1987년부터 약 2년간 주말 <뉴스데스크>의 앵커로 이미 이름과 얼굴을 알린 그가, 포승줄에 묶인 채 수의를 입고 있는 모습이 국민에게 준 충격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손석희 앵커가 오랜 기간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꼽혔던 이유에는 <백분토론> <시선집중> 등에서 보여준 '기능적'인 능력도 있겠지만, 파업 당시부터 이어진 '바르고 곧은 언론인' 이미지도 컸다.

선거철마다 출마설이 불거질 만큼, 여야로부터 수없이 러브콜을 받았던 손 앵커. 하지만 그가 행한 곳은 여의도가 아닌 종편이었다. 처음 손석희 앵커의 JTBC행이 알려졌을 때만 해도, '종편 뉴스'의 이미지는 바닥이었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그의 선택에 충격 받고 실망을 쏟아냈다. 모두 손석희가 변한 것이다, 더 변할 것이다 예상했다. 하지만 변한 건 JTBC였다.

보도 부문 사장으로 <뉴스룸>의 전권을 쥐게 된 그는, 큰 사건·사고 때나 쓰이던 현장 중계 위주로 리포팅을 구성하고, '앵커 브리핑', '팩트체크' 코너를 신설하는 등 뉴스의 형식과 틀을 크게 바꿨다. 게다가 세월호 사건 당시에는 직접 팽목항으로 내려가 뉴스를 진행하는 등 지상파 뉴스가 실책을 반복하는 동안 차곡차곡 시민들의 마음을 얻었다. 사측과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MBC 보도국원들 입장에서, MBC 출신 손석희 앵커의 진두지휘 아래 급성장 중인 JTBC를 지켜보는 마음이 착잡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들 외에도, 최초의 여성 기자 출신 <뉴스데스크> 앵커로 화제를 모았던 김은혜 앵커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현재 MBN <뉴스&이슈>의 진행자로 활동 중이다.

그리고


▲ <뉴스데스크> 최장 여성 앵커인 백지연은, MBC 퇴사 후,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 <백지연의 끝장토론> 등을 진행하며 프리랜서 언론인의 영역을 넓혔다. ⓒ CJ E&M


▲ 박혜진 앵커는 MBC 퇴사 후, 독립언론 뉴스타파에서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 작업과, 세월호 콘서트,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사회 등에 참여했다. ⓒ 뉴스타파

시원하고 통쾌한 멘트로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았던 최일구 앵커는 2012년 파업 당시, MBC 보도본부 부국장이었지만, 파업에 동참하기 위해 보직에서 사퇴했다. 2013년 MBC 퇴직 후, tvN < SNL 코리아> 크루로 활동했고, 이후 TV조선 < B급 뉴스쇼 짠> 진행을 맡았다가 2개월 만에 하차한 바 있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당시 대선후보)의 미디어특보단에 합류했으며, 현재는 팟캐스트 채널 민주종편TV의 <팩트 폭격기> 진행자다.

지적이고 차분한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박혜진 앵커 역시 <뉴스데스크> 황금기를 이끈 주역 중 하나다. 하지만 2012년 파업 참여 이후 본 업무에서 배제됐고, 2014년 5월 MBC를 퇴사했다. 박 앵커는 파업 이후 독립언론 뉴스타파의 <세월호 골든타임, 국가는 없었다> 다큐멘터리 진행자로 복귀했으며, 현재 tbs FM <주말아침 박혜진입니다>를 진행 중이다. 세월호 참사 2주기 '약속 콘서트',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 등 의미 있는 행사의 사회자로도 참여하고 있다.

<뉴스데스크>의 가장 대표적인 남자 앵커가 엄기영이라면, 여자는 단연 백지연이다. MBC 입사 5개월 만에 메인뉴스의 앵커로 선발돼 1988년부터 1996년까지 여성 앵커로서는 최장 기간 <뉴스데스크>를 지켰다. MBC 퇴사 이후, YTN <백지연의 뉴스Q>를 진행했는데, 이는 앵커의 이름을 넣은 한국 최초의 뉴스 프로그램이다. 이후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 <백지연의 끝장토론> 등을 진행하며 프리랜서 언론인의 영역을 넓혔다. 2015년에는 SBS <풍문으로 들었소>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하기도 했다.

MBC
마봉춘 세탁소 패러디



▲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최근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이를 전하고 있는 배현진 앵커는 2012년 파업 당시, 가장 먼저 노조에서 이탈했다. ⓒ MBC

누구보다 <뉴스데스크>의 몰락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을 이들은, 여전히 MBC 안에 있는 이들이 아닐까?

역대 <뉴스데스크> 앵커 중 사내에서 격렬하게 '공정 방송 사수'를 외치고 있는 인물로는 현 MBC 기자협회장인 왕종명 앵커가 대표적이다. 파업 전부터 '얼짱 기자'로 유명했던 왕 앵커지만, 파업 보복은 피할 수 없었다. 2012년 파업 직후 1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고, 이후에는 대표적 '유배지'인 MBC 아카데미로 발령받아 '브런치 만들기' 수업을 듣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한동안 <시사매거진 2580>에 배치돼 있었으나, 지난 4월 인터넷 뉴스 제작 부서인 뉴미디어뉴스국으로 부당 전보됐다. 지난 10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언론노조 MBC본부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왕 앵커는 "낮아진 시청률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우리 뉴스를 믿지 않는다는 것, 신뢰하지 않는다는 게 더 아프다"면서 "그래서 (기자들이) MBC 정상화의 길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말로 현재의 단단한 각오를 전한 바 있다.

반면, 일부 앵커들은 MBC의 몰락과 상관없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배현진 현 <뉴스데스크> 앵커는 2012년 파업 당시 가장 먼저 노조에서 이탈, 사측에 합류해 동료들의 사기를 꺾어놓기도 했다. 이후 아나운서국에서 보도국 국제부로 소속을 바꾼 배 앵커는 백지연 앵커가 보유 중인 '여성 앵커 최장 기록(6년 7개월)'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권재홍 현 MBC플러스 사장 역시 김재철 사장 이후 승승장구한 인물 중 하나다. 그는 파업 이후 보도 부문 노조 조합원들의 무더기 징계를 사실상 주도했다는 이유로 지난 4월 언론노조가 발표한 '언론장악 적폐 청산을 위한 부역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신동호 현 MBC 아나운서 국장은 손석희 앵커가 JTBC 사장이 되면서 떠난 라디오 프로그램 <시선집중>을 4년째 맡고 있다. 최근 MBC 아나운서 29명이 서명한 성명에서 "언어폭력을 일삼고 일신의 영달을 꾀하는 신동호 국장은 물러나야 한다"고 언급되기도 했다.

왕종명 앵커는 MBC 기자협회장으로,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 인터넷뉴스부인 뉴미디어뉴스국으로 부당 전보돼 본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 왕종명 앵커는 MBC 기자협회장으로,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 인터넷뉴스부인 뉴미디어뉴스국으로 부당 전보돼 본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언론노조 MBC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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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짐: 2017년 8월 01일, 화 10:2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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