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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여기는 플로리다
 
[여기는 플로리다 34] 대작 쓸 때마다 부인 달라진 그 남자네 집
[여기는 플로리다34] 섬에서 만난 헤밍웨이, 그의 삶을 엿보다


▲ 키 웨스트를 향해 바다를 건너가는 세븐 마일 다리. ⓒ이상묵

(마이애미) 이상묵 기자 = 섬들의 징검다리가 끝나는 곳에 키 웨스트(Key West)가 있다. 마이애미 남쪽으로 200Km 달려가면 미국 동부 대륙의 땅 끝이다. 거기서 물길로 150Km 더 내려가면 쿠바가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섬들은 바다와 높이를 다투지 않는다. 키 웨스트의 해발고도는 고작 6m. 웬만한 2층 건물의 높이에도 미치지 않는다.

헤밍웨이는 키 웨스트의 해발고도를 아프리카에서 제일 높다는 킬리만자로 산 높이로 올려놓았다. 산기슭에서 썩은 고기를 탐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는 표범은 헤밍웨이가 쓴 단편 '킬리만자로의 눈'에 나온다.

그가 살던 헤밍웨이 하우스는 미국 국가 사적지가 됐고, 그가 쌓아 올린 문학의 탑은 지구 어느 곳에서도 보이는 높이가 됐다.


▲ 헤밍웨이 하우스 입구 ⓒ 이상묵

그의 집 베란다에서 보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게 빨간 색의 등대다. 주로 아침 일찍 글을 쓰던 그는 어스름엔 바를 찾고 술에 취했다. 집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등대 때문이었다.


▲ 헤밍웨이 하우스 베란다에서 보이는 등대. ⓒ이상묵

그는 술집 주인만 친구로 삼은 게 아니었다. 어부, 선장, 해안 경비원. 부두 인부들과 어울렸고 그들의 얘기를 유심히 들었다. 노벨 수상작인 '바다와 노인'은 그런 노력 끝에 탄생했다.

그가 사람 말고 또 친구로 삼은 건 고양이들이다. 현재 헤밍웨이 하우스에는 44마리의 고양이들이 우굴 거린다. 헤밍웨이가 거주할 때는 60~70 마리의 고양이들이 있었다고 한다.

해설원이 설명하는 자리에도 발치 옆에 고양이 한 마리가 천연스럽게 앉아 있다. 심지어 헤밍웨이와 그의 두 번째 부인이었던 폴린 파이퍼(Paulin Pfeiffer)가 자던 킹 사이즈 베드 위에도 고양이 한 마리가 세상모르게 자고 있다.

해설가는 1불짜리 팁을 받고 땡큐하면서도 이 고양이들을 돌보는 수의사가 1주일에 딱 한 번 오는 데 월급을 4만 불이나 받는다고 불평이다.


▲ 해설원이 안내 설명을 하고 있다. 뒤에 대나무들이 울창하다. ⓒ 이상묵


▲ 해설원 곁에 앉아 있는 고양이. ⓒ이상묵


▲ 헤밍웨이와 폴린이 사용했던 침대에 자고 있는 고양이. ⓒ이상묵

헤밍웨이가 고양이를 많이 키운 이유는?

고양이들은 정상 고양이들과는 달리 발톱이 여섯 달린 고양이들이다. 헤밍웨이가 어떤 선장으로부터 받은 건데 스노우 볼(Snow Ball)이라고 불렀던 고양이가 대를 이어 자손이 늘어난 거다.

헤밍웨이는 고양이들에게 유명한 사람의 이름을 붙였다. 뒤뜰 화장실 근처에는 고양이들의 공동묘지가 있다. 비명들을 보면 마릴린 먼로, 진 시몬즈 등 유명인들의 이름들이 동판에 다닥다닥 새겨져 있다.


▲ 고양이들의 공동묘지. ⓒ이상묵

해설원은 헤밍웨이가 미신을 잘 믿었다고 한다. 이탈리아의 전쟁터에서 박격포탄이 터져 살 속에 파편들이 2백 개 이상 박혔다. 어느 날 4살짜리 아들이 그의 눈을 찔러 장님이 될 번 했다. 쿠바에서 타고가던 자동차가 나무와 부딪혀 갈비뼈 4개가 부러졌다. 아프리카에서는 비행기 추락 사고로 그가 사망했다는 기사가 나기도 했다. 그 사고에서 뇌진탕이 일어났고 신장과 비장, 척추에 손상을 입었다.

고양이를 귀히 여기면 그런 재앙들을 피할 수 있다고 믿었단 얘기인가. 해설원들은 때로 추측성 발언을 내뱉기 일쑤다. 그래서 전설이 만들어지는 모양이다.

