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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호산나 칼럼] 목사는 꽃이 아니어도, 뒷모습이 아름다우면 좋겠다
- 박철 목사-고 채희동 목사의 '무공해' 삶을 보며 -

요즘 마음이 어지럽고 복잡합니다. 그래도 위안인 것은 그나마 마음 한 칸이 막 나온 책 두 권에 머물고 있는 것입니다. 한 사람은 땅에, 다른 한 사람은 하늘에 살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사람에, 한 사람은 시에 사랑의 눈길을 보냅니다. 박철 목사와 고 채희동 목사 얘기입니다.

박철 목사가 쓴 책 이름은 <목사는 꽃이 아니어도 좋다>입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나는 목사로서 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세상을 살면서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한 송이 꽃과 같이 아름답고 그윽한 향기를 풍기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고 말합니다.

느릿느릿 알차게


▲ 박철 목사의 '목사는 꽃이 아니어도 좋다'
읽기에는 참 멋지고 부러운데 저래 가지고 목회 제대로 하겠나 싶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쫙 빨아들여서 열광케 하는 목사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20년이나 목회했으면 이 평범한 진리 를 깨달을 만큼 고생했을 텐데, 아직 철 이 덜 들었다 싶습니다. 한 페이지 두 페이지 넘기면서 드는 생각은 '철들기는 영원히 글렀다. 아니 일부러 철이 안 들려고 저 멀리 내빼는 것 같다 는 것입니다.

그가 쓴 다른 책 제목만 봐도 그렇습니다. <시골 목사의 느릿느릿 이야기> <행복한 나무는 천천히 자란다>. 그가 운영하는 사이트 이름도 '느릿느릿 이야기'(www.slowslow.org)입니다. 인터넷의 최고 장점이 '빠름'인데, 사이트 이름이 '느릿느릿'이면 그 사이트 속도가 얼마나 느릴지 걱정이 됩니다.

근데, 사이트는 귤 속처럼 알차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클릭할 때마다 다양한 읽을거리들이 차곡차곡 채워져 있습니다. 느릿느릿 작업하는 것 같은데 그새 5권이나 책을 냈습니다. 그것도 주일마다 하는 설교를 모아서 그까이꺼 뭐 대충 만든 설교집이 아니라, 한 올 한 올 손으로 직접 엮어 지붕을 얹은 초가삼간처럼 아늑한 책들입니다. 속도와 내용은 별 상관이 없나 봅니다. 어쩌면 반비례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느릿느릿과 게으름의 차이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 어리석음의 고백입니다.

<목사는 꽃이 아니어도 좋아라>에는 목회하면서 만난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상이 담겨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머릿수로 읽히는 요즘, 모처럼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목회하면서 때로(어쩌면 무척 자주) '예'와 '아니오'의 갈림길에서 망설일 법도 하지만, 그는 금방 한쪽을 선택합니다. 왜냐하면 아예 느릿느릿, 천천히 걸어갈 작정을 하고 있으니까요.

앞모습과 뒷모습이 똑같을 수 있다면


▲ 채희동 목사의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채희동 목사는 지금은 이 땅에 있지 않고 하늘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작년 초겨울 어느 날, 아침에 그의 목소리를 들었는데 저녁에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순간 말을 이을 수 없었고, 슬픈 마음을 달래며 온양에 있는 장례식장으로 달려가 간신히 마지막 인사를 나눠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돌아온 것처럼 반갑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몇구절을 소개해 볼까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은 채희동 목사가 이 땅을 뜨기 전 18개월 동안 <생활성서>와 다른 잡지에 실었던 글을 모아서 묶은 유고집입니다. 여러 시인들의 시를 채희동 목사가 따뜻한 마음으로 길어내고 부드러운 손길로 풀어낸 묵상 글들입니다.

"앞모습이 아름다운 사람보다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더 좋습니다. 우리의 어머니는 언제나 우리에게 뒷모습만 보여 주셨습니다. 밥 짓고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걸레질하고, 물 긷고 밭 매고….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신새벽에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아저씨의 뒷모습으로 거리의 깨끗함과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남모르게 가난한 이들을 돕는 손길에는 요사스러운 앞모습이 아니라 이름도 얼굴도 없는 뒷모습만 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신 것은 하늘의 영광을 비추는 앞모습이 아니라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뒷모습이었습니다. 화사한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땅 속에서 묵묵히 일하는 뿌리가 있어야 하듯이, 새 생명은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을 통해 오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아침마다 얼굴과 옷매무새를 곱게 하려고 부지런히 거울을 들여다보았지만, 내 속이 오롯이 비치는 뒷모습이 어떤지에는 도통 관심이 없었습니다. 순간 얼굴이 달아오릅니다. 채 목사는 믿음(앞모습)과 행함(뒷모습), 하나님 사랑(앞모습)과 이웃 사랑(뒷모습)으로, 앞모습과 뒷모습이 하나 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채희동 목사는 <꽃망울 터지니 하늘이 열리네>라는 시 묵상집을 내기도 했습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시를 사랑하고 하나님과 사람을 사랑한 목사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그의 죽음을 아쉬워하고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따로 모임을 갖고, 그가 쓴 글들이 여전히 읽히고 있습니다. 채 목사야말로 아름다운 뒷모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 셈입니다.

박철 목사와 채희동 목사의 책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평안이 깃듭니다. 책읽기와 글쓰기가 마음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이 사람들 책은 표지만 봐도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 김종희 (뉴조 기자)
 
 

올려짐: 2005년 6월 20일, 월 2:3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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