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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문화
 
Good lawyers 071917
수많은 간첩 조작 사건의 법정에 이들이 있었다
[서평] 장준환 지음 <변호사들>


(서울=오마이뉴스) 최종인 기자 =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변호인>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영화다. 검찰과 경찰이 변호인을 폭행하고 폭압적으로 나와도, 판사가 재판을 성실히 하지 않아도, 변호인만은 의뢰인의 진실을 위해서 싸운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시대의 어둠이 빛을 가리고 피고인 본인마저 지쳐서 모든 일을 포기하고 싶을 때, 그 피고를 위해 목이 찢어져라 외치는 변호인이 있음을 알렸다.

이전에, 대한민국에도 그런 변호인들이 있었다. 억울한 피고를 위해 어차피 지는 싸움인 것을 알면서도 법정에 나서는. 그러다가 결국에는 변호사 자격까지 박탈당하고 구금당하는 처참한 꼴을 보게 되면서도 피고를 위해 변론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 <변호사들>, 장준환 ⓒ 한스컨텐츠

뉴욕 맨해튼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장준환이 쓴 <변호사들>은 그런 변호사들의 모습을 다룬다. 시대의 귀감이자 독립운동가, 민주화 운동가로서 한 줄기 빛같은 삶을 살다 간 사람들의 삶에 대해 썼다.

널리 알려진 조영래 변호사와 노무현 변호사의 이야기도 있다. 이 책은 단순히 변호 활동 자체를 다루는 책이 아니라, 그 변호사들이 왜 그렇게 살아야했는지까지 검토한다.

책은 셋으로 구분된 시대 순서에 따라 쓰였다. 국권 강탈기(1910~1945), 해방 이후와 유신 독재 시기(1945~1979), 신군부 독재 시대(1980~1987)로 말이다.

각 시대의 변호사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변호사로서의 직업 의식과 시대와 사회가 요구하는 정의를 지키기 위해 일제와, 독재 정부와 싸우면서 모진 고초를 겪었다.

책에서 다루는 국권 강탈기의 대표적인 변호사들은 가인과 이인이다.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애산 이인. 이들은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여 조선인이면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독립운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끝까지 일제와 싸우며 치열한 변론을 펼치다 고문을 당하고 몸에 큰 상해를 입기도 했다.

가인 김병로는 김상옥 의사 사건의 관련자들을 기소한 일제에 맞서 그들을 변호했다. 또한 광주학생 항일운동의 학생들을 돕는데도 앞장섰다. 해방 이후에는 대법원장을 지냈다. 당시에는 자유당이 국회를 협박하고 자유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김병로는 행정부에 맞서서 삼권분립을 지키고 청렴한 삶을 살아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그의 비문에는 "시대의 탁류 앞에 세 종류의 사람이 나타나는 것이니, 하나는 굴종하는 사람이요. 하나는 피하며 숨어 사는 사람이요. 또 다른 하나는 그 탁류와 더불어 마주 싸우며 끝까지 조를 굽히지 않는 사람으로서 이는 만인 가운데 하나를 만나기도 어려운 것이다"는 명문이 적혔다.

애산 이인은 근대적인 인물로, 백정의 권익 향상을 위해 일어난 형평사 사건의 변론을 맡아 무죄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일제의 식민 정책을 지적하는 변론을 펼치다가 정직 6개월의 처분을 당하기도 했다.

"양부모의 학대를 견디지 못할 지경이면 양자는 친부모를 그리워하고, 옛 친가의 일을 다시 생각함이 인지상정이다. 일본의 식민 정책이 어떤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 아니냐? 인간은 원래 굶주리면 식물을 찾고, 결박되었을 때는 자유와 독립, 해방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인간의 본능이니……." -72p

김병로와 이인은 시대에 앞서 나간 근대적인 인물들이었다. 김병로는 당시 사람치곤 매우 드물게 며느리도 고등교육을 마치게 하여 약학 전문까지 보냈고 제사를 철폐했다. 이인은 낡은 유학에 비판적이어서 자신의 견해를 주장하다가 공자의 명예훼손을 하였다는 혐의로 고소를 당하는 웃지 못할 일도 겪었다. 이들은 봉건적 악습과도 싸우면서 일제에도 저항해야 하는 사명을 수행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독립과 4.19 혁명의 기쁨도 잠시, 제3공화국과 유신, 제5공화국의 장기간의 독재가 이루어졌다. 민주화 운동과 변론 활동을 펼친 고참 변호사들로 책이 꼽는 이들은 이돈명, 황인철 변호사다. 이들은 사실상 결론이 나있는 사건이라고 해도, 최선을 다해서 의뢰인을 위해 변론했던 변호사들이었다.

'1982년 군산제일고등학교 교사 5명이 용공 지하단체를 만들었다는 혐의로 체포된다. 독서토론 모임을 가진 후 학교 뒷산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시국 토론을 한 것이 전부였던 이들은 영장 없이 연행되어 43일간 고문을 받는다. 모두 9명이 기소된 이 사건에 이돈명, 황인철이 뛰어들지만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당시 피고인이었던 조성용의 회고다. "두 분 변호사와 우리들은 열심히 인권 탄압을 성토하고 무죄를 주장하는데 재판장은 졸고 있었다."'-158p(일명 '오송회' 사건. 이후에 무죄가 됨)

이렇게 어처구니없던 시기에도 의뢰인의 인권을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뛰었던 변호사들이 있었던 것이다. 인권 변호사들은 정보 기관에 의해 의뢰인이 사찰당하고 돈 되는 사건이 끊기는 경험을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이들의 활동 때문인지 후배 인권 변호사들도 생겨났다.

책에 소개된 이들 중 특히 인상적인 이들이 조영래 변호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나이로 치면 앞선 변호사들의 아랫 세대인 조영래 변호사는 부천 경찰서 성 고문 사건의 변호인으로 활동하며 후에 검사들조차 애독하는 변론글을 내놓기도 했다. 이외에도 서울 망원동 일대가 물바다가 되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한 인물이다. 훗날 정치에 참여하게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호사 시절 직접 행동에 나서는 행동파로 이름을 알렸다.

'경찰이 집회를 원천봉쇄하면 몸으로 부딪치면서 항의했고, 길바닥에 드러눕기도 했다. 전단지를 인쇄해 직접 배포하기까지 했다. '부산민주시민협의회'를 함께했던 이호철 씨의 회고다. "가장 열정적이고 가장 행동적이었어요. 강연이나 가두 투쟁 부분도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였죠."' -253p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어두운 시절도 변호인들의 노력과 민주화의 열기가 합쳐지며 끝내는 무너졌다. 민주화를 위해 싸운 사람들과, 그들이 모진 고문과 취조 속에서도 지키고 싶었던 결연한 의지를 함께했던 변호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부조리한 사건들과 수많은 간첩 조작 사건의 법정에는 책에서 소개된 인권 변호사들이 있었다. 그들의 노력으로 오늘날 우리는 그때보다는 더 나아진 세상에서 살고 있다.

앞서 김병로 대법원장의 비문에 적힌 글에 따르면, 시대의 탁류 앞에서 탁류와 더불어 마주 싸우며 끝까지 조를 굽히지 않는 사람은 만인 가운데 하나를 만나기도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한 사람들은 탁류와 더불어 싸우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이 있었기에, 새벽이 다가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17년 7월 22일, 토 9:5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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