일설에 의하면 헤밍웨이가 고양이를 처음 집에 들이기 시작한 것은 쿠바에서 셋째 부인 마르타 겔혼과 살기 시작한 1939년 중반 때부터라고 한다. 1931년부터 8년 간 키 웨스트에서 살 때는 공작새를 길렀다는 것이다. 어느 게 맞는 말인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게 있다.

헤밍웨이는 첫째 부인이었던 해들리 리처드슨과 1921년서부터 6년 간 파리에서 살았다. 그때 파리 사람들이 고양이들을 사랑하는 것을 보고 가족들이 함께 좋아할 수 있는 애완동물이라고 인식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고양이 숫자와는 비할 바 아니지만 헤밍웨이는 많은 여자들을 사랑했다. 정식 결혼한 여자가 넷이었고 마음을 빼앗긴 여자도 여럿 있었다.


▲ 헤밍웨이의 네 부인들, 상단 좌측이 첫번째이고 시계방향으로 두번째, 네번째, 세번째 부인. ⓒ이상묵

1948년 그는 네 번째 부인 메리 웰시와 베니스에 몇 달 머물렀다. 그때 자기보다 30년 연하인 19세의 여자를 보고 사랑에 빠졌는데 플라토닉 러브라고도 전한다.

헤밍웨이가 키 웨스트에 살게 된 건 세번째 부인 폴린 파이퍼 때문이다. 그녀의 숙부가 재산가였는데 그들 부부에게 별채가 달린 저택을 선물했다. 이 저택은 거대한 2층으로 돼 있고 1851년 건축된 스페인 식민지 풍의 건물이다. 본채 이층의 응접실 벽에는 헤밍웨이 사진이 네 부인들의 사진들에 의해 둘러 싸여 있다.


▲ 키 웨스트에서 살고 있을 때의 헤밍웨이 ⓒ 이상묵


▲ 헤밍웨이의 집필실. 별채 2층. ⓒ 이상묵

네명의 부인과 결혼 "어떤 여자를 사랑할 때마다..."

첫째 부인 해들리 리처드슨과 결혼한 것은 헤밍웨이가 22살 때였다. 그때 그녀의 나이는 30세였고 8살 연상이었다. 나이가 무슨 문제냐고 큰소리치던 헤밍웨이는 5년쯤 지났을 때 나중 둘째 부인이 된 폴린 파이퍼와 은밀한 사이가 된다.

의연한 해들리는 두 사람이 6개월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날 것을 주문했다. 그때도 도저히 사랑을 참을 수 없다면 이혼을 해 주겠다고 선심을 쓴다.

헤밍웨이는 말년에 쓴 회고록에서 "내가 그녀 말고 다른 여자들을 사랑하기 전에 죽었으면 좋았을 걸..." 이라고 썼다. 해들리를 두고 한 말이다.

그녀가 가정주부형이었다면 다른 세 부인들은 모두 기자 출신들이었다. 폴린 파이퍼와 셋째 부인 마르타 겔혼은 파리에서 보그(Vogue) 잡지 기자로 일했고, 넷째 부인 메리 웰시는 타임지 기자였을 때 런던에서 헤밍웨이와 가까워졌다.


▲ 헤밍웨이가 쓰던 타이프라이터. ⓒ이상묵

그는 혼신을 다 해 작품을 썼다. 작품을 쓸 때는 부부생활도 중단했다.

그 때문은 아니지만 대작이 완성될 때 마다 부인이 달랐다. 첫 장편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가 완성된 것은 1926년 파리에서였는데 첫번째 아내 해들리와 함께 살던 때였다. 1929년 두번째 아내 폴린 파이퍼와 살 때 '무기여 잘 있거라'를 내놨다. 그로 인해 그는 미국 주요 작가로 자리매김 됐다.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가 출간된 것은 1940년 세번째 부인 마르타 겔혼과 살고 있을 때였다. 그리고 불멸의 명작 '바다와 노인'은 네번째 부인 메리 웰시와 결혼한 뒤인 1951년에 완성됐다.

그러나 헤밍웨이는 달리 말한다. " 어떤 여자를 사랑하기 시작할 때 마다 그리고 그 사랑이 끝날 때 마다 전쟁이 일어났는데 그건 불운이었다"고.


▲ 헤밍웨이가 탄 훈장들. ⓒ이상묵

유럽의 전쟁에 뛰어든 것은 그가 20살 때였고 그 이후 네 사람의 부인들과 만나고 헤어진 것은 그 전쟁터들과 무관하지 않았다. 제1차 세계대전, 스페인 내전,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때마다 그는 서슴지 않고 전쟁터로 뛰어갔다. 유약한 책상물림의 작가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겠다는 소신 때문이었다.

추구했던 스페인의 투우장이나 아프리카의 사파리, 그리고 쿠바의 바다낚시도 그런 소신의 산물이었다. 하지만 그럴 때 마다 그는 사랑하는 여자의 동행을 필요로 하는 유약한 심성의 소유자였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12년 4월 28일, 토 2:3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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