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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스페셜리포트
 
[스페셜리포트 19] 월트디즈니, 돈이면 다야?
시험대 오른 디즈니의 '안전실태'


▲ 엡캇 센터를 상징하는 '지구 우주선' (Spaceship Earth). 관람객들은 내부에 들어가서 지구를 여행하며 통신수단의 발전 등 지구의 역사를 익힌다.
(올랜도) 김명곤 기자 = 미국 어린이들이 평생에 꼭 한 번은 가고 싶어 하는 플로리다 올랜도의 월트디즈니월드 리조트. 그런데 최근 이곳의 4대 테마파크중 하나인 미래도시 '엡캇센터(EPCOT Center)'의 최신 놀이기구 '미션: 스페이이스'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 놀이기구의 안전도에 대한 법적 장치 마련을 놓고 한 의원과 디즈니 측간에 벌어지고 있는 줄다리기가 미국민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놀이공원의 안전에 대한 법안 상정을 촉발시켜 디즈니 측을 당황스럽게 한 '미션: 스페이스' 사고는 어떻게 일어나게 된 것일까.

말썽 많은 디즈니 놀이기구 '미션: 스페이스'

플로리다 오렌지카운티 경찰 발표에 따르면 지난 13일 다우디(4)라는 펜실베이니아 어린이가 화성탐험을 주제로 한 놀이기구인 디즈니 엡캇센터의 '미션: 스페이스'를 이용하던 중 의식을 잃었다. 당시 다우디는 어머니 및 누나와 함께 탑승하고 있었다.

다우디는 응급대원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오후 5시경 숨졌다. 경찰은 다우디의 신장이 놀이기구 탑승 제한인 44인치에 못 미쳤다고 발표했다.

디즈니 관계자는 다음날 성명을 통해 "디즈니는 피해자 가족을 도와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미션: 스페이스'는 다우디의 사망이후 가동을 중단했으나 문제가 없음이 밝혀져 14일부터 다시 정상적으로 운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디즈니가 1억불을 들여 지난 2003년에 건설한 '미션: 스페이스'는 지난 8개월 동안 총 6명의 55세 이상 고령자들이 놀이기구 탑승 직후 가슴통증과 현기증을 느껴 병원으로 후송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는 지난 2001년 디즈니를 비롯한 플로리다 주의 주요 놀이 공원들이 사고현황을 주정부에 보고하기 시작한 뒤 가장 많은 기록이다.


▲ 문제의 '미션: 스페이스' (Mission: SPACE).

'미션: 스페이스'는 우주선 발사의 상황을 재현한 것으로 엔진 소음과 연기 그리고 순간적으로 얼굴의 근육을 일그러트릴 정도인 중력의 2배에 달하는 압력을 느끼게 하는 놀이기구다.

이 놀이기구에는 임산부에 대한 주의사항과 멀미, 그리고 신장이 44인치가 못되는 어린이들은 탑승을 못한다는 내용의 경고가 붙어 있으며, 디즈니 측은 장내 안내방송과 비디오를 통해 이 같은 경고내용을 내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한 규정을 지키지 않고 어린이를 탑승시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디즈니는 이번 다우디의 사망 외에도 지난 2월, 77세의 글로리아 랜드가 또 다른 테마파크인 매직 킹덤의 '캐리비안의 해적'이라는 놀이기구를 이용한 후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한 사건을 겪었다. 당시 디즈니 측은 의료진의 진술을 토대로 랜드가 당뇨를 비롯해 건강이 안 좋은 상태였다며 '예상치 못한 죽음'이라고 결론을 지은 후 사건을 유야무야 마무리 지었다.

민주당 마키 의원과 디즈니월드의 '격돌'

에드워드 마키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은 즉각 놀이기구 안전에 대한 연방법 제정을 추진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1999년 대형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 사고로 일주일에 4명이나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놀이공원 안전관련 법률제정을 위해 노력해 왔다. 마키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1987년 이후 미국 놀이공원에서 총 6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들은 대부분 연방정부 차원의 안정규정을 면제받은 공원에서 발생했다.

마키 의원은 "법이 놀이공원 측에게 소비자들의 안전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면죄부를 부여하는 한 이 같은 사고는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이는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2001년 911 테러 이후 격감한 방문객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어오다 지난해부터 겨우 수지를 맞추게 된 디즈니 측으로서는 어떻게든 항구적으로 손해를 끼치게 될 법적 간섭을 막아야할 상황이다. 그동안 놀이동산 업체들 중에서 최고의 자체 안전 기준을 자랑해온 디즈니는 정부 등 외부의 추가 규정에 대해서는 완강하게 반발해왔다.

