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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시간: (EST) 2017년 12월 14일, 목 12:57 pm
[칼럼/기고/에세이] 생활 에세이
 
Mother with dementia 071917
치매 앓는 어머니에게 빨래 맡긴 까닭
치매환자에게도 분명 자존심과 수치심이 존재.. 존중하는 케어해야


(서울=오마이뉴스) 나관호 기자 = 어머니에게 코미디 프로를 자주 보여드린다. 이유는 단 한 가지, 웃기 위해서다. 웃음은 어머니에게 좋은 보약이다. 어머니의 얼굴에 근심 빛이 돌기라도 하면 언제 어디서건 간지럼을 태워서라도 웃게 만든다. 나이 든 아들의 재롱잔치다.

어머니는 유머 내용을 알고 웃으시는 것이 아니라 개그맨들의 행동 때문에 웃으셨다. 어떨 때는 어머니의 행동이나 언어가 우리 가족에게 웃음을 주었다. 잠결에 나오는 행동이나 언어가 그중 하나고, 생각할 틈도 주지 않은 채 이어지는 "어머니, 내가 누구예요?"란 질문에 대한 어머니의 반응도 우리 가족을 웃게 했다.



▲ 제주국제공항 앞에서 웃으시며 ⓒ 나관호

아들보고 선생님?

어머니가 나를 부르는 호칭이 날이 갈수록 새롭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어머니는 가끔 나를 보고 "오빠", "조카"라고 부르셨다.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그렇게 말씀하실 때 재차 어머니 눈을 바라보고 "어머니, 내가 누구예요?"라고 하면 "아들"이라고 하시며 "내 배로 낳은 아들"이라고 강조까지 하신다. 그런 날은 손녀들의 이름도 까먹으신다. "예나, 예린이요"라고 하면 그제야 "맞아, 내가 깜빡했네"라고 하신다.

그런데 언제가 어머니가 새로운 호칭으로 나를 부르셨다. 그것은 "선생님"이다. 아이스크림을 드렸더니 갑자기 "선생님도 드셔야죠?" 하셨다. 익숙해서 먼저 웃는다. 어떤 상황이든 긍정적 해석이 중요하다. 아마 지난밤 선생님 꿈을 꾸셨든지, 옛 추억과 밀담을 나누신 것 같았다. 그러면 나는 어머니의 눈을 보며 수정해 드린다. 눈을 보며 하는 대화는 신뢰를 주기 때문이다.

"어머니, 내가 누구예요?"
"선생님 아니세요?"
"아들이에요. 아들!"
"그렇네, 맞아. 아들. 내 배로 낳은 아들이지. 나관호."
"참 잘하셨어요!"


▲ 여행 중 휴식하시는 어머니 ⓒ 나관호

행동 언어에 맞춰드리기

마치 우리 딸들을 키울 때 했던 것처럼 두유나 초코우유를 드렸다. 그러면 항상 버릇처럼 반쯤 남기신다.

"어머니, 남기시면 버려야 해요."
"이거, 이따가 먹어야지. 다 먹어?"

이렇게 치매 어른들이 고집부리실 때 눈으로 직접 상황을 보시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항상 냉장고를 열어 냉장고 속에 가득한 우유를 보여드렸다. 시각효과는 반응이 빠르고 치매 노인들에게 빠르게 전달되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다.

"보셨죠? 많이 있어요."
"어, 많네? 어른들도 드려야지."

어머니는 어르신들이 안 계시면 항상 어르신들이 드실 음식을 먼저 남겨 놓으셨던 젊은 날의 기억을 가지고 계시다. 그래서 음식이나 우유도 남기시려고 한다. 어머니의 마음속 기억 속에는 '남겼던 잔상'만이 남아 있으신 모양이다. 그래서 항상 밥도 남기신다. 어머니의 이러한 심리를 몰랐을 때는 거의 억지로 아이를 달래듯이 드시게 했었다. 치매 환자들의 거부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행동 언어에 맞춰드리는 것이 좋다.


▲ 제주도 여행 중 말들과 함께 ⓒ 나관호

몰래 빨래하시는 날

어느 날 어머니가 화장실에 들어가셨는데 나오지 않으셨다. 더 기다려 보았다. 그래도 역시 인기척이 없다. 노크하고 문을 열어 보니 어머니가 깜짝 놀라며 주춤하신다. 살펴보니 소변이 속옷에 묻은 모양이었다. 그것을 벗어서 빨래를 하고 계셨다.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제일 싫어하시는 어머니 성격이 이럴 때 나타난다. 가족들에게 미안해 혼자서 빨래를 하신 것이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이틀에 한 번씩 속옷을 갈아드렸다. 그리고 어머니의 속옷 빨래는 어머니가 하실 수 있게 했다. 그것이 어머니가 가진 최소한의 자존심을 살려드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빨래하시는 것이 좋으세요?"
"그럼, 좋지."
"그럼 이것도 빨아주세요."


▲ 빨래하시는 어머니 ⓒ 나관호

내가 사용한 수건을 드렸다. 어머니는 무척 기뻐하신다. 자신이 인정받는다고 생각하시는 것이다. 가족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당신이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어머니에게는 큰 기쁨인 것이다.

어머니가 몰래(?) 빨래를 하시는 날에는 어머니의 자존심을 세워드리기 위해 내 속옷도 빨아달라고 부탁드린다. 그러면 너무너무 기뻐하신다. 당신의 속옷만 몰래 빨면 눈에 띄지만 내 것까지 함께하면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빨래를 해달라고 하면 어머니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해진다. 그리고는 세탁된 내 속옷은 세면대에 놓고, 어머니 속옷은 자기 방에 몰래 널어 두신다.


▲ 예쁜 어머니 ⓒ 나관호

기억을 잊어버리는 치매 환자들도 자존심과 수치심을 가지고 계시다는 것을 어머니를 모시며 알게 되었다. 그래서 어머니를 케어 하면서 자존심 상하지 않으시고, 수치심 없도록 노력했다. 기저귀나 속옷을 갈아드릴 때나 목욕시켜드릴 때 어머니를 존중했다. 어머니의 몸을 바라보지 않으려고 했고, 어머니 스스로 속옷도 입으시고, 몸도 닦으시도록 유도했다.

그런 어머니의 행동 자체가 치매 진행를 늦추기도 했다. 치매 환자에게도 분명 자존심과 수치심이 존재한다.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계신다. 케어 태도에서 존중하고 아껴드리고 사랑해야 한다. 함부로 대하는 것은 큰 실수이고, 환자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이다

(*덧붙이는 글 | 나관호는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 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 작가이며, 북컨설턴트로 서평을 쓰고 있다. <나관호의 삶의 응원가>운영자로 세상에 응원가를 부르고 있으며, 따뜻한 글을 통해 희망과 행복을 전하고 있다. 또한 기윤실 200대 강사에 선정된 기독교커뮤니케이션 및 대중문화 분야 전문가로, 기윤실 문화전략위원과 광고전략위원을 지냈다. 역사신학과 커뮤니케이션 이론, 대중문화연구를 강의하고 있으며, '생각과 말'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가르치는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로 기업문화를 밝게 만들고 있다. 심리치료 상담과 NLP 상담(미국 NEW NLP 협회)을 통해 사람들을 돕고 있는 목사이기도 하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17년 7월 22일, 토 2:3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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