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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에세이] 생활 에세이
 
in atom's garden 4
감꽃잎 진다고 서러워 말아라
[아톰의 정원 4] 감꽃이 져야만 하는 이유



활짝핀 연노랑 감꽃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어둑한 새벽녘에 눈이 떠지고 도무지 잠이 오지 않는 바람에 뒷마당으로 나갔습니다. 감나무 아래께를 지나다보니 얼핏 누르스럼한 것들이 여기 저기서 바람에 나풀거리고 있었습니다. 오밤중에 후두두둑 비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떨어져 내린 감꽃잎들이었습니다.

어렷을 적 농촌 마을에서 자라면서 감꽃을 주으러 갔던 일이 떠오릅니다. 머슴을 여럿 두고 살던 조 부자네 농장집 울타리 안쪽에는 어른키 너댓 배 길이도 더 되는 감나무들이 여럿 심겨져 있었습니다.

앞집 동갑네기 친구와 어둑어둑 새벽녘에 울타리께로 살살 허리를 숙이고 가서는 별처럼 떨어져 있던 연노랑 감꽃을 주어 실로 꿰어 목걸이를 만들어 걸거나, 이슬 머금은 싱싱한 놈들을 골라 입에 털어기도 했습니다. 먹다 남은 감꽃들을 세어 내서 감꽃 따먹기 놀이를 하다보면 손과 입에서는 감꽃 향기로 범벅이 되곤 했습니다.

지금 감꽃입을 줍는 아이들은 없을 겁니다. 감꽃잎을 줍는 대신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을 하거나 텔레비전 앞에 앉아 공상과학의 세계에 흠뻑 젖어 사는 아이들이 대부분이겠죠. 아이들이 감꽃잎을 줍지 않는 세상은 참 삭막하고 메마른 세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어스름이 물러가면서 감꽃잎이 마르지 않은 빗물을 머금은 채 나딩굴고 있는게 보였습니다. 감꽃 향기가 물씬 풍기는 이놈들을 갈퀴로 싹싹 긁어내는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습니다. 감꽃잎 향기까지 쓰레기통에 섞여 들어간다는 생각을 하니 갈퀴질이 더 움찔거려 집니다.


떨어진 감꽃

하지만 어쩔수 없습니다. 꽃이 져야만 열매가 맺히는 자연의 섭리를 어느 식물인들 거부할 수 있겠나요. 꽃이 끝내 꽃이기만을 고집하는 것은 자연의 섭리에 대한 반동일 터입니다.

우리네 인생살이도 이와 같아서 잎이 나고 꽃이 필 때가 있는가하면,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힐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꽃이 진다고 마냥 서러워 할 것도 아닙니다. 열매를 튼실하게 잘 맺어서 누군가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는 것도 보람있는 일일 것입니다.

꽃을 피워내고 열매를 맺고 누군가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는 인생. 한 번 살아볼 만한 인생입니다.

올가을 다 익은 대접감을 이웃들과 아삭 맛보며 연노랑 감꽃잎의 향기를 기억하기로 했습니다.


꽃이 진 자리에 열려서 자라고 있는 감.


완전히 익은 감

 
 

올려짐: 2016년 7월 17일, 일 10:4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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