디즈니의 레실 굿맨 대변인은 "디즈니는 다른 공원 운영진들과 함께 검사 및 사고 보고와 관련된 규정을 철저히 따르고 있으며 개선을 위한 논의에 언제든지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마키 의원의 법안은 놀이기구의 위험성에 대한 과장에서 나온 것으로 새로운 법률이 최고의 해답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축제나 카니발 행사에 쓰이는 놀이 기구들과 똑같은 안전 검사를 받을 경우 놀이공원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자체검사 시스템을 주장하고 있는 것. 만약 안전에 대한 정부 차원의 법적 규제에 의해 놀이공원 운용이 단 며칠이라도 중단된다면 재정적 손실은 물론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놀이공원 빈번한 사고 불구 연방정부 '불간섭' 고집?


▲ '미션: 스페이스' 내부. 한 관람객이 복장을 갖추어 기구에 타고 '화성 여행'을 막 떠나려 하고 있다.
현재는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할 경우, 놀이공원 측과 고객 측의 합의만 이뤄질 뿐, 주정부와 카운티 당국의 어떤 행정조치도 이뤄지지 않는다. 플로리다의 놀이공원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놀이공원 측은 사고에 대해 주정부에 보고할 의무가 없으며 주정부는 해당 놀이기구를 조사하거나 운행을 중지시킬 권한이 없다.

디즈니 놀이공원에서 종종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나 문제가 되자 지난 2001년도에 주정부는 '놀이공원 측과 안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는 내용을 발표했으며, 이후로 사고발생시 놀이공원측은 자발적으로 주정부에 보고하고 있다.

놀이공원의 안전에 대한 이 같은 행정적 방치상태는 테마파크 놀이기구 안전도에 대한 연방정부 불간섭 원칙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난 1981년 미 의회가 놀이 공원에 설치된 고정 놀이기구에 대한 조사 면제권을 부여한 후 연방정부는 축제 등에 사용되는 이동식 놀이기구에 한해서만 조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었다.

버지니아 주 놀이기구 검사원인 켄 마틴은 지난 19일에 "이번 사건으로 우리가 얻은 교훈이 있다"면서 "연방정부 차원의 조사 없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8년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의 '빅 썬더 마운틴 레일로드' 놀이기구에서 아들이 발을 잃은 후 소비자 운동가로 활동 중인 캐시 패클러는 18일 <올렌도 센티널>에 "가장 필요한 것은 연방정부 차원의 놀이기구들에 대한 자세한 안전관련 규정"이라며 "연방정부의 개입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에 대해 예외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플로리다 주와 디즈니월드의 '공생'"

그러나 플로리다 주정부와 의회는 놀이기구 안전도에 대한 연방정부나 주정부 차원의 추가 법률 제정에 대해 달가워 하지 않고 있으며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릭 켈러 공화당 하원의원(플로리다)은 "추가로 법률이 제정된다고 해서 더 안전해 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과거에 주 의회에안전도 강화 법안을 제안했던 스티븐 겔러 주 민주당 상원의원도 "디즈니측은 그같은 법이 제정되면 아예 놀이공원을 폐쇄해 버리겠다고 위협했다"고 법안 제정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디즈니가 개인을 상대로 사고를 마무리 하도록 하기보다는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 수준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는 지난 2001년도에 사고와 부상과 관련된 모든 일을 주정부에 보고하는 법안에 크게 반발했다.

그러나 지난주 캘리포니아 주 대법원은 디즈니랜드의 놀이 기구에 대한 안전관리 규정을 '적합한 관리' 대신 '최고의 관리와 주의'로 바꾸라는 규정을 하달했다. 만약 이번 플로리다에서와 같은 사고가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다면 디즈니랜드는 놀이기구 운행을 중단하고 주 정부의 안전 검사와 운행 허가를 받아야 한다.

최근 마키 의원이 준비한 법안은 지난달 심의를 거쳤으며, 통과될 경우 연방 조사관은 놀이 공원에서 발생한 사고를 조사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관련 법률에 따라 조사 및 사고 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마키 의원이 이전에 제안했던 법안은 하원에 상정되지도 못했으나 이번 법안은 4세 소년의 사망사건으로 하원에서 표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소비자 보호협회와 놀이기구 안전 관련 자문기구들도 대형 테마파크의 놀이시설의 안전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의회에 압력을 넣고 있다.

문제는 1950년대 '왕국' 건설 초기부터 보수 정치집단의 거대한 지원세력이 되어왔고 현재는 부시 형제의 든든한 후원자인 디즈니에 반대표를 던질 정치인들이 워싱턴에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플로리다 주정부나 카운티 행정당국도 디즈니가 가져다주는 엄청난 재정적 수익 앞에 반기를 들 생각은 없어보인다. 마키 의원의 도전이 미국 언론에 아직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치고 있는 게 바로 그 때문이다. / 김명곤 기자
 
 

올려짐: 2012년 3월 16일, 금 6:4